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중국문학(中國文學)의 특성(14)
칼럼-중국문학(中國文學)의 특성(14)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4.02 18:1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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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웅/경상대학교 인문대학 명예(강의) 교수·한국국제대학교 석좌교수·진주문화원 향토사 연구위원장·지리산 막걸리학교 교장

강신웅/경상대학교 인문대학 명예(강의) 교수·한국국제대학교 석좌교수·진주문화원 향토사 연구위원장·지리산 막걸리학교 교장-중국문학(中國文學)의 특성(14)


지난번에 이어 중국 문학의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송대’는 다시 전기와 평화(平話)의 대체로 시작됐다. 소설이 전기에서 평화로 옮긴 것은 소수 문인의 완상(玩賞)에서 대중의 기호로 발전했기 때문으로 송대에서 처음으로 소설의 평민화·대중화가 시도된 셈이다. 남에게 읽힐 뿐만 아니라 남에게 들려주기 위한 평화는 자연히 통속적인 백화를 활용하여 독자나 청중의 흥미를 돋우어야 한다. 말하자면 평화가 시정의 오락으로 유로(幼老)에게 환영받게 되어 더 세력을 펴게 된 것이다.

송대의 평화는 대체로 상상을 통한 허구류와 역사를 통한 허구류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연애나 신괴소설에 상당한 <은자아(銀字兒)>나 공안소설(公案小說)과 탐정소설에 상당한 <설공안(說公案)>과 무협소설에 상당한 <설철기아(說鐵驥兒)>을 말한 것이오, 후자는 역사소설에 상당한 <강사(講史)>를 가리킨다. 전류(前類)의 대표적인 것으로 명의 풍몽룡(馮夢龍)이 편집한 <삼언(三言)>과 <대당삼장취경시화(大唐三藏取經詩話)> 등이 있는데 이들은 각각 <금고기관(今古奇觀)>과 <서유기(西遊記)>의 본이 되었고, 후류(後流)의 대표작으로는 <대송선화유사(大宋宣和遺事)>·<무왕벌주(武王伐紂)>·<삼국지평화(三國志平話)> 등이 있는데, 비록 원본은 실전되었지만 각각 <수호지(水湖志)>·<봉신연의(封神演義)>·<삼국연의(三國演義)>의 본으로 보고 있다.

송대의 전기는 소조한 가운데에도 <악사태진외전(樂史太眞外傳)>·<녹주전(綠珠傳)>·<조비연외전(趙飛燕外傳)>·<대업습유기(大業拾遺記)>·<산해기(山海記)>·<개하기(開河記)>·<미루기(迷樓記)>·<매비전(梅妃傳)>·<이사사전(李師師傳)>·<계신록(稽神錄)>·<강회이인록(江淮異人錄)> 등이 있는데 이미 쇠락한 말미를 장식하였다. 다만 송조의 힘으로 <태평광기>를 편찬하여 한 대에서 송초에 이르는 전기 및 각종 소설을 수집한 것은 전기문학사상 큰 업적이라 할 수 있다.

‘원대’는 비록 곡의 시대라 하지만 소설에 있어서도 신소설로 내달리는 장회소설(章回小說)의 발아기란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니고 있다. 이때에 완성된 <수호지>와 <삼국연의>가 바로 그를 입증하고 있다. <수호지>는 원명을 <충의수호전서(忠義水滸全書)>, 제명(題名)에는 나관중(羅貫中) 작으로 되어 있는데 후대의 고증으로 원본은 시내암(施耐庵)작이고 나관중이 증보한 것으로 귀결되었고, <삼국연의>는 원래 나관중이 지은 것인데 지금의 <삼국연의>는 청초의 모종강(毛宗岡)이 산개(刪改)한 것이다.

명 · 청은 장회소설의 최성기로 멸 · 청 문학의 주류가 소설로 대체된 것이다. ‘명대’소설은 크게 신괴류·연애류·역사류의 세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신괴류로선 ‘주무왕벌주봉신(周武王伐紂封神)’을 그린 허중림(許仲琳)의 <봉신연의>와 정화(鄭和)가 서양에 가서 39국을 정복한 일로 엮어진 나무등(羅懋登)의 <삼보태감하서양기(三寶太監下西洋記)>와 당 현장(唐玄獎)이 취경(取經)한 고사로 엮어진 오승은(吳承恩)의 <서유기> 등을 비롯하여 <사유기(四遊記)>, 오원태(吳元泰)의 <동유기(東遊記)>, <여상두(余象斗)>의 <남유기(南遊記)>와 <북유기(北遊記)> 등이 있다. 특히 <서유기>는 철리(哲理)를 담은 소설로서 풍부한 상상력과 생동하는 묘사로 명 · 청을 통해 백미(白眉)라 일컫는다. 연애류로는 일찍이 금서(禁書)로 알려진 기서(奇書) <금병매사화(金甁梅詞話)>가 있는데 서문에 밝힌 대로 미지의 난릉소소(蘭陵笑笑)작인지 심덕부(沈德符)의 고증대로 왕세정(王世貞) 작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일부분의 음예(淫穢)한 곳을 깎는다면 아주 섬세하게 시정 생활을 파헤친 명작인 것이다.

이 밖에 명말에 나온 <오강설(吳江雪)>·<옥교리(玉嬌梨)>·<평산냉연(平山冷燕)> 등 100여 편의 연애소설은 모두 당시의 재자가인들의 연애를 그린 것인데 흠이라면 서로 살항하여 어려움을 겪다가 단원(團圓)을 이루는 천편일률적인 줄거리로 반복된 것이다. 역사류로는 <잔당5대사(殘唐五代史)>·<수당양조지전(隋唐兩朝志傳)> 등이 있는데, 그리 성공작이 못된다. 이같이 장회소설이 성행한 외에 송대 평화를 모방한 평화가 많았다. 풍몽룡의 <삼언>에도 명인의 작품이 끼어 있는가 하면 능몽초(凌濛初)가 엮은 <박안경기(拍案警奇)>는 모두 명인의 작품으로 된 것이며, 그 뒤에도 명인들의 평화집인 포옹노인(抱甕老人)이 엮은 <금고기관>, 동로고광생(東魯古狂生)이 엮은 <속금고기관(續今古奇觀)>이 전래되고 있는데 편자는 누구인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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