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노인 교통안전, 우리가 지켜줘야
기고-노인 교통안전, 우리가 지켜줘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5.10 18:58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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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열/남해경찰서 삼동파출소장 경감
 

이기열/남해경찰서 삼동파출소장 경감-노인 교통안전, 우리가 지켜줘야


며칠 전 한 마을 경로잔치에 참석했다. 마을 잔치치고는 제법 행사를 거창하게 하고 있었고, 그 마을에 살고 있는 95세의 할머니가 장수상을 받고 무척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았다. 몸은 부자연스러웠지만 마음만은 즐거운 모양이다. 그 마을 앞에 나가다 보면 80대 노인들이 경로당에서 놀다가 귀가할 때 대부분 보행기를 1대씩을 밀고 도로를 횡단하거나 도로 위를 다니고 있는 것을 자주 보곤 한다. 그런데 지나가는 차량 운전자들은 속도를 줄이거나 의식을 하지 않은 채 도로를 달리고 있고 도로 갓길에는 풀이 무성해 노인들은 자연히 도로 위를 다닐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러다보니 교통사고 위험성도 있어 보인다.

고령화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65세 이상 노인교통사고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고 그들이 교통 사각지대로 점점 내몰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노인의 보행권은 교통약자 이전에 인간이 누려야할 당연한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거리에 나가보면 여러 형태의 위험요소들이 상존해 있다. 보도 위의 불법주차 차량들, 보도노면의 침하로 인한 구덩이, 무분별하게 설치되어 있는 점자블록, 보차분리가 되어있지 않은 도로, 보도의 적치물 등이 모두 노인의 보행권을 침해하고 있는 요소들이다.

무엇보다도 노인들은 혼자 보행이 불편해 보행기, 손수레 등을 지팡이 대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주위관찰이 소홀한데다 아무렇지 않게 무단횡단을 하는 등 교통법규를 어기는 경우가 많아 노인 보행자의 교통사고 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다. 보행자 사고와 직결되기 쉬운 시설물은 계획 단계에서부터 노인의 특성을 배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노인들은 나이가 들면서 시각이나 청각 등 인지능력과 대처속도가 현저히 떨어져 교통사고에 대한 위험성에 점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

한편, 우리 운전자들은 노인 교통안전에 대해서는 어린이 교통안전 문제와 내용, 방식이 모두 전혀 다르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처럼 학교나 유치원에서 교통에 대한 모의교육을 한다거나 등교 시 봉사단체의 지도, 무단횡단 등을 방지하기 위해 통학로에 가드레일을 설치하는 등 교통시설물을 보강하는 것은 어린이들에게 유효한 방식이지만 노인들에게는 전혀 맞지 않는 것이다.

특히, 노인계층은 적어도 교통사고의 위협을 인지하지 못해 사고를 당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도 행하지 않는 무모함과 알면서도 움직여지지 않는 신체적 불편 등이 교통사고에 더욱 직접적으로 작용한다. 노인보행자에게 “보행기를 밀고 도로를 걸어가는 노인에게 차가 오는데 무섭지 않냐?”고 하면 마냥 “괜찮다”고만 한다. 안전 불감증도 문제이지만 시골에는 도로 옆 보도가 없고 풀이 무성하여 어쩔 수 없이 도로를 다녀야 하는 시설미비에서도 노인들의 안전에 위험요소가 되기도 한다.

노인 보행자 사고 감소를 위해 중앙분리대 설치는 물론, 야광조끼 및 야광지팡이 등을 보급하여 보행자 사고를 줄이려는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함은 당연하다. 앞으로 노인인구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처와 운전자들의 노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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