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치 칼럼-대선 토론, 대선후보 중 네 명은 경상도 스피치!!
스피치 칼럼-대선 토론, 대선후보 중 네 명은 경상도 스피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4.16 18:13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효정/최효정 스피치 대표

최효정/최효정 스피치 대표-대선 토론, 대선후보 중 네 명은 경상도 스피치!!


필자는 이전 칼럼에서 “때론 사투리도 최고의 스피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선후보 중 네 명이 경상도 사람으로 경상도 스피치가 대세인 요즘, 첫 합동TV토론회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있다. 제19대 대선은 후보검증기간이 유례없이 짧은 만큼, TV대선 토론에 갖는 국민들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이번 대선 토론부터는 미국 대선에서나 볼 수 있었던 ‘스탠딩토론’을 도입한다고 밝혀(중앙선관위) TV토론의 흥행을 예상케 한다. 한국기자협회와 SBS가 공동으로 주최한 첫 번째 TV토론이 시작되었고, 필자는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스피치와 토론을 강의하는 교수자로서 촉각을 곤두 세워 유심히 지켜보았다.

바른정당 경선에서 보여준 ‘스탠딩토론’까지는 아니었지만, 5명의 대선후보들이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것만으로도 확실히 ‘달라진 토론’이긴 했다. 흡사 기업 내 프레젠테이션이나 PT면접을 보는 듯이 후보들의 긴장감이 느껴졌다. 시간총량제가 적용되어 정해진 시간 안에 발언을 마치고 타 후보의 질의에 대해 응답을 해야 하는 형식은 일명, 퍼블릭디베이트(토론)와도 대체로 비슷했다. 일반적으로 토론에서는 입론자가 정해진 시간 내에 입론(주장)을 하고, 질의를 통해 반론을 받는다. 그러면 입론자는 질문에 답을 하는 방식으로 반론을 꺾거나 변론을 해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고 상대를 설득해야하는 것이다. 이는 쉽지 않은 과정을 통과해야 하는 것과도 같다. 토론은 합의된 결과를 도출하는 토의와 달리 쟁점이 된 사안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고 논쟁의 과정들을 거쳐야 한다. 또한 자신이 주장한 내용에 관해서는 이유와 근거를 제시해야하며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상대방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납득할 수 있는 사례를 곁들여야 한다.

이것만 생각해도 쉽지 않지만,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은 따로 있다. 바로, ‘스피치’에 해당되는 부분들이다. 어떤 단어와 어휘를 사용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언어구사력), 목소리와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 질문을 받았을 때 단번에 의도를 잘 알아채고 ‘분석할 수 있어야 하는 관측까지, 마지막으로 답변을 할 때 머뭇거리지 않고 자신감 있는 태도로 조리있게 말하는 것 까지 그야말로 ‘토론’은 말하고, 듣고,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고, 상대를 설득해야하는 ‘스피치 종합세트’의 현장이다. 그만큼 난이도가 높아 철저한 준비가 요구되는 자리인 셈이다. 누구라도 쉽지 않은 토론, 아마 대선 후보들은 여느 연사들과 마찬가지로, 진땀나는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각 후보의 PT화면은 정당의 색깔을 드러내는 폰트(글씨체)와 이미지, 색상을 사용하고 있었다. 중요 사안을 결정해야 하는 회의나 강연에서 봄 직한 장면이 유권자들의 눈앞에 펼쳐졌을 때, 정작 TV로 지켜보던 국민들은 누구의 무엇을, 어떻게 보았을까.

첫 번째 대선 토론이 시작되고 채 끝나기도 전에 SNS에서는 각론이 펼쳐졌다. 어떤 이는 후보들의 정책에, 어떤 이는 여전히 비방 목적의 네거티브에 설전을 벌이고 있을 때, 필자가 눈여겨 본 것은 대다수의 시청자들이 ‘어? 저 후보가 저렇게 말을 잘 했나?’ , ‘와 저사람, 토론실력 좋은데?’ 하는 식의 ‘토론 실력’을 평가하는 대목이었다. 이것은 자신이 지지하고, 아니고의 입장에서 평가 되는 것은 아닌 듯 했다. ‘나는 평소 000를 지지해왔는데 오늘 토론회를 보니 000 저 사람 토론 실력이 정말 좋다. 식견이 넓다. 마음이 바뀔려고 한다’등의 반응을 보인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경상도 사투리 잔치네’ 하는 식의 네티즌들의 반응이었다. 그러고 보니, 5명의 후보 중 4명이 경상도 출신이었다. 필자는 경남 진주에서 스피치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수강생 대부분이 경상도 사람들이고, 가끔 ‘사투리 때문에 스피치를 잘 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볼멘소리를 하는 수강생들을 만난다. 이번 대선토론이 토론뿐만 아니라 스피치의 많은 부분을 보여주고 있지만 ‘사투리’ 때문에 고민인 경상도분들에게 내심 희망, 자신감을 느끼게 해 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한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