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열며-매화가 피는 계절
아침을열며-매화가 피는 계절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3.05 18:3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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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

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매화가 피는 계절


2월말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꽃이 있다. 매화이다. 날씨의 변화인지는 모르지만 남부지방엔 항상 2월말쯤 되면 매화꽃이 피기 시작한다. 매화를 백과사전에 찾아보면 ‘매실나무(梅實-)는 장미과에 속하는 나무로, 매화나무(梅花-)라고도 한다. 꽃은 3~4월에 잎이 나기 전에 피고, 열매는 6~7월에 동그랗게 익는다. 열매를 매실이라 하여 먹는다. 꽃말은 충실이다. 그리고 매화는 중화민국의 국화로서 사군자의 하나이다.’ 라고 하였다. 우리들의 조상들은 봄이 되면 제일먼저 찾아오는 꽃이 매화라 하여 귀히 여겼으며 특히 사군자라 하여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선비의 표상으로 삼기도 하였다. 그런데 지금이 3월초, 2월말에 조금씩 피던 매화가 어느새 나무마다 가득히 피우고 있다. 조금만 있으면 만발해서 사람들의 사랑을 흠뻑 받기 위해 향기를 더 많이 내 보낼 것이다. 봄의 따스한 날씨에 한껏 뽐내는 매화의 향기에 취하다 보면 어느새 봄은 중간으로 치닫게 된다.

2월 중순쯤이었다. 아내와 함께 운동겸 산책을 남강의 댐 밑에 있는 습지원으로 나갔다. 남강의 강물위엔 청동오리와 고니들이 한가로이 자멱질을 하면서 먹이도 찾고 노니는 모습이 참으로 평화로웠다. 습지원의 주변에 있는 많은 나무들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벌써 봄을 재촉하는 버들개지였다. 제법 눈을 떠는 버들개지의 모습에서 봄이 멀지 않았구나 하고 느낌을 받았는데 봄은 우리 곁에 와 있었다. 그것은 선명고등학교 앞을 지나서 매실밭을 지날 때 보았다. 붉은 색깔의 매실나뭇가지에 하나 둘 꽃이 벙글고 간혹 꽃이 피기 시작하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신기하다는 듯이 얼굴을 가까이 대서 향을 맡아보기도 하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봄을 알리는 바람이 살랑 살랑 불어와서 나뭇가지를 흔들어 대는 바람에 사진을 찍는 것이 조금 어려웠었다. 그러던 것이 3월 초가 되자 마자 주위의 많은 매실나무들이 소리도 없이 펑펑 꽃을 피워대고 있는 것이다.

학교를 오고 갈 때마다 많은 매실나무들을 볼 수 있다. 가을과 겨울에는 지나가면서도 무슨 나무인지도 모르고 관심도 갖지 않았는데 봄이면 어김없이 자신을 알리는 듯 꽃을 피우고 자태를 뽐내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가지마다 피워대기 때문에 운전을 하면서도 눈길을 주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저렇게 화사하게 피우던 꽃들이 열매를 맺으면 우리들의 더욱 가까운 곁으로 다가 온다. 지금은 연로해서 매실로 엑기스나 매실주를 담지 않으시지만 항상 어머님은 매실을 구해서 엑기스를 만들고 매실주를 담으셨다. 그래서 엑기스는 음식을 하는데 넣어서 음식의 맛을 내기도 하고 여름철이면 시원하게 얼음과 함께 마시는 음료수의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또한 식구들이 모여서 마당에 불을 피우고 고기를 구워 먹을 때면 정성껏 담아 놓았던 매실주를 내놓으셨다. 매실주에다가 잘 구운 고기를 안주로 먹는 촌의 저녁은 그야말로 즐거움의 한 때였다. 이제는 예전처럼 낭만에 젖는 그런 때가 멀어지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시대의 흐름이니 하고 여길 수밖에…

매화꽃이 만발한 마을이 한 폭의 그림처럼 떠오르고 많은 사람들이 향기 속에 즐겁게 사진도 찍고 한 나절을 행복하게 보내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 이제 매화가 피는 봄의 따스한 계절이다. 얼어붙은 우리들의 마음에 봄의 따스한 기운과 매화의 향기가 스며들어 매화꽃처럼 활짝 웃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서로가 미워하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고 남의 허물보다 나의 허물을 먼저 생각하면서 배려하고 도와가는 우리민족의 얼을 되찾아서 매화꽃이 어울려 더 아름답게 피워나듯이 모두들 어울려 행복한 모습으로 어려움을 이겨나가서 매화의 열매처럼 익어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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