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황토 활용해 유럽풍 전원주택 짓는다
친환경 황토 활용해 유럽풍 전원주택 짓는다
  • 배병일기자
  • 승인 2017.02.22 18:18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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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천지 박윤철 대표

▲ 황토천지 박윤철 대표는 유럽식 전원주택에 황토를 활용해 건강 기능성을 보강한 주택보급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귀농귀촌 인구의 증가로 전원주택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아파트에서 살다가 전원주택을 지으려는 사람들은 요구조건이 많다. 평생 처음 자신만의 집을 짓는다고 생각하니 이런저런 요구가 많은 것이다. 획일적인 아파트에서 살다가 꿈에 그리던 자신만의 집을 갖게 되니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집한 채 짓고 나면 10년은 늙는다, 는 말이 생겼는지도 모를 일이다.

경남 창원에서 ‘황토천지’를 경영하고 있는 박윤철 대표는 회사이름처럼 황토를 이용해 주택을 짓는 전문가이다. 최근 주택에 대한 수요가 모양 위주에서 기능성으로 바뀌어 감에 따라 박 대표는 황토를 활용해 에너지 제로 하우스를 공급하고 있다. 황토로 인한 건강뿐 아니라 에너지 제로 하우스를 통해 비용절감까지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박 대표의 사업장 황토천지에 가보면 황토를 활용해 만든 다양한 모델하우스가 보인다. 3평짜리에서 6평, 10평, 20평까지 맞춤형 황토집들이 사업장 마당에 놓여있다. 박 대표는 아예 공장에서 미리 집을 만들어서 현장에 가서 조립하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고객들도 미리 자기 집이 어떤 모양인지를 알고 구매를 할 수 있다. 공장에서 만들어 조립하는 만큼 비용도 절감된다고 한다.

박 대표는 이렇게 황토집을 만들면서 에너지 제로 하우스를 추구하고 있다. 주로 태양열을 활용해 에너지가 들지 않는 집을 짓는 것. 아직은 우리나라 전기료가 비싼 편이 아니어서 전기세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지만 앞으로 전기요금은 지속적으로 올라갈 전망이기 때문에 에너지 제로 하우스가 결국 대세가 될 것이라는 게 박 대표의 전망이다.

박 대표의 목적은 예쁜 집을 지으면서 건강에 좋고 에너지도 절약되는 주택이다. 이를위해 박 대표가 선택한 것은 유럽식 목조주택에다가 황토를 적용하고 또 에너지 제로를 추구하는 것. 실제 황토를 활용해도 표면을 흰색으로 처리하면 황토집인데도 프로방스 풍의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다. 우리가 보통 황토집 하면 토속적인 모양새를 예상하게 되는데 박 대표가 공급하는 집은 그렇지 않은 것. 토속적인 모양새는 아무래도 요즈음 현대적인 감각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친숙하지가 않다. 그래서 유럽풍의 전원주택에다가 황토를 활용하도록 한 것. 박 대표는 이런 기술개발을 통해 특허도 2개나 보유하고 있다.

박 대표는 또 내손으로 집을 짓는 경험을 갖도록 하기 위해 교육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경남대 평생교육원에 ‘내손 집짓기’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것. 자신의 황토천지에서 진행되는 이 과정에는 매번 30명의 수강생이 꽉 찬다. 지금까지 박 대표의 교육과정을 졸업한 사람 중에 실제로 집 짓는 일로 직업을 바꾼 사람도 5명이나 된다고 한다. 취미가 직업이 된 것.

이처럼 박 대표는 우리 모두가 집 짓는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데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또 어떻게 하면 건강하고 돈이 적게 드는 집을 지을까, 를 연구하고 있다. 박 대표의 활동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전원주택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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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공무원 그만두고 집 짓는 일 평생의 업으로 삼아
친환경 재료·태양열 활용 에너지 제로 하우스 꿈 실현  
경남대 ‘내 손 집짓기’ 강좌 운영…매기 30명 수강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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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

-황토천지가 추구하는 주택은 어떤 것인가
▲친환경 흙으로 에너지 제로를 추구하면서 아름다운 목조주택을 짓는 것이다.

-그게 가능한가
▲지금까지 10년 이상 주택을 연구해 왔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사람들은 집이 아름답기를 원하고 또 건강한 집을 추구한다. 거기에다가 요즈음은 에너지 절약이 대세다. 이 세 가지 키워드가 요즈음 주택시장의 흐름이다. 그래서 이런 세 가지 키워드를 모두 충족시키는 집을 짓는 게 제 꿈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가
▲우선 기능적으로 에너지 제로를 위해 태양열을 활용한다. 태양열로 전기도 생산하고 난방도 하고 온수도 만든다. 그러나 태양열 발전소를 장치한다고 해서 에너지 제로 주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에너지 1등급에 해당하는 자재를 통해 기본적으로 에너지가 절약되도록 한다.

-이렇게 에너지 제로 주택을 지으면 얼마나 절약되나
▲평균 에너지 비용이 연간 500만원이 든다고 할 때 에너지 제로 하우스는 약 100만원 정도 드는 것을 추구한다. 일반주택에 비해 20%정도의 에너지 비용이 소비된다고 보면 된다.

 
-이 정도라면 굳이 에너지 제로 하우스를 지어야 할까. 초기 투자비용이 많을텐데
▲우리나라는 전기료가 싸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전기는 세계에서 가장 싸다. 그렇기 때문에 에너지 제로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사실 많지 않다. 그러나 앞으로 전기료는 계속 오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에너지제로하우스는 필수적인 경향이 될 것이다.

-흙집은 어떻게 짓나
▲주로 황토를 이용해서 짓는다. 황토는 표층에서 지하 6m 정도에서 채취된 것을 사용한다.

-일반인이 흙집이라고 하면 건강을 위해서는 좋을지 모르지만 그리 예쁜 집은 아니라고 생각이 드는데
▲그래서 우리가 전원주택에서 자주 보는 경량 목조주택에 황토를 결합한 모델을 만들어 낸 것이다.

-유럽풍 주택에도 흙을 사용해 집을 지을 수 있는가
▲당연하다. 사람들은 건강한 집을 원하기도 하지만 집은 예뻐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유럽풍 경량목조주택에다가 흙을 활용해 집을 짓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집을 지을 경우 비용은 얼마나 드나
▲평당 500만원 정도 든다.

-비싼 편 아닌가
▲여기에는 흙집 뿐 아니라 에너지 제로를 위한 다양한 설비까지 포함된 가격이다. 30평 기준으로 1억5000만원이면 유럽풍 전원주택에다가 황토와 에너지제로 기능까지 포함될 수 있다.

-이정도 가격이면 일반적인 기준에 비해 싼 편인가
▲그렇다. 통상 가격에 비해 30%이상 싼 편이다.

-어떻게 해서 이렇게 가격을 낮출 수 있게 됐나
▲건축 자재를 직접 수입해서 쓴다. 그래서 중간 유통마진이 없다. 그래서 통상 보급되는 가격에 비해 싸게 흙집을 공급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어떻게 해서 흙집을 짓게 됐나
▲저는 창원시 공무원이었다. 그런데 공무원이 도대체 체질에 맞지를 않았다. 그래서 25살에 그만두고 가구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패션가구가 유행하고 있었는데 푸른동산이라는 가구의 경남총판을 그 나이에 시작하게 됐다. 가구를 약 10년 정도 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택에 진출하게 됐다. 가구도 목재를 다루는 것이고 주택도 목재를 다루는 일이다 보니 그렇게 됐다.

-집 짓는 것은 어떻게 배웠나
▲독학으로 했다. 물론 가구공장을 했기 때문에 목재를 다루는 기술은 있었지만 그래도 주택과 가구는 다르다. 그래서 인터넷 등을 통해 독학으로 집 짓는 법을 배웠다.

 
-처음에는 어떤 집을 지었나
▲우리가 전원주택하면 생각나는 경량 목조주택을 주로 지었다.

-흙집에 대해서는 언제부터 관심을 갖게 됐나
▲사실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경량목조주택만 하더라도 석고보드라든지 합판 등을 많이 쓴다. 건강에 나쁜 것이다. 이런 집들을 지으면서 흙으로 집을 지으면 경량목조주택에 대한 이런 취약점을 개선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경량목조주택을 지으면서 흙을 활용하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이런데 대한 기술은 가지고 있나
▲특허를 2개 보유하고 있다.

-어떤 것들인가
▲조립식 목조주택 패널과 볏 집을 이용한 하이브리드단열벽체시공법이라는 기술이다. 모두다 경량목조주택에 흙을 활용하는 방법들에 대한 것이다.

-지금까지 집은 얼마나 지었나
▲전국에 걸쳐 약 500채 정도 지었을 것이다.

-이제 집에 대해서는 달인이 되었을 법도 한데
▲그렇지는 않다. 단독주택은 아파트와 달라 고객들이 요구하는 수준이 높다. 그래서 아무리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어도 고객의 눈에는 미진하게 보일 수 밖에 없다. 그것이 단독주택을 짓는 사람의 숙명이다.

-박 대표는 집짓기 교육과정도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경남대 평생교육원에서 운영하는 ‘내손집짓기’를 강의하고 있다.

-어떤 과정인가
▲일 년에 두 번 봄 학기와 가을학기에 수강생을 모집하는데 30명이다. 금방 찬다. 사람들이 자기 손으로 집을 짓는데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과정만 있나
▲심화과정으로 평일에 전문적으로 집 짓는 것을 체험하는 과정이 있다.

-언제 강의하나
▲화요일과 수요일에 강의를 하는데 하루 종일 교육시간이다.

-어떻게 교육이 진행되나
▲실제로 집을 지어보는 체험을 한다. 심화과정에 자기의 집 한 채를 스스로 지어보는 과정이다.

-집을 한 채 지어보면 실제로 어느정도의 수준이 되나
▲교육을 마치면 자기 집을 혼자서도 지을 수 있는 수준이 된다.

▲ 황토천지 박윤철 대표가 운영하는 경남대 ‘내손 집짓기’ 과정을 졸업한 사람 중에 5명이 실제로 집 짓는 일로 직업을 바꾸었다고 말했다.
-교육기간은 얼마나 되나
▲30일 정도 교육받으면 된다. 이 정도 기간이면 집을 한 채 지어볼 수 있다.

-이렇게 교육을 받은 후 실제로 주택건축으로 직장을 옮긴 사람도 있나
▲지금까지 약 5명이 실제로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 있다.

-주로 어떤 사람들인가
▲퇴직 이후 다른 일을 하는 것보다 집 짓는 일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다들 만족하는 것 같다.

-수입은 어느 정도 되는가
▲그건 사람에 따라 다른데 퇴직이후 직업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교육은 어디서 하나
▲우리 공장(황토천지)에 와서 한다. 직접 집을 지어보는 과정이기 때문에 다른 교육과정에 비해 배우기가 쉽다.

-전원주택을 지으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충고를 해 주고 싶나
▲먼저 예산을 확정하라고 하고 싶다. 평당 얼마짜리 집을 짓겠다고 하는 것보다 자신의 예산을 먼저 정하고 거기에 맞는 집을 짓는 게 효과적인 방법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내가 30평집을 짓고 싶은데 예산은 6000만원 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되겠는가, 하고 질문하는 게 더 좋은 방법이라는 말이다.

-그렇게 하면 답이 나오나
▲그렇다. 30평집을 짓는데 6000만원으로 지을 수도 있고 6억원으로 지을 수도 있다. 따라서 자신의 예산을 먼저 확정하고 건축가에게 상담을 하면 훨씬 대화가 쉽게 된다. 그렇지 않고 평당 500만원짜리 집을 지어 달라, 평당 300만원짜리 집을 지어 달라, 라고 하면 대화가 어렵다. 예산을 먼저 확정하면 거기에 맞춰 건축가가 건축에 대한 전략을 짤 수 있다.

-요즈음 전원주택 트렌드는 어떤가
▲여전히 예쁜 집을 선호한다. 그러면서도 앞에서 말했지만 건강에 좋은 집을 추구한다. 이 두 가지는 양립하기가 어렵지만 저는 흙집을 통해 이 두 가지 상충되는 목표를 달성해 오고 있다. 배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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