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환/창원국학원 부원장
김진환/창원국학원 부원장-삼족오란 무엇인가?
삼족오는 다리가 셋인 까마귀를 말한다. 국학에서는 까마귀를 아주 성스러운 새로 여긴다.
고구려 900여년의 맥통을 이어온 정신은 바로 천지인 일체의 정신이고 여기서 우리는 3을 길수로 보았고 생활 속에서도 이를 잘 습속시킨 것이다.
까마귀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는 일은 우리의 비뚤어진 역사관도 바로 잡는 기회가 될 것이기에 의미있는 일이다. 까마귀는 반포조라고 한다.
은혜를 갚는 새라는 뜻인데 병든 어미에게 먹이를 가져다주는 새이고, 병속에 물이 물이든 병속에 돌을 집어넣어 마시는 머리가 아주 좋은 새이기도 하며, 무리 중에 누군가가 죽으면 공중을 선회하면서 조문무를 추는 의리있는 새이며, 견우직녀가 만나는 칠월칠석의 오작교에서도 아름다운 사랑의 가교역할을 한다고 하였으며, 단결력 또한 좋아 먹을 거리가 있으면 다 함께 나누어 먹으며, 환경친화적인 성향이 있기에 먹이를 가리지 않고 동물의 사체도 잘 먹어치워 환경을 정화시키며, 태양의 사명조라고 하여 태양의 흑점을 향해 나르는 새라고도 불리며, 한자 각(覺)자를 강하게 읽으면 “깍”자가 되고, 이는 우리가 늘 깨달아가면서 살라는 충고를 늘하고 있고, 포용의 에너지가 넘쳐나는 검은색을 입고 있다.이토록 거룩한 까마귀가 재수없는 새로 폄하된 것은 일제가 우리의 기상을 짓누르기 위해 벌인 민족말살정책으로 기인한 것이다.
까마귀는 분명 우리 민족의 영조이며 민족의 길조이다. 삼족오의 유래는 다분하나 가장 힘 있는 것은 바로 천지인 일체사상에서 기인한 것이다.
하늘과 땅과 사람이 하나라고 하는 사상은 우리 민족을 하나되게 하는 근간이었고 이는 천부경, 삼일신고, 참전계경과 다물조화경, 단동심훈 등에서도 잘 나타난다.
일본 신사에 가면 이런 모양의 삼족오는 숭배의 대상으로서 흔히 볼 수 있다. 또 일본축구협(JFA)의 엠블렘이 삼족오이다. 지난 2002년 월드컵 때 일본응원단은 삼족오가 그려진 유니폼을 입고 나와 응원전을 펼쳤다. 이 때문에 삼족오의 기원이 일본에서 비롯된 것으로 잘못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민족은 삼신을 섬겼다. 삼신이라 함은 현재 삼신할미신앙으로 남아있는 바로 그 삼신을 말한다. 그런데 삼신은 아기를 점지해주는 삼신할미가 아니라 이 우주를 창조한 근원신을 말한다.
‘태백일사’ 「삼신오제본기」를 보면 삼신이란 천일(天一), 지일(地一), 태일(太一)로, 천일은 조화, 지일은 교화, 태일은 치화를 주관한다. 여기에서 조화경은 천부경, 교화경은 심일신고, 치화경은 참전계경이다.
즉 천일, 지일, 태일의 삼신은 하나님의 성격과 작용과 이법을 표현한 것으로 하나님은 바로 법칙으로써의 유일신이며 인격신은 아니다. 천, 지, 인의 삼신일체이신 하나님은 천도이며, 만유의 근본이고 우주 운행의 원리인 것이다. 그리고 삼신의 형상은 다음과 같이 표현될 수 있다.
하늘의 도인 무극, 땅의 도인 태극, 인간의 도인 삼태극으로 이러한 삼신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생물화시킨 것이 바로 삼족오이다. 삼족오의 세 발은 첫번째가 삼신을 상징하는 천, 지, 인이고, 두번째가 환인, 환웅, 단군이다. 세번째는 고조선의 삼한관경제도 즉 진한, 마한, 번한이고, 네 번째는 고구려, 백제, 신라인데 이는 곧 고조선이라는 하나의 뿌리에서 태어났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오늘날 파생된 용어로는 입법, 사법, 행정이, 가위, 바위, 보와 아침, 점심, 저녁 등등 삼신에 기초한 우리민족의 전통적 문화적 사유체계는 일상생활에서도 잘 이어져 왔고 이것은 한마디로 조화와 화합의 정신이다. 오늘날 우리는 얼마나 조화롭게 지내며 화합하며 살고 있는지 고민하고 실천할 때이다.
삼족오는 바로 한민족의 정신세계, 가치관과 철학이 담긴 민족적 표상으로써 더없이 소중한 우리의 문화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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