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페로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 거제 방문
쉬페로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 거제 방문
  • 유정영기자
  • 승인 2017.03.14 18:34
  • 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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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의회 초청 1박2일 일정

한국전쟁 당시 유엔 참전국의 일원인 아프리카 동북부의 에티오피아연방민주공화국의 주한 대사 일행이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1박2일간 거제시의회를 친선 방문했다.


거제시의회 반대식 의장의 초청으로 비공식 방문한 쉐페로 자르소(Shiferaw Jarso) 대사는 이날 누레딘 무스타파(Nuredin Mustefa) 영사와 암하 하일레 기오르기스(Amha Hailegeorgis) 공사 및 한국인 사무관과 동행했다.

쉐페로 대사(62)는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대학교에서 농업공학기술을 전공해 관개공학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수도국 총리 자문장관 및 수자원 장관, 필리핀 전권대사, 유엔기후협약 대표 등을 지낸 유력인사이다.

이들은 반대식 의장과 이형철 운영위원장, 김성갑 총무사회위원장, 옥삼수·신금자 의원 등과 의회사무국 직원들의 영접을 받았다. 이어 의장실에서 기념품 교환 후 거제시 홍보영상을 시청하고 양측의 공동 관심사에 대해 20여분간 대화를 나누었다.

이 자리에서 쉐페로 대사는 “초청해 주셔서 감사하다. 거가대교와 해저터널을 지나오면서 우수한 기술력과 웅장함에 크게 감탄했다”며 먼저 인사했다.

쉐페로 대사는 “우리는 한국전쟁 때 6000명이 넘는 군인들이 참전한 바 있는 형제의 나라다”며 “참전 당시 에티오피아가 한국 보다 26배나 더 잘살았다. 그런데 이제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가장 먼저 받아들인 건 한국의 교육시스템이었다”면서 “에티오피아는 한국을 모델로 삼아 열심히 노력중이며, 최근에는 연 11%의 높은 경제성장율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식 의장은 환영 인사말을 통해 “한국은 에티오피아가 6.25 한국동란에 참전한 은혜를 잊지 않고 있다. 우리가 둘러 보게 될 포로수용소유적공원에는 지금도 에티오피아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고 말했다.

동석한 암하 공사는 '에티오피아의 유망 투자분야'를 질문하자 “의료, 보건 쪽 지원이 필요하고 철강과 텍스타일 등 건축자재는 공단을 만들수 있을 정도의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둘째날인 11일 쉐페로 대사는 숙소에서 해돋이를 본 후 해금강 인근 여차전망대와 신선대 등을 둘러보며 사막과 고원지대가 많은 에티오피아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빼어난 자연 풍광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어 일행은 에티오피아 황제가 다녀갔다는 일명 ‘황제의 길’을 찾았다. ‘황제의 길’은 일운면 망치삼거리에서 망치고갯길에 이르는 약 2km의 길을 말한다. 이 길은 1968년 5월 에티오피아 셀라시에(Selassie, H.) 황제가 한국을 방문했다가 거제를 찾아 절경에 감탄해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사실여부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정설(定說)은 1972년 9월 에티오피아 재무부 재정국장이 '셀라시에' 황제의 지시에 따라 한국의 발전상을 돌아보기 위해 서울과 울산 등지를 거쳐 거제를 방문, 당시 거제군수를 비롯한 공무원들의 안내를 받아 이 곳을 지나다가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감탄하며 ‘원더플’을 연발했다는 것이다.

쉐페로 대사는 “실제로 황제가 왔든 안왔든 상관하지 않는다. 정확한 내용은 설명을 들어서 알고 있다”며 “6.25 전쟁으로 맺은 형제의 나라 에티오피아를 기억하게 하는 스토리와 상징성 있는 표식이 거제에 있다는 게 기분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오후에는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을 찾아 유엔참전국 국기게양대에 걸린 에티오피아 국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한 쉐페로 대사는 “참전국으로 자부심을 갖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에티오피아에도 기나긴 전쟁의 아픈 역사가 있다. 포로수용소와 유사한 박물관을 고국에 건립하고 싶다”며 동행한 일행에게 관련 정보를 알아보도록 지시했다.

쉐페로 대사는 거제를 떠나기 앞서 반대식 의장 등에게 “비공식 방문이지만 성대한 영접과 환대에 깊이 감사 드린다”면서 “거제의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에 큰 감명을 받았다. 조만간 공식 방문을 통해 문화, 예술, 경제,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인 교류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유정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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