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죽는다고 끝은 아니다
칼럼-죽는다고 끝은 아니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3.07 18:27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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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죽는다고 끝은 아니다


총 쏠 줄 모른 사람에게는 총이 몽둥이만 못하고, 인생이 무엇인지 모른 사람에게는 세상살이가 아무 가치도 없고 허무하기만 하지만, 삶은 진실로 고귀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시아버지 앞에서 새 며느리 방귀 참듯 안절부절 말고, 하루에 한 번쯤 밤하늘별을 보고, 한 달에 한 번쯤, 둥근달을 바라보며 명상에 잠겨보면 감성의 리듬을 회복할 수 있다.

진정으로 ‘나’라는 실체가 없다는 걸아는 사람이라야 과거와 미래를 관통할 수 있다.

육신을 잘 다스리면 현인(賢人)이며, 마음을 잘 다스려야 성인(聖人)이다.

관청에 끌려나온 촌놈처럼 긴장하지 말고, 몸과 마음을 잘 다스려나가자. 사람들은 불경(佛經)이 너무 어렵다고 말한다. 그것은 어두운 마음에 갑자기 경전이란 너무 밝은 빛을 비추다보니 마음의 눈이 부셔서 그런 것이다. 경을 읽고 마음을 닦아, 지혜와 자비의 마음으로 내생(來生)의 복 밭을 일구어나가야 한다. 사람은 죽는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이승의 삶이 내생을 결정한다. 경책을 넘거나 던지면 내생에 난쟁이나 꼽추로 태어난다.

번개가 잦으면 천둥을 치듯 잘못된 삶을 반복하지말자. 남을 의심하면 여우로, 남의 허물만 들춰내면 고양이, 남을 꾸짖기만 하면 개, 매사 이기려들면 말, 항상 큰 것만 탐하면 구렁이 몸을 받는다. 현생의 업은 가혹하고 무섭다. 부귀권력만 탐하여 부모 형제마저 외면하고 살면 내생에 구렁이 몸 받아 똬리를 틀고 앉자 보물 항아리나 금괴를 지키게 된다.

벌컥벌컥 화잘 내며 살아간 사람은 내생에 독사로, 도둑질하면 쥐로 태어나서 항상 어두컴컴한 곳에서 살게 되며, 숨기고, 숨기를 좋아하면 물고기, 식탐이 많으면 돼지, 훨훨 날고 싶어 하면 새로 태어난다. 사람 몸 받았을 때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가야한다.

식탐이 많은 닭은 사람이 먹는 곡식을 먹고도, 몸이 무거워 날지도 못하고, 색깔도 우중충하다. 소식(小食)한 학은 더러운 뱀, 미꾸라지, 우렁이 같은 것을 먹고 살아도 늘 청조하며 하늘을 자유로이 날아다닌다. 이것은 식탐의 차이 때문이다. 닭은 식탐(食貪)이 많아서 위가 꽉 차도 급하게 계속 쪼아 먹지만, 학은 위를 반만 채우며 천천히 적게 먹는다.

식탐 많은 사람은 얼굴에 개기름이 끼고, 영양 과다로 욕정과, 음탕 심이 강해진다.

겉은 고상하게 꾸미고도 내면은 부도덕하게 살아가면 내생에 혹독한 댓가를 치루게 된다.

자신의 늙음과 질병, 죽음까지 미리 볼 줄 알아서, 남에게는 부드럽게, 자신에게는 엄격하게 대하며 살아가서, 내생의 복 밭을 일궈야한다. 짐승을 학대하면 내생에 짐승으로 태어나기 쉽고, 만약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폭력배가 되기 쉽다. 파리나 모기 같은 것을 잡을 때도 죽인다는 악심(惡心)보다는 오물 정리하는 심정으로 치워야하며, 전쟁에서 적을 쏠 때에도 마당의 필요 없는 쓰레기를 쓸어내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조조는 죽을 때 자신 때문에 죽은 영혼들이 모두 나타나 덤벼드는 바람에 극심한 공포에 떨며 몸부림치다 죽었다.

탐심의 독은 위암, 궤양, 위염, 소화기 계통의 병을, 진심(嗔心)의 독은 폐, 기관지, 호흡기 계통의 병을 오게 하며, 목뒤나 허벅지, 다리의 종기, 몸살 등을 일으킨다.

구업(口業)을 많이 지은 사람이나 독설(毒舌)을 많이 뱉은 사람은 이빨이 성치 못한 것이다. 마음의 건강은 육신의 건강과 직결되며 또 사회의 건강과 직결된다.

잘못된 마음의 빗장이 열리면 그 틈으로 유혹과 재앙의 불씨가 밀려들어온다. 세상살이는 서로간의 엉킴으로 뒤얽혀 있다. 죽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어리석은 사람이다.

오늘 자신의 삶이 내생까지 결정함으로 현재의 곧고 올바른 삶의 실천은 대단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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