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국회 적폐(積弊)청산이 가장 시급하다
도민칼럼-국회 적폐(積弊)청산이 가장 시급하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3.26 18:2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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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석/합천 수필가
 

이호석/합천 수필가-국회 적폐(積弊)청산이 가장 시급하다


지금 우리나라는 헌정사상 처음 대통령이 탄핵으로 파면되고 국정이 매우 혼란스러운 가운데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 정당마다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이 예상외로 많다. 대통령감으로 자처하는 훌륭한 분들이 저렇게 많은데 우리나라 정치가 왜 항상 이 모양인가 싶다.

그런데 일부 후보자들이 적폐청산을 전용물처럼 떠들고 있다. 이들이 가장 큰 적폐로 내세우는 것이 제왕적 대통령 권한의 오남용으로 쌓인 폐단과 정경유착이란다. 정치 문외한인 필자의 눈에는 그들이 남의 다리를 긁어도 한참 잘못 긁고 있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국회의원이나 국회의원 전력을 가진 후보자로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말을 하지 못할 것 같다. 우리 사회에 적폐가 그렇게 많다면 그 책임이 일차적으로 누구에게 있다는 말인가. 대통령이 만들었다는 것인가 아니면 우리 국민이 만들었다는 것인가.

필자는 평소 우리 사회 적폐의 근원은 국회에 있고, 사회 각 분야의 적폐 또한 국회의원들의 책임으로 보고 있다. 적폐의 근원은 국민의 뜻과는 아무 상관없이 마음대로 만든 과도한 특권에 있으며, 그다음으로는 국가 백년대계를 생각하기보다는 인기 영합이나 실적 쌓기로 엉터리 입법을 많이 하였거나 그렇지 않으면 바른 입법을 하고도 그 법이 바르게 시행되고 있는지 감시 감독을 소홀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기야 지금의 우리 국회는 국민대표 기관으로서 우리 사회 전체에 대한 감시·감독 기능을 제대로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항상 정당은 과도한 정권야욕만 가지고 있고, 정당에 소속된 국회의원은 차기 공천권만을 생각하며 정당과 중진들의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는 실정이므로 소신 있는 의정활동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총선 때마다 상당수 선출되는 초선의원들에게 기대를 걸어보지만, 국회에 입성만 하면, 금방 초심은 잊어버리고 온갖 달콤한 특권의 맛에 취해버리고, 차기 공천만 생각하는 눈치꾼이 돼 버리면서 국민을 실망케 하였다.

국회의 대표적인 적폐 몇 가지만 열거해 보면 온갖 명목으로 챙기는 과도한 연봉, 한 달만 해도 평생 받는 연금, 10여 명이나 되는 보좌진, 정치후원금 명목으로 모으는 부당한 돈, 당선만 되면 온갖 특혜와 호의호식하는 사람들에게 자기 부담 없이 공영선거란 명목으로 선거비용 일체를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하는 것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가끔 TV에서 자전거나 소형차를 타고 다니고, 보좌진 1~2명을 가지고도 국회를 훌륭히 운영하는 선진 국회를 소개하지만, 우리 국회의원들은 일부러 그런 방송은 보지도 않는 것 같다.

국민은 300명의 국회의원 수도 많다고 하는데, 거기다가 보좌진이 수천 명이다. 이렇게 큰 군단을 만들어 놓고 할 일 없는 의원들은 밤낮 싸움질만 한다. 또 정경유착을 적폐로 떠들고 있는데, 이 또한 자기들이 만든 정치후원금 법 때문이다. 후원금 모금에는 대부분이 크고 작은 기업가들이 참여하고 있고 일반 국민은 드물다. 솔직히 이들 중 상당수는 차후 기회가 되면 어떤 도움이라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와 또는 밉게 보여 어떤 손해라도 입을까 하는 마음일 것이다. 이 돈이 바로 대가성 있는 돈이요, 정경유착의 고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또 가장 큰 적폐 중의 하나는 국회가 대통령보다 더한 제왕적 특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같이 대통령은 잘못하면 탄핵으로 파면 될 수 있지만, 국회는 입법권을 남용하여 국회 해산권마저 없애버렸기 때문에 국회가 아무리 무능하거나 잘못해도 실질적으로 어느 한 곳 통제를 받거나 책임을 질 일이 없다. 세상 어디에도 이런 집단은 없을 것 같다.

한 마디로 우리 국회는 가장 고비용 저효율 집단이고, 우리 사회 적폐의 근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 후보자들은 먼저 이러한 국회의 적폐부터 솔직히 국민 앞에 털어놓고 그에 대한 개선 방안과 함께 사회 적폐 청산을 거론해야 국민의 공감을 받을 수 있다. 적폐 청산대상들이 적폐청산을 운운하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 금할 수가 없다.

그들은 국회 적폐를 모두 법에 의한 행위라고 변명하겠지만, 일반 국민이 이해하고 동의하지 않은 법은 그들 자신을 위한 셀프 법일 뿐이다. 국회가 국민의 대표 기관으로 진정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정치를 하려면, 먼저 다음 개헌 때는 반드시 국회 해산권 부활 등 어떤 형식이든 국민을 진정 두려워하고 국민의 통제를 받을 수 있도록 개정해야 하고, 과도한 특권(적폐)부터 내려놓아야 한다. 국회가 자체 적폐를 청산하고, 혁명적 개혁을 하지 않고는 우리나라 정치 발전과 사회 정의는 요원 할 것 같다는 두려움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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