칼럼-태극기와 촛불집회 민심을 개헌으로 승화시켜야
칼럼-태극기와 촛불집회 민심을 개헌으로 승화시켜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12.29 18:2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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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균/칼럼니스트 중용의 리더십 연구소 소장
 

태극기와 촛불집회 민심을 개헌으로 승화시켜야-이태균/칼럼니스트 중용의 리더십 연구소 소장


우리나라 언론은 특정사건을 보도하면서 제목을 잘 달기로는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것이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를 보도하는 우리의 신문과 방송은 한결같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하야를 주장하는 진보성향과 야당이 주축이 된 시위를 일컬어 촛불집회라고 칭하면서도, 보수단체가 중심이 된 집회를 ‘태극기집회’라고 불러야 함에도 맞불집회라고 폄하하고 있는 것은 모순이다.

광화문 광장을 중심으로 군중이 촛불을 든것을 비유해 촛불집회라고 보도하면서 왜 태극기 물결이 넘치는 보수단체의 집회는 굳이 맞불집회라고 칭할까. 맞불이란 산불이 났을 때 그 불을 진화하기 위한 대책으로 산불이 타들어 가고 있는곳의 맞은편에 일부러 불을 놓아 더 이상 산불이 번지는 것을 막고 불길을 잡는 것이다. 이점을 고려하면 맞불이 촛불을 진화하기(?) 위한 수단임은 일리가 있으나, 보수단체는 매스컴에서 맞불집회 운운하는것이 자신들의 집회성격을 바르게 표현한것이 아니라고 여긴다는 사실이다. 보수단체는 헌정질서를 수호하고 초법적인 대통령 하야와 국정혼란을 시도하는 일부 국민들이 못마땅해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서 나섰다고 힘주어 말한다.

지난 10월에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대한민국은 국정이 거의 마비된채, 대통령에 대한 탄핵결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됨과 동시에 대통령의 직무수행이 정지되면서 황교안 국무총리가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대통령직까지 함께 수행하고 있다. 다행히도 황 권한대행의 직무수행 능력은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비교적 무난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황 대통령 권한대행이 직무를 잘 수행해도 배가 아픈 모양이다. 그들은 황 총리가 자신들에게 고분고분하지 않을 경우 총리마저도 탄핵해야 한다는 막말을 하지만 제1야당의 이러한 주장은 국민들에게 설득력이 약해보인다. 반면 황 권한대행은 국민의당 김동철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당직자들과 지난 22일 자리를 함께해 안정적인 국정운영은 물론 정치권이 국민에게 불안감을 해소하고 민생과 경제살리기를 위한 협조를 당부했으며, 국민의당 김 비대위원장은 ‘박근혜표 정책폐기와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을 황 권한대행에게 요청하며 소통했다. 제1야당 대표가 황 권한대행과의 만남에 조건을 달며 유보적인 모습을 보이자 제2야당 대표인 김 비대위원장과 먼저 소통하며 야당에게 협조를 구한 것이다.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급변하고 있으며, 중국은 대한민국의 안전과 북한핵의 위협으로부터 국토를 방어하기 위한 사드배치를 두고 우리에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서 압력(?)을 행사해, 그동안 대한민국이 일본과 미국으로부터 안좋은 소리까지 들어가며 쌓아올린 한-중의 신뢰마저도 무너져 내리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중국은 군사대국의 위상을 과시하기 위해 항공모함을 서태평양까지 진출시키며 미국이 대만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려는 트럼프 차기 미국정권에 대한 무력시위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중국의 도전에 맞서 전후 70여년 동안 봉인했던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해제하고 미-일 동맹을 지역 동맹에서 ‘글로블 동맹’으로 역할과 위상을 강화시키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는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할수 없어 이렇게 급변하는 주변환경에 신속한 대처를 위한 한-미 정상간 채널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을 국민들이 간과해서는 아니된다.

이제 다사다난했던 병신년 한해가 저물면서 정유년 새해가 밝아오고 있다. 새해부터는 촛불과 태극기집회는 접어야 할것이다. 오로지 민생을 위한 경제살리기와 국정안정을 위해 국민과 여야 정치권이 대승적으로 힘을 모아 국격을 추락시키면서 세계의 비웃음거리가 되었던 최순실 게이트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한 도약과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가 남인가. 남북이 분단된것도 서러운데 이제 우리끼리 아귀다툼은 접어야 할때다. 2017년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진보와 보수 양축은 촛불민심이 보여준 대통령제 병폐를 개선함과 동시에 태극기집회가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안정과 발전을 위한 개헌에 온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대통령에 집중된 권한과 권력을 분산시켜 지금의 대통령제 폐해를 고치려면 개헌말고 다른 최선책이 있는가. 이제 개헌은 이시대가 국민에게 부여한 의무요 사명이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것이 역사적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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