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손이 하는 말
도민칼럼-손이 하는 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2.19 18:02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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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정/최효정 스피치 대표

최효정/최효정 스피치 대표-손이 하는 말


어쩌면 손은 말보다 더 많은 진실을 얘기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대화 중에, 의사표시를 할 때, 무의식적으로 상태를 나타낼 때, 가장 많이 드러내는 비언어적 표현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사람들이 깜짝 놀라거나 예상 밖의 충격을 받았을 때 순간적으로 가슴을 부여잡거나 순간적으로 손을 명치 부분에 갖다 댄다. 그러다 안도감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가슴을 쓸어내린다. 골치 아픈 일이 생겼을 때는 또 어떤가, “휴....” 한숨을 몰아쉬며 이마를 짚어 보지 않는가. 필자가 운영하는 서울과 경남진주의 스피치아카데미에서는 말의 내용 뿐만 아니라, 제스처 즉, 손짓 몸짓의 사용법을 특히 중점적으로 교육한다.

신뢰감과 전문성, 생동감 있는 말하기를 하고 싶다면 다음의 예시를 차례차례 따라해 보라. 손이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제스처를 하게 되는지 알아보자.

- 파이팅을 외칠 때
“자, 우리 모두 파이팅이라고 외칩시다. 하나, 둘, 셋,”
“파이팅!!”

- 자리를 안내할 때
“이쪽입니다.”
“저쪽으로 안내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오랜만에 만난 이와 악수할 때
“와~ 오랜만이에요. 반갑습니다.”

- 정중히 거절할 때
“죄송합니다만, 그것은 좀 어렵겠습니다.”

- 정중하게 인사할 때
“안녕하십니다. ○○○입니다” (말하고 난 뒤 정중히 인사)

-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생각났을 때
“아하! 그런 방법이 있었지”

- 잠깐만 기다리라는 표현을 할 때
“잠깐만 저 앞 카페에서 좀 기다려 줄래? 미안...”

- 와~ 감탄사를 표현할 때
“ 와~~ 여기 벚꽃 진~~짜 예쁘다.”

- 박장대소하며 웃을 때
“푸하하하하하하하”

- 사진을 찍을 때
“자 찍습니다. 하나, 둘, 셋! 김~치~~”

- 길 위치를 알려 줄 때
“여기서 쭉 가시다가요. 왼쪽으로 꺾어서 직진, 그리고 그 다음 블록에 서 우회전 하시면 바로 목적지입니다.”

- 생각에 잠길 때
‘흠..... 그러니까, 나는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 악수
악수를 성의 있게 하자. 에너지를 가지고 하자. 악수에서부터 상대에 대한 당신의 마음이 드러난다.

-골든 제스처
어떤 상황에서 사용해도 긍정적인 느낌을 전달하는 제스처로 양손바닥이 하늘 방향을 가리켜 펼쳐 보이는 포즈다. 청중을 향해 양 손을 펼쳐보아 라. 부드럽고 여유 있는 인상을 줄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 한 손만 사용해 도 정중함은 묻어난다.

최효정 박사의 ‘스피치 멘토링’ 중

위의 예시를 보니 자연스럽게 제스처가 떠오르는가.

만약, 곧바로 손 표현이 떠오르고 동시에 제스처까지 취해보고 있는 사람이라면 평소 제스처 사용이 많고 표현력이 풍부한 사람일 것이다. 또 그런 사람일수록 말에 생동감이 있고, 상황에 맞는 몸짓 표현들을 곧잘 구사할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 반대로 예시를 보면서도 제스처 표현들이 곧바로 생각나지 않고 표현이 어색한 사람이라면, 평소 말을 할 때에도 몸짓 표현들을 많이 사용하지 않고, 감정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연단 위에서 더욱 더 극명한 모습으로 나뉘어지는데, 연단공포의 심리적 방해 요소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평소 제스처 사용이 많고 특히, 손 표현을 자주 해왔다면 연단에 섰을 때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신체표현이 더욱 활발할 것이다.

반면, 평소 손으로 의사나 감정을 표현해 본 일이 적고 제스처 사용을 일부러라도 제한해 온 사람이라면 연단에 섰을 때 자연스러운 신체표현이 나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단지 연사의 외적 성향과 내적 성향 때문만은 아니다.

앞에 서도 언급했지만 말의 표출은 생각이 아닌 행동의 경험에서 비롯되는데 자신은 알아차리지 못하더라도 실상은 재차 말 연습을 하고 있었던 사람일수록 손 표현 또한 자연스럽다. 그러니까 말소리는 전혀 내지 않고 손으로만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해도 표현하는 방식의 차이일 뿐 몸 짓 사용의 경험치는 쌓인다는 얘기다. 더욱이 말과 제스처를 함께 사용하면 어떻겠는가.

말의 중요한 부분마다 적절한 손짓으로 핵심을 짚고 어림짐작의 용량이나 강도를 나타낼 때, 말의 원근을 나타내고 생생함을 더 해 나갈 때, 손짓은 단순히 말의 그림자로 그치지 않는다. 언어 기능 그 자체인 것이다. 또한 손이 하는 말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내포 되어 있는 의미를 담아내는 데에도 말(speech)이상의 역할을 한다. 자신의 의사를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싶다면 부디 손을 활발하게 써 보라. 말에 대한 고민이 생각지도 못한 실마리가 되어 풀려나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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