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칼럼-특별한 이유 없이 몸이 아플 때-어혈(瘀血)
한의학 칼럼-특별한 이유 없이 몸이 아플 때-어혈(瘀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2.26 17:56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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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본가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본가 한의원 원장-특별한 이유 없이 몸이 아플 때-어혈(瘀血)


동네 한의원이 비록 1차 의료기관이지만 하지만 오시는 분들 말씀을 들어보면 4차 의료기관이 아닐까 할 때도 있다. 몸이 아파서 종합 병원까지 가보았지만 특별한 원인이 딱히 없는 경우에는 한의원으로 오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출산 후에 마디마디가 아프고, 교통사고 후에 엑스레이 등을 찍어 보아도 이상은 없다는데 계속 몸이 불편하고, 수술은 잘 되었다는데 통증이 여전한 경우가 제일 흔하다.

한의학에서는 몸이 아픈 원인으로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則不痛 不通則痛: 소통이 잘 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을 말한다.

즉, 막히면 병이 되고 아프다는 것이다.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黃帝內經)’에서 “12경맥은 안으로 장부에 속해 있고, 밖으로는 사지와 관절에 연결된다.”고 하였는데 기(氣)가 경락을 따라 우리 인체를 순행하는데 이것은 계곡의 물이 흐르는 것과 비슷하다. 따라서 통증은 마치 막힌 곳이 있어 물이 흐르지 못하게 된 것과 같고, 치료라는 것은 그 막힌 것을 열어서 뚫어주는 것으로 본다. 이렇게 우리 몸을 막는 주요 원인이 바로 어혈(瘀血)이다.

최근 건강을 위해서 해독(解毒)이 유행인데 한의학에서는 일찍부터 해독이라는 개념이 있어, 우리 몸에서 지속적으로 생겨나는 노폐물이 밖으로 잘 배설되지 못하여 쌓이거나 장부의 손상으로 인해 순환이 떨어져 생겨나는 여러 가지 어체물(瘀滯物)을 많이 함유하는 혈액을 어혈이라고 하였다.

어혈의 발생 원인으로 첫째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스트레스이다. 한의학에서는 칠정손상(七情損傷)이라고 했는데, 여러 가지 과도한 감정으로 인해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막혀서 어혈이 생긴다. 둘째는 아파서 병원에 가면 항상 듣는 소리가 푹 쉬고 음식 조심하라는 처방이듯이 피로 누적과 음식상을 그 원인으로 본다. 잘못된 생활습관과 적절치 못한 식이태도로 인해 어혈이 형성된다. 셋째는 외부적인 원인으로 인해서 타박상, 기온, 습도, 열기 등에 몸이 상해도 어혈이 생긴다.

몸에 어혈이 있으면 아래와 같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1. 부분적으로 나타나는 어혈 증상
머리가 아프거나 맑지 않고 어지럽다.
피부에 트러블이 잘 생기고 다크써클 등 안색이 어두워진다.
눈이 침침하고 충혈 되며 귀에서 소리가 난다.
입술, 혀, 잇몸, 손바닥, 손톱이 어두운 자주색으로 변한다.
아랫배가 더부룩하고 팽만감을 느끼며 살이 잘 찌지만 빠지지는 않는다.

2. 전체적으로 나타나는 어혈 증상.

낮에는 계속 졸린데 정작 잠에는 잠을 못자서 고생하고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서 항상 피곤하다.
피부에 멍이 잘 들고 종아리 등에 혈관이 튀어나온다.
여성의 경우 생리 주기가 불규칙하거나 통증이 심하다.
평소에 손발이 저리거나 자다가 쥐가 나서 잘 깬다.
변비가 있거나 흑색에 가까운 대변을 본다.

3. 정신적으로 나타나는 어혈 증상.
기억력 저하, 건망증, 심한 경우 학습장애를 가져온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마음이 불안, 초조해서 짜증을 잘 내거나 신경과민이 된다.

어혈로 인한 증상은 평범하지 않고 몸 여러 곳에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기에 “괴병(怪病)은 반드시 어혈이 원인이다”라는 말이 있다.

어혈이 몸 바깥쪽 즉 피부, 근육에 있으면 사혈과 부항을 통해서 어느 정도 제거할 수 있지만 피를 계속 뺀다고 몸 안의 어혈까지 모두 없앨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몸 상태에 맞춰 몸을 먼저 보(補)해 추스른 후 몸 스스로가 어혈을 내보내도록 하는 방법, 도인, 홍화, 천궁 등 어혈을 제거하는 약을 써서 어혈을 없애는 방법이 있다. 특별한 원인 없이 몸이 아프고 이상 증상이 나타날 때는 한의사와 어혈에 대해 상담해보기를 추천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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