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농업마이스터를 찾아서]⑦한우마이스터 진주 사봉면 태영축산 구기태
[경남농업마이스터를 찾아서]⑦한우마이스터 진주 사봉면 태영축산 구기태
  • 배병일기자
  • 승인 2017.03.08 14:15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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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 한우농장으로 자리매김

▲ 진주시 사봉면에서 한우를 생산하고 있는 태영축산 구기태 대표
진주시 사봉면 소재 번식우농장 태영축산 대표 농업마이스터(한우) 구기태(50)씨는 공고를 졸업한 후 대구지역에서 농기계 제조업에 종사하던 중 부친의 가업인 한우농장 경영 악화로 문이 닫을 위기에 처하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아내와 함께 귀농을 결심하고 하향했다. 1998년부터 80두에서 출발하여 현재 225두를 사육중이며, 19년째 번식우 분야 전문농업경영인으로서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가업 이어받아
경영악화 한우농장 살리기에 온힘

끊임없는 배움 열정으로 역경 극복
번식우 분야 전문농업경영인 우뚝

가족 자식같은 마음으로 소 길러야 
친환경 고품질 한우 자연히 뒤따라 

▲ 태영축산 구기태씨는 친환경 안전먹거리 생산에 앞장서고 있다.
◆관행농법을 탈피하기 위해 배움의 길을 걷다
한우농장의 경영악화를 해결하기 위해 1세대의 주먹구구식 관행농법을 과감히 탈피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우에 관해 모르는 것을 배워 지식을 쌓아야만 했고 또한 배운 지식을 농장에 즉시 접목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배우기만 배우고 실제 농장에 적용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일 뿐이었다.

◆경남농업마이스터대학에서 한우전문가로 성장하다
먼저 진주시농업기술센터 교육이나 주변 축산인들을 통해 한우에 관한 기초지식을 배운 후 좀 더 깊이 있고 실용적인 교육을 갈망하던 중 기초부터 심화과정까지 배울 수 있는 맞춤형 교육인 경남농업마이스터대학 한우과정에 입학하게 됐다.

4년간의 배움을 시작으로 많은 것을 깨치게 되었다. 주 1회 수업시간 교수님들께 한우에 관한 번식생리, 영양생리, 질병관리, 조사료 생산 및 이용, 한우개량, 비육우 관리 및 고급육생산 등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동료학우들과 실제 농장에서의 애로사항과 해결책 등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함으로써 같이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학업과 현업을 병행해야 했기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 때마다 아찔한 순간을 떠올리며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한 가지라도 더 배워야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질문하고 알게 된 지식과 습득한 기술을 기필코 내 것으로 만들기를 반복했다. 모든 것을 던지고 귀농한 구 대표에게는 벼랑 끝에 서 있듯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

◆역경을 딛고 일어서다
‘축산업에 무지한 나로서는 열심히만 하고 배우고 실천하던 중 위기가 닥쳐왔다. 2011년경 송아지 폐사율 26%라는 역경에 부딪혔다. 포기하고 싶었지만 정신을 차리고 원인 분석에 들어갔다. 소의 일생 중 면역력이 가장 약해질 때가 초산우 임신말기인데, 번식우를 키운다는 내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혹한기에 분만을 하게끔 했으니 지금 생각에도 소에게 참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에게도 혹독한데 하물며 미물인 소는 어떠하랴’라고 그 때 일을 회상한다. 자연적으로 항체와 면역력이 저하되고, 어미 소가 약해지니 송아지가 건강하게 태어날 리가 없었던 것이다. 그 때의 뼈아픈 경험을 하고서야 비로소 ‘교과서에 충실하라’는 교훈을 마음 속 깊이 새기게 됐다. 또한 지금은 2~8월경에 가임암소 90%가 대부분 분만하고, 10월~1월 즉, 동절기에는 거의 1마리 정도 분만하고 있으며, 현재 분만율 98%(유·사산 2%), 육성율 99%(폐사율 1%)의 성적을 자랑한다.

▲ 진주시 사봉면 소재 태영축산 전경
◆경영비절감 노하우
경영비절감을 위해 조사료 100% 자급자족이 급선무였다. 볏짚과 배합사료만으로는 번식우의 능력을 배가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양질의 조사료를 풍부하게 급여할 방법을 먼저 생각했다. 옥수수, 라이그라스, 유연보리 등 영양소가 풍부한 사료를 소에게 급여하기 위해 조사료를 직접 재배하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 여름철 사육장 뒤편 넓은 밭에 옥수수와 수단그라스를 키우고 겨울철 수확을 끝낸 논을 빌려 보리와 라이그라스를 심었으며, 225마리의 축분을 조사료 밭과 빌린 논에 뿌리는 자연순환농법을 이용한 결과 조사료의 생육도 앞당기고, 양질의 조사료도 얻고, 퇴비 덕분에 쌀농사가 잘 된다며 주인에게 칭찬도 받고 상부상조 하게 됐다. 여러 해 반복 조사료생산을 하다 보니 동·하계 사료작물 재배와 수확, 저장, 급여 방법은 누구보다 자신 있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 질 좋은 조사료를 먹은 한우는 면역력 증강과 호르몬 체계가 좋아지면서 송아지 생산량도 늘었다. 

◆사양관리 노하우
태영축산 구기태 대표의 또 하나의 강점은 대개 한우농가가 1년 1산을 목표로 하는데 암소 개체별 BCS(신체충실지수)를 철저히 파악하여 번식우 관리를 정밀화한 결과 일반농가의 경우 송아지 1마리당 365일 걸리는 송아지 분만간격을 340일 내외로 단축시키는 성과를 냈다.

분만간격 단축 노하우는 조·농 비율을 7:3으로 정확하게 맞춰 급여하고, 양질의 조사료 위주의 사양과 BCS(신체충실지수) 3~4 사이에서 너무 야위거나 살찌는 것을 관리하는 등 유산이나 불임, 난산을 방지했으며,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 급여 관리 등 체계적인 사양관리의 결과인 것이다.

또한 쾌적한 축사환경 유지는 기본이다. 사육환경을 청결하게 해주기 위해 매일매일 급이조를 청소해 주는 것으로 신선한 물을 공급하고, 바닥관리는 유익균을 사료에 넣어 주거나, 바닥에 뿌려주는 등 톱밥발효우사를 만들어 줌으로써 축분이 부패하지 않기 때문에 우사 내에서 발효가 되어 항상 보송보송하고 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바닥관리를 하고 있다. 그리고 축사시설을 한우의 생리에 적합하도록 현대화시켜 모든 작업을 효율적으로 하고 있다.

◆경영·마케팅 노하우
태영축산이 번식을 해 낸 수송아지는 100% 직거래를 통해 경북 김천지역의 한우농가로 보내진다. 번식용 암소 도태우는 김해지역 부경축산물공판장을 통해 출하하고 있다. 체계적인 사양관리와 노하우로 고정적인 출하처가 확보돼 있으므로 조사료 생산과 한우사육에만 전념할 수 있다.

부모가 자식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영양과 환경을 살피는 것처럼 농장주라면 소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자주 관찰하고 살펴서 제 때 제 때 필요한 것을 해결해 줘야 함을 강조한다.

▲ 농고생 멘토링 사업 지도 모습
◆농업마이스터(한우)가 되기까지
제1회 전문농업경영인(농업마이스터)는 단순히 농사를 잘 짓거나 소득이 높은 사람보다는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장인들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1차 필기시험, 2차 역량평가, 3차 현장심사 시험을 거쳐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정했다.

2013년도 선정 이후 지역 축산인에게 ‘롤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현장실습 교수, 영농기술 컨설팅 및 농업마이스터 지정 평가위원, 각종 축산업 관련 강사 및 컨설턴트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농업마이스터 지정 후 장기간의 선진지 해외교육과 년간 보수교육을 통해 실력을 다지고 전국 각 분야 농업마이스터로서 자긍심을 갖고 현업에 종사하면서 주변 농업인들에게 기술전파와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농업마이스터 구기태(50)씨는 한우를 키우는 것을 소득향상에만 목표를 둔다면 비윤리적으로 되기 쉬우므로 소를 키우는 한우농가라면 나의 가족, 자식과 같이 생각하고 대해야 함을 강조한다. 자신이 키운 한우를 먹을 소비자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기에 안전한 먹거리 생산에 앞장섰다. 즉, 축산물 HACCP 인증, 친환경 축산물 인증 등을 조기에 인증받아 한우의 고품질을 유지하는데 주력해 왔다.

2012년 경남도 한우경진대회에서 농가부문 우수상을 받았으며, 2013년 ‘제8회 진주시 자랑스런 농업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제1회 농업마이스터(한우)로 지정되었으며, 2016년 제22회 경남도 자랑스런 농업인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는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경험을 쌓고 부단한 노력을 해 온 결과이다.

농업마이스터가 된 지금 한우 사육 시 꼭 필요한 과학적인 근거에 바탕을 둔 이론과 실제 기술, 성실·근면·겸손·열정을 두루 가진 그만의 번식한우 전문가로 각종 교육 강사로 초빙되고 있으며, 농장 견학이나 실습을 위해 농장을 방문하는 농업인이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평소 한국농업교육협회 주관 농고생 멘토링 사업의 멘토로 참여 농고생을 지도하였고, 주변 축산 후배양성을 위해서 교육 및 컨설팅을 한 경험을 토대로 주변에 미치는 경제적인 파급효과 또한 클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지역주민을 위해 봉사정신이 투철하므로 칭송이 자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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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자 - 정장용 주임교수(경남농업마이스터대학)
한우가업 다시 일으킨 열정의 마이스터

농업마이스터(한우) 구기태씨는 IMF 위기 때 가업을 살리려고 귀농하여 굳은 일을 마다 않고 뛰어든 모험심과 피나는 노력의 결과 지금과 같이 우뚝 성장했다. 평소 배움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고 항상 겸손하고 진지하고, 무엇보다 배운 것을 농장에서 실천하는 모범생이었다.

또한 주변 한우인과 공동체 의식으로 함께 잘 살아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학생으로 동료 학생들에게도 신망이 두터웠다.

경남농업마이스터대학에 재학하는 4년 동안 초심을 잃지 않고 적극적으로 학업에 임했고, 대부분의 학생이 수업 시간에 배운 것을 실천하는 것은 드문 일인데 구기태 학생은 배움에서 그치지 않고, 실행으로 옮기는 습관이 오늘날 농업마이스터도 되고 현재의 입지를 마련한 토대가 된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는 속담처럼 직장인으로 귀농하여 처음에는 축산업에 대해 무지했으나 시챙착오를 겪으면서 한 가지씩 몸소 체득하고,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밤낮으로 배운 것을 복습하고 끊임없이 연구했기에 대한민국 1% 한우 농가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구기태 농업마이스터는 근면·성실한 것은 기본이고, 무엇보다도 가정적인 사람이다. 도시 생활을 과감히 접고 아내도 남편을 내조하며 돕는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부부가 힘을 합쳐 스러졌던 가업을 일으키며 약 20년을 함께 앞을 보며 달려온 것만 봐도 구기태 부부는 승승장구함이 당연하다 하겠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처럼 서로 도우며 농장을 운영하는 모습은 참 대견스럽고, 어떠한 역경이 닥쳐도 헤쳐 나갈 것으로 비쳐져 보는 이로 하여금 뿌듯함마저 가지게 만든다.

끝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은 앞으로도 지금처럼 소비자를 먼저 생각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며, 선배로서 축사운영 애로사항을 지도하고, 항상 기본에 충실하게 실천한다면 농업마이스터(한우)로서, 한우번식우 분야 달인으로서 드높은 명성을 떨칠 것으로 기대해 본다. 배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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