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열며-화개장터
아침을열며-화개장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3.16 18:5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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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

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화개장터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따라 화개장터엔 아랫마을 하동사람 윗마을 구례사람 닷새마다 어우러져 장을 펼치네 구경 한번 와보세요 보기엔 그냥 시골장터지만…’ 김한길 작사 조영남 작곡 ‘화개장터’의 노래 일부분이다. 원래 화개장은 전국 5대 시장 중에 하나로 알아주는 재래시장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제는 ‘화개장터’라는 노래가 더 유명해진 듯한 곳이다. 산촌사람, 농촌사람, 어촌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시장을 형성하던 것이 이제는 교통의 편리와 자연 변화로 인한 화개의 현실로 인하여 지리산골의 약재와 나물시장이 더 활성화된 곳이기도 하다. 두 번의 화재로 인하여 새롭게 단장한 화개장터는 많은 관광객이 찾는 관광지의 재래시장이 되었지만 옛날의 모습을 찾을 수 없는 것이 조금은 아쉽다.

진주에서 출퇴근을 하는 나는 무엇이 바쁜지 화개장터에 들르는 것이 좀처럼 쉽지가 않다. 일부러 휴일에 화개를 찾는 일이 없다면 더욱 어렵다. 벌써 내가 화개에 부임한지도 2년 6개월이 지나고 3년이 다 되어 가는데 화개장터를 방문했던 기억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학교 학예회를 화개장터에서 두 번이나 했고, 우리학교 음악밴드의 창단 정기공연도 화개장터에서 한 것은 학부모와 지역민, 그리고 관광객들과 함께 한다는 취지에서 였는데 좋은 반응을 보였다. 화개장터에는 군에서 실시하는 주말의 문화행사가 계획되어 있는데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호평이 있다. 우리학교도 그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무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김동리 소설 ‘역마’의 무대이기도 한 화개장터는 면사무소 옆에다가 주막집을 만들어서 소설속의 한 장면처럼 해놓았다. 그리고 3월 말에서 4월 초가 되면 화개 10리 벚꽃 길 따라 수많은 관광객이 지리산 쌍계사와 더불어 왕래하고 있는데, 차량이 멈췄다가 가고 멈췄다가 조금씩 가는 것이 꽃비를 맞으며 가라는 듯하고,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이어지는 도로변은 환상적인 벚꽃터널을 이룬다.

섬진강 건너편의 전라도와 화개 사이엔 남도대교가 놓여 더욱 가까워진 느낌이 드는데, 해마다 하동과 구례, 광양시가 함께하는 행사를 함으로 인해서 화합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옛날 시골장터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화개장터에는 국밥집, 도토리묵, 재첩국집, 주막, 엿장수, 산나물, 녹차 등의 특산품 등이 있으며 특히 우리 전통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대장간이 있어 호미, 낫등 전통 농기구와 주방용 칼등을 즉석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훈훈한 인심을 주고받는 만남과 화합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화개장터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 계획과 함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편리한 교통으로 인하여 구례나 하동, 순천, 광양 등에 시장의 많은 역할을 빼앗기고, 관광지로서의 화개장터 역할만이 있는 듯해서 간혹 5일시장의 재래시장이 들어서면 어떨까 하고 나 혼자만의 독백을 해 보곤 한다. 섬진강의 물길을 배가 드나드는 곳으로 만들어 어촌의 생산물을 끌어들이고 농산촌의 토산물에다가 공산품까지 팔고 사는 시장으로 5일에 한번 들어서는 재래시장이 되면 어떨까 하고 말이다. 현재의 시장은 그대로 항상 개장을 하고. 그렇게 된다면 화개장터 노래에 나오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북적대는 옛 모습의 화개장터 재래시장이 되지는 않을까?
화개! 어떤 인연이 있어 내가 화개까지 출퇴근을 하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자연경관 속에 있는 화개의 유명한 화개장터가 더욱 번성하는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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