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바른정당 정체성 헷갈려
칼럼-바른정당 정체성 헷갈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1.12 18:21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태균/칼럼니스트 중용의 리더십 연구소 소장
 

이태균/칼럼니스트 중용의 리더십 연구소 소장-바른정당 정체성 헷갈려


바른정당은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의원 등을 중심으로 29명의 국회의원이 개혁보수를 외치면서 창립한 정당이다. 간판 의원들은 작년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공천관리위원장인 이한구 전 위원장과 샅바싸움을 하면서 공천파동을 일으킨 장본인들인데 이번의 재탈당을 보면서 역설적으로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의 안목을 주목하게 한다.

이한구 전 공천위원장은 유승민, 주호영 의원을 비롯해 심지어 새누리당 대표였던 김무성 의원도 공천에 낙점하기를 주저했던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이 전 위원장은 김 전 대표와 날카로운 각을 세우면서 공천이 마무리되는 날까지 기싸움을 벌이며 악역을 맡았었다.

되돌아보면 대구지역 두 의원인 유승민 주호영 의원은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돼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도 지역구 사무실에 박근혜 대통령 존영도 떼지않은채 당선되면 친정인 새누리당으로 되돌아 가겠다며 선거운동을 했다. 이들은 무소속으로 당선된후 새누리당에 재입당한후 입당원서의 잉크도 마르기도 전에 이번에는 최순실 게이트로 빈사(瀕死) 직전의 친정인 새누리당을 뛰쳐나와 자신들의 새 둥지를 마련한것이다. 보통사람의 눈높이에서는 친정이 어려워지면 한동안 등을 돌렸던 가족들도 힘을 모아 난관을 극복할수 있도록 자그마한 힘이라도 보태는것이 도리다. 이러한 점에서 이들은 무슨 변명을 하더라도 배신이란것이 어떤 것인지 행동으로 보여준 사람들이다.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왜 이들에게 공천을 주지 않으려고 안갖힘을 쏟았는지 4.13 총선공천 당시엔 여러가지 풍문이 많았으나 그의 진심을 늦게나마 깨닫게 해주고도 남는다.

그런데 이들의 새 둥지인 바른정당의 정강과 정책이 새누리와 과연 다른것이 뭣인지 아리송해 헷갈리게 한다. 바른정당은 위대한 정강이나 정책보다는 기존의 새누리당 정강과 정책에서 조그마한 변화를 시도한후 포장만 바꿔 국민에게 마치 새 상품처럼 홍보하고 있는것이다. 친정이 싫어서 발길을 돌렸다면 친정집과 유사한 상품으로 국민에게 상품 판매를 하려고 하는것은 넌센스다. 뭔가 확실하게 다른 내용으로 신 상품을 개발해 팔아야 순리 아닌가. 아마도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차기 공천과 당선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자신들의 살길을 찾아 바른정당에 둥지를 새로 마련한것으로 볼수 밖에 없다.

더욱이 대선후보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니, 바른정당은 유승민 의원과 다른 유력후보들의 대선후보 경쟁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모양이다. ‘미꾸라지가 용이 돼도 하얀 물배만은 감출수 없듯’, 대선전략과 정책마저도 친정인 새누리당과 오십보 백보인 그 나물에 그 밥인 것이다.

민주 사회에서 다양한 유권자의 욕구에 맞춰 여러 정당이 존재해야 할 이유도 있으나, 대통령제에서는 여야를 대표하는 양당 체제가 보다 국정운영과 정치발전에 경쟁력이 있음은 입증된바 있다. 군소정당은 선거철에만 반짝한후 국민의 선택을 받지못해 사라진것은 그동안 국민들이 식상할 정도로 많이 보았다.

바른정당은 누가 뭐래도 정체성이 보수인지 진보인지 헷갈린다. 바른정당이 정체성이 아리송 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구성원들의 면면에서 찾을수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경우 새누리당의 강력한 만류도 뿌리친채 무상복지 문제를 주민투표에 회부하려다 어렵게 당선된 시장직마저 내려놓고 말았다. 그는 새누리당을 위한 헌신에는 인색한채 바른정당으로 자리를 옮겨 대선후보에 나서려고 시도하는 모습은 꽤나 볼쌍 사납다.

박진 전 의원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들의 도움으로 종로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았지만 정세균 의원에게 패함으로써 정 의원이 국회의장의 발판을 마련할수 있게 도우미 역할을 한 오 전 시장이 아닌가. 줏대와 의리없이 양지만 쫒는 해바라기성 정치인에 대해서는 우리의 정치문화 개선과 선진화를 위해서 유권자들이 냉정하게 철퇴를 가해야 한다. 그래야 이당 저당 기웃거리면서 자신의 입신양명만을 위한 해바라기성 정치인들은 발을 못딛게 해야한다. 당의 정체성도 애매한데 해바라기성 정치인만 모여들면 바른정당은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질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