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열며-자연의 변화처럼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자
아침을열며-자연의 변화처럼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3.09 18:3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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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영산대학교 게임·영화학부 교수

채영숙/영산대학교 게임·영화학부 교수-자연의 변화처럼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자


겨우내 조용하던 교정은 신학기 시작을 알리는 학생들의 재잘거림으로 시작되었다. 매년 이맘때면 자연도 언제나 나에게 감탄사를 쏟아내게 만든다.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곳에 핀 매화는 겨울의 마무리와 봄의 시작을 내게 알린다. 겨우내 추위를 어떻게 견디었는지 봄이 오면 어김없이 죽은 것처럼 느껴졌던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새싹의 내미는 모습은 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신비로움 중 하나이다.

나를 돌아볼 여유도 없이 살고 있다면 지금 이 글을 읽는 순간만이라도 봄기운 만연한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가슴을 활짝 열고 자연을 만끽해 보라. 자연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볼 수 없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바쁘게 살고 있다는 것일까? 여유 없이 생존에만 매달려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가? 내 주변의 변화를 돌아볼 여유는 부리면서 살아가자.

생명의 탄생을 우리는 축복 중 하나라고 말한다. 인간은 부모의 잉태에서 시작되어 독립된 한 명의 성인 인격체로 자기만의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많은 일들을 겪게 된다. 누구나 처음 해보는 일이기에 우리는 시행착오를 겪고 나 중심의 삶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더불어 살기 위해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도 고민하게 되고, 내게 주어진 시간을 나는 잘 살고는 있는 것인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본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나는 제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일까? 뒤처지지는 않는가? 긍정적인 사고, 폭넓은 사고를 하고 실천해 보려 노력한다.

한 예를 들어보려 한다. 방학을 이용해 잠시 들른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서 벌어진 풍경이다.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그림이 고흐의 해바라기 앞이었다. 전시된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을 바라보면서 내뱉는 말 한마디에서 나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엿볼 수 있었다. 이 그림 한 점을 보기 위해 수천 킬로를 날아온 사람도 있을 것이고, 지나는 길에 무료 입장이고 관광지 중 하나로 점을 찍기 위해 들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또한 나의 편협된 시각일지는 모르지만, 그림 한 점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감정도 다양하다. 고흐의 해바라기에 담긴 스토리를 알고 그림을 봤다면 힘든 방문에 얻어가는 깊이가 다를 것이다. 스마트기기가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를 확인하고 그림을 봤다면 감동은 배가 되었을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는가!

나의 학창 시절 미술 시간을 떠올려 본다. 단지 예술을 이해하는 방법을 배운 게 아니라 시험을 보기 위해 그림을 외웠다. 점수를 받기 위해 정해진 기법에 따라 그림을 그렸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학력고사 과목이 아니기 때문에 주어진 시수만 수업만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이가 들어가고 삶에 여유가 생기면서 예술 작품에 대한 나의 무지를 깨닫게 되었고, 아는 만큼 보이고, 보려고 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받은 수동적 교육 덕분에 나의 편협된 생각은 빠르게 변혁을 외치는 세상에 적응하기가 싶지 않다. 미래의 제4차 산업혁명을 준비해야 한다고 외치지만, 정작 아날로그 세대는 열린 형태의 혁신과 협업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2015년 3월 톰 굿윈이 <<테크크런치>>에 기고한 글을 인용하면, “세계에서 가장 큰 택시 기업인 우버는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가 없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미디어인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소매업체인 알리바바는 물품 목록이 없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숙박 제공 업체인 에어비앤비는 소유한 부동산이 없다”고 말한다. 제조 기업은 소프트웨어 회사로 변신하고 소프트웨어 기업은 제조업에 투자하는 혁신처럼 ‘소프트파워를 통한 공장과 제품의 지능화’라고 정의되는 4차 산업 혁명에 대비해 우리도 틀에 박힌 생각을 버리고 준비해야 합니다. 쉽게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지만, 따뜻한 봄기운에 새싹이 자라듯 변화될 삶을 만끽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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