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잔인한 달 4월을 보내며
도민칼럼-잔인한 달 4월을 보내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4.27 18:42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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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수/창원시 마산 참사랑봉사회 회장

권영수/창원시 마산 참사랑봉사회 회장-잔인한 달 4월을 보내며


봄을 맞이한지도 엊그제 같은데 벌써 초여름 같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일하게 4계절이 있어 세계인들이 살기 좋은 나라라고 했는데…지금은 옛말로 들리고 있다. 4월은 절기(節氣) 상으론 봄이 건만 밤에 산간 지방에선 초겨울이 됐다가 아침이면 초봄이고 한낮이면 기온이 급상승해 초여름 같은 날씨를 보여주고 있다.

세월은 때가 되어 아름답게 피어나도?/ 마음은 황무지로 변한 심정을 아는가 ? /자연은 이토록 눈부시건만 사람세상은 이토록 황무지 같아야만 하는가?/ 어떻게 하면 이 마음의 황무지에도/ 새싹이 돋고 꽃이 피어날수 있을까?/ 어떠한 슬픔도 그것을 이야기 할수있으면 견뎌 낼 수 있다/ 바베트의 만찬을 쓴 작가 이사크 디네센이 한 말이다.

사람들은 슬픔에 대해 이야기 한다는 것은 슬픔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나누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가 숨을 쉬고 살아 있는 것은 너와 나 같이 있음을 기뻐하는 행위이다. 눈높이를 맞춰 마음을 나누면 어떠한 분노(忿怒)도 누구러 진다고 했던가. 아무리 절망 속에서도 서로가 마음과 마음을 나누면 새로운 희망이 피어 날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봄은 기쁨만 떠올리게 하지 않는다. 모든 생명이 약동(躍動)하는 계절이기에 어떤 사람은 이유 없이 고통을 받는 자도 있을 것이다. 사랑을 잃은 사람들…꽃이 피기도 전에 3년전 전남 진도 앞바다의 명골수도(猛滑水濤) 인근에서 대한민국이 만들어낸 부실 무능(不實無能)한 세월호가 침몰해 304명의 고귀한 목숨을 빼앗아 가버렸다.

지난번 어느 외국인 교수가 남긴 말은 자신의 눈에 비친 한국인의 강의 중에 남긴 말이 생각난다. 한국의 엘리트들은 이중인격과 남의 잘못은 유별나게 찍어 내면서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전연 인정을 하지 않고 남에게 뒤집어 씌우는 데만 급급하다고 했다.

또한 그 교수는 한국인은 너무 친절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권력이 있거나 유명한 사람에게는 지나칠 정도로 친절을 베풀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보다 약자나 힘없는 사람 또는 일부 직장에서 아래 사람에게 별다른 잘못이 없는데도 폭행·폭언을 일삼아 거만하기 짝이 없고 무례하게 대한다는 것이다. 우리사회의 일부 기업체의 사장이나 엘리트들의 허영심과 위선 그리고 인격의 이중성을 있는 그대로 찍어내어 더욱 슬프게 하고 있다.

가난한 사람은 가난을 증명 해야하는 슬픔, 일하고 싶어도 일하지 못하는 수십만명의 청년 실업자들의 슬픔, 결혼하고 싶어도 여건이 안되어 결혼을 못하는 슬픔, 일부 직장에서 결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쫓겨나야 하는 슬픔, 평생을 한 직장에서 몸을 바쳤지만 나이가 정년이 되었다는 이유로 쫓겨나야 하는 슬픔, 아파도 마음 놓고 병원에 가지 못하는 슬픔, 혼자 외로이 세상을 뜨는 슬픔 등, 이 세상에 이와 같은 슬픈 사연들이 얼마나 많이 있는 것인가?

그 슬픔을 스스럼없이 이야기 하게 하랴 그래야 문제도 풀리고 한이 되지않을 것이다. 어느새 잔인한 달 4윌도 지나가고 있다. 이봄의 아름다움 속에는 어느 누군가에는 분명히 슬픈 사연과 함께 처절한 표정이 섞여 있을 것이다. 그분들과 슬픔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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