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여성농업인을 찾아서]산청군생활개선회 산엔락모듬북예술단 양영숙 단장
[경남 여성농업인을 찾아서]산청군생활개선회 산엔락모듬북예술단 양영숙 단장
  • 배병일기자
  • 승인 2017.02.15 18:20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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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정·문화 담아내는 전문여성농업인

▲ 양영숙 단장은 “따뜻한 농촌의 정을 이어가는 산엔락모듬북활동으로 행복한 농촌생활을 지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산청군생활개선회 산엔락모듬북예술단 양영숙 단장을 포함한 16명의 여성농업인 북소리가 매주 금요일 오전 교육장에서 울려 퍼진다. 양영숙 단장은 결혼과 함께 산청에 정착하며 한우 30두, 1만1900m2 벼농사, 고추, 들깨, 참깨 감나무 50주 등 주야 영농활동을 하며 10여년 동안 단원과 함께 모듬북 기술을 연마하여, 단원이 농업인이라는 걸 인식 못할 정도로 전문공연활동을 할 수 있는 단체로 이끌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농촌생활문화단체 모듬북 창립 전문공연단으로 성공 
다양한 농업·농촌자원 신기술현장 배움으로 이어가
농가 소득증대 지역농업 홍보 발전 위해서 노력할 것

◆사랑으로 영농활동 극복
산청군 생활개선회 산엔락모듬북예술단 양영숙 단장은 2남 4녀의 장녀로 태어나 어려운 가정생활을 극복하기 위해 학업을 포기하고 부산의 회사에 취직하여, 동생들의 학비와 생활비로 대부분을 고향에 보냈다.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며 직장생활을 할 때 ‘힘들어도 시련과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새로운 도전정신으로 목표의식을 가지자’라고 수없이 되새기며 금전출납부를 작성해서 돈을 모은 결과 5년 만에 목표한 성공을 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1979년 22살 때 산청이 고향인 남편과 인연을 맺어 지금까지 농사를 지으며 35년간 산청에 살고 있으니 산청이 고향과 다름이 없다.

결혼을 해보니 시어머니가 안 계시는 11명 대가족이었다. 농사일을 해보지 않은 상태라 농사와 가사일을 병행하다보니 모든 게 힘들었다. 그러나 남편의 사랑덕분에 중풍으로 쓰러진 시아버지 봉양과 힘든 농사 및 가사일을 극복하게 되었다. 사람은 누구와 인연을 맺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흙으로 만든 그릇이라도 깨지기 쉬운 간장종지로 만들어지는 사람도 있는데, 사랑과 지혜가 가득한 남편과 인연이 되어 뚝배기가 되었다. 뚝배기는 아무리 뜨거운 불 위에 올려놓아도 깨지지 않고 오히려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일군 농사인 벼농사 3300㎡, 들깨, 참깨 등 밭농사 2600㎡, 한우 30두 고추농사 2000㎡, 감나무 50주 재배 등으로 연간 3000여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 농촌사랑연구회 농촌마을가꾸기 활동 모습
◆‘농촌생활문화 창’ 생활개선회 활동
1990년대 농촌지역에는 생활문화교육으로 배울 수 있는 학원을 찾기가 힘들었고 배울 수 있는 곳으로 농촌지도소가 유일무이했다. 인터넷이나 SNS도 없던 시대여서 홈패션, 생활원예 등을 배우러 열심히 농촌지도소를 다녔다. 1990년 농업기술센터 생활개선부서 교육을 받으며 농업인 학습단체인 생활개선회 가입권유를 받아 요리부터 농업기술까지 새로운 신기술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교육받은 기술을 마을 및 거주면에 보급하고 자원봉사를 한 결과 1999년에서 2004년까지 생활개선회 군총무 및 군부회장으로 활동하였으며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산청생활개선회 군회장으로 활동을 하며 산엔락모듬북예술단 창립했다. 회원가정 헌옷 2000kg을 수거하여 기금을 마련하였고 어려운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 5호를 정해 청소, 세탁 등 거택보조는 물론 김장김치와 쌀 20kg 등 각종 물품을 매년 지원하였으며 특히 소외감을 느끼기 쉬운 명절 및 연말연시에는 손수 한 가정 한 가정씩 찾아 방문하여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등 그 자상함이 가족이상의 큰 정을 나누었다. 군회장을 그만둔 뒤에도 농촌사랑연구회에 회원 및 총무로 활동하면서 농촌정화활동 및 생활개선과제실천 등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모듬북을 시작하게 된 계기
1990년 생활개선회에 가입하여 2006년 생활개선회 군회장으로 활동하며 농촌여성들이 농사지으면서 힘든 스트레스를 무엇으로 해결할까 고민하던 중 관련기관의 추천으로 모듬북을 해보자고 결정하고 회원 20명을 대상으로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전문 강사를 모시고 시작하였는데 교육생들의 반응이 좋았다. 농사일에도 능률적이고 가사일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회원들의 호응을 얻으며 모듬북 전문선생님이 가르쳐주는 가락을 열심히 배웠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선생님 못지않게 잘하는 회원도 있고 북을 두드리면 마음이 편해지고 에너지가 생기면서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 산청군생활개선회 산엔락모듬북예술단이 서울 청계천에서 열린 산청농·특산물 홍보 행사에서 공연을 가졌다.
◆농촌여성농업인이 모듬북예술단으로 성공하기까지
지금은 모듬북공연하는 여성농업인단체가 많지만 2006년 당시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농촌여성으로 구성된 모듬북회원을 보면 대부분 농사를 짓고, 시부모님도 모시며, 형제자매 뒷바라지를 하는 회원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스트레스를 풀 때가 없어서 수업을 신청하고 북채를 잡고 두드리기만 하면 가락이 되는 줄 알았는데 다양한 북연주기법을 배우고, 모듬북 연주를 위해 단원의 마음을 모아야 하니 어려워했다. 그때마다 모여 앉아 북연습의 기법뿐만 아니라 농사지으면서 애로사항과 농촌여성으로서의 어려움을 서로 들으면서 다독이는 시간을 가지며 1년 동안 48주 교육을 하였다. 교육 현장을 보면 아기를 업고 북을 두드리거나, 흙 묻은 장화에 작업 모자까지 착용하고 와서 교육에 참여하는 사람 등, 그 모습과 열정이 오늘날의 수확의 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그 결과 2007년 12월 22일 딸기축제 개막축하공연을 시작으로 70여차례 공연을 하였다. 첫 공연을 계기로 공연섭외가 쇄도해 농사를 짓는 틈틈이 활동하는 연구회가 아닌 예술단체로 활동을 해도 될 만큼 기량이 향상되었다. 2008년과 2009년에는 서울청계천과 인사동에서 개최한 산청농·특산물홍보 행사에 공연을 하여 서울사람들에게도 산청군생활개선회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며, 산청한방약초축제 개막을 알리는 개막식 때 축하공연을 해 전국적으로 모인 여러 사람들에게 산청군의 자랑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기산 박헌봉 선생님을 기리는 기산국악제에도 참여하였으며, 2011년 합천에서 열린 대장경 엑스포에도 초청받아 공연을 하였다. 또한 2007년 10월 경남도 실적발표회 전통문화경연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하여 창립한지 1년 만에 거둔 쾌거였다. 그 후로도 도단위, 전국단위 대회에 5차례의 수상을 하였고, 2015년 생활개선회 회원 발표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은 10년 동안 끊이지 않고 변화하는 활동으로 얻은 결실이었다.

◆산청의 청정환경과 융합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전문공연단으로 시작
2017년 산엔락모듬북예술단은 창립한지 10년이 되었다. 10년 동안 창립멤버가 거의 변하지 않고 활동을 하고 있어, 한명희 단원 등 창립멤버 몇 명은 개인적으로 모듬북강의도 하고 있으며, 이를 이어받고자 하는 귀농귀촌 신규 회원 3명도 영입하여 단체의 지속적 유지를 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 10년을 맞이한 올해부터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기존 15분 공연에서 단독으로 공연할 수 있는 30분 공연을 목표로 회원들이 교육에 매진하고 있다.

▲ 양영숙 단장은 생활문화품목별연구회인 꽃사랑연구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
산청군생활개선회 활동으로 다양한 농업 및 농촌자원 신기술현장을 다니며 배움을 꾸준히 이어가고, 어머니의 마음으로 지역 다문화 여성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양영숙 단장은 따뜻한 농촌의 정을 이어가는 산엔락모듬북활동으로 행복한 농촌생활을 지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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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자 - 이선영 농촌지도사 (산청군농업기술센터)
활기찬 농촌생활 문화 만들기 앞장서

생활개선회 회원으로서 단체 활동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는 양영숙 회원은 산청군 군회장을 역임할 때 농촌지역의 활력화와 회원들의 자질함양을 위해 산엔락예술단을 창립하면서 많은 회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전문여성농업인으로서 자긍심도 갖게 해주는 모델이 되고 있다.

이렇듯 양영숙 산엔락모듬북예술단장은 10년간 모듬북교육 및 공연을 하면서 지역의 이미지 제고와 활기찬 농사현장을 위하여 앞장서 전문여성농업인으로서 타의 모범이 되고 있다.

현재 생활개선회원으로서 또한 생활문화품목별연구회인 꽃사랑연구회, 농촌사랑연구회원으로서 식생활에 기본이 되는 농산물을 다양하게 재배하여 국산농산물의 중요성을 자손세대까지 이어가자는 신념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서툴고 어렵던 영농생활을 20여 년간 생활개선회에 몸담아 오면서 즐겁고 행복한 농촌생활로 탈바꿈할 수 있었고, 더불어 생활개선회의 발전에 물심양면으로 노력하였다.

앞으로도 살기 좋은 농촌생활환경 조성과 주위를 돌아볼 줄 아는 봉사정신, 그리고 확고한 전문여성농업인으로 농가 소득증대와 지역농업 홍보 및 발전을 위하여 노력할 것으로 기대한다. 배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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