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관가야의 수도 김해 무척산
금관가야의 수도 김해 무척산
  • 문정미기자
  • 승인 2017.01.12 18:21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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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문과 널찍한 너럭바위 등 온갖 기암괴석 많아
▲ 김해 무척산-한국의 산하

김해시 생림면에 위치한 무척산(無隻山·702.5m)은 양산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산으로 낙동강 하류에 형성되었던 옛 가락국의 중심세력인 금관가야의 수도 김해에서 가깝다.


북쪽으로는 낙동강과 연결되고 남쪽으로는 김해시를 향해 길게 뻗어 내린다. 주변의 산들과 연계되지 않고 독립된 것이 특징이다. 낙동강으로 면한 동면은 숲이 울창하고 바위가 비교적 적으며, 머리 부분은 대부분 평탄한 산등성이가 천지를 둘러싸고 있어 색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무척산은 많은 설화를 간직하고 있다. 무척산은 허공산, 가야산이라고 했다가 무척이라는 사람이 이 산에서 공부를 해 성공해 이 사람의 이름을 따서 무척산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또 한자로 풀어보면 한 쌍이 될 짝이 없는 산이라는 뜻도 있다. 산이 마치 만물상과 같아서 탕건바위 장군바위 등 이름도 가지가지이며, 땅굴을 비롯해 석문과 널찍한 너럭바위 등 온갖 기암괴석이 많다. 거대한 암벽 아래 들어앉은 모은암 일대의 경관은 참으로 좋다. 무척 아름다워서 이 일대에서는 짝을 찾을 수 없어 붙여진 이름이 아닌가 생각된다.

정상 바로 밑에 천지못이 있는데, 이 연못은 김수로왕릉의 물줄기를 잡기 위해 설치됐다는 전설을 갖고 있다. 천지 아래의 골짜기에는 높다란 폭포가 2단으로 걸쳐 있어 물이 많을 때는 장관을 이룬다. 비록 크지 않으나 높은 산의 머리부분에 그러한 못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

 

▲ 김해 모은암-한국의 산하

산 중턱의 거대한 암벽 아래의 기암괴봉 사이에 어머니의 은혜라는 뜻의 모은암(母恩庵)이 있다. 가락국의 2대 거등왕이 김수로왕의 왕후인 그의 어머니 허 태후의 은혜를 기리기 위해 세운 절이라 한다. 모은암이 있는 서면은 온통 기암괴봉으로 가파르며 아기자기하고 경관이 매우 좋다. 서면은 전면이 거의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어 아름답다. 곳곳에 거대한 암봉이 숲처럼 서 있으며 천길 암벽 낭떠러지가 까마득하다. 가락국의 불교를 중흥시키기 위해 창건됐다는 백운암도 이 산에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4교구 본사 범어사의 말사인 백운암(白雲庵)은 모은암과는 달리 가락사찰임은 분명해 보이나 장유화상, 또는 무척대사의 창건설이 전해올 뿐 정확한 역사는 전해오지 않는다.


무척산 서쪽으로 경사가 심한 독립된 산봉우리 정상부 주위에 위치한 마현산성(馬峴山城)은 정확한 축성내역은 알 수 없지만 가락국 수로왕때 축조된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는데 전체길이 약 600m정도이며 산성의 동쪽과 북쪽 일부는 천연의 석벽을 그대로 이용했고 석축은 서쪽과 남쪽에만 설치되어 있다. 성벽의 장축은 지형을 따라 남북으로 길게 설치됐으며 서쪽 중앙부가 약간 안으로 밀려들어와 전체가 누에고치 모양을 이루고있는 전형적인 한국식 산성으로 지난 1996년 3월 11일 경상남도기념물 제150호로 지정됐다.

 

▲ 김해 무척산 아래 천지못-한국의 산하

또한 무척산 산행의 즐거움 가운데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낙동강 물줄기를 조망하는 것이다. 주릉에 오르면 동쪽 토곡산과의 사이를 지나 김해와 부산 사이의 하구로 흘러드는 낙동강물을 볼 수 있다. 주위에 다른 산들이 연결되어 있지 않아서 어느 날 낙동강에서 갑자기 우뚝 솟아올랐을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산에서 바다 호수 또는 강을 바라보면 색다른 멋이 있어 산에 오르는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또한 산허리 부분에 괴상하게 생긴 암봉이 많은 등 산세가 험한 편이어서 힘들기는 하지만 산타는 재미는 다른 산들에 비해 더 큰 편이다.

무척산 산행코스로 보통 마현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해 석굴암과 모은암을 거쳐 정상에 오른다. 마현 고개에서 동쪽으로 올라가면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여기에서 오른쪽 길을 택해 가다보면 석굴암에 닿는다. 석굴암은 작은 암자이긴 하나 전망이 뛰어나다.

 

▲ 김해 무척산 소나무바위전망대-한국의 산하

샘터에서 북쪽으로 나가면 바위 사이로 길이 나있어 이 길을 따라가면 이번에는 모은암이 나온다. 석굴암과 모은암을 잇는 표고 약 350m의 환상선 주변은 기암괴석이 늘어서 반기는 지대로, 그 모양을 감상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모은암 뒤쪽 고개를 넘어 오르면 커다란 분지에 천지못이 있고, 기도원을 지나 곧이어 정상에 닿게 된다. 하산할 때는 정상에서 남쪽 능선을 내려가다 철 전주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하사촌 마을에 도착하게 되고, 동쪽길로 내려가면 백운암을 지나 용당 나루터에 이르게 된다. 문정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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