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치 칼럼-제스처는 누구에게 필요한 것일까
스피치 칼럼-제스처는 누구에게 필요한 것일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5.14 17:58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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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정/최효정 스피치 대표
 

최효정/최효정 스피치 대표-제스처는 누구에게 필요한 것일까


제스처(Gesture)란, 몸의 언어를 통칭하는 말이고 의사소통의 기능 예술표현의 기능을 담당한다.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철학자들은 공적 업무에 관여하는 행동가이자 동시에 연설가여야 했다. 이때 제스처는 수사학의 한 영역으로 연설과 대화의 기술에 꼭 필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역할을 했고, 르네상 스 이후에는 교양인이 지녀야 할 사회적 행동 양식으로 자리 잡았다. 16~18세기에는 회화나 의학적 자료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수사학에서는 제스처가 여전히 중요한 역할로 공식석상에서의 말하기 훈련 방법으로 고착되었다.

그러나 이때부터 제스처에 대한 논쟁은 끊임없이 이어져 오게 되었다. 제스처를 단순히 ‘신호체계로 볼 것이냐’, 아니면 ‘신에게서 받은 영감으로 볼 것이냐’ 하는 문제는 당시 사람들에게 철학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18세기 후반에 이르러서야 “인류학적 관찰 도구로 보는 게 맞다”는 학자들의 요구가 일어나면서 19세기부터 수화 및 언어체계가 더욱 발전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몸에 관한 담론은 뜨거운 소용돌이 속에 있게 된다.

그러던 중에 20세기에 들어서 인류학과 언어학, 심리학 등의 여러 분 야에서 다시금 주요 연구 주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쯤 부터는 제스처가 언어의 주요한 특질로 인정받게 되었으며 여러 각도의 연구들 이 일어나는 분위기가 조성 되었는데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20세기 후반이 되자 ‘몸’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문화적 열풍이 일어나면서 새로운 호황기를 맞게 되었다. 현재, 제스처는 연구 영역마다 새로운 영감을 주고 있다. 물론, ‘몸’을 둘러싼 담론들(이를테면 가벼움과 무거움의 영원한 딜레마·육체와 정신의 우선순위 영원한 딜레마, 육체 몸의 신성화 등)은 여전이 뜨겁고, ‘몸’에 대한 연구는 더욱 진보해 나가고 있다. 21세기의 제스처, 그리고 이후의 제스처는 어떤 역할을 담당하게 될까? 인류의 ‘뒷담화이론’을 몸의 역사로부터 증명하고 있는 이때에 인공 지능 로봇에 마음을 입히고자 하는 지금, 제스처가 사람들의 마음을 잇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연설에서 제스처는 언제 사용될까?

언어의 보조역할과 설명, 표현 일체에 사용된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장면(scene) 하나를 설명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글쎄, 아까 저기, 저 바다 저만치에서 이만한 상어가 출몰한 걸 봤지 뭐예요”

만약, 이렇게 말하는 동안 화자가 단 한 번도 제스처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당신은 위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있을까?

물론, 제스처를 보지 않고도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뉘앙스로 상황을 짐작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목소리에도 제스처가 담겨 있기 때문인데 어조 표현이 좋다면 제스처 이상의 표현력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목소리만으로는 정황상 짐작 그 이상의 정보를 얻는 데에 한계가 있다. ‘저기 저 바다’가 어디쯤을 가리키는지, ‘저만치’가 대략 얼만큼인지, ‘이만한’이 대체 어느 정도의 크기를 말하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기란 쉽지가 않다. 따라서 스피치 상황에서 제스처는 실제를 묘사하고 생생함을 나타내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청중의 이해를 넘어 상황 을 긴박감 넘치게 묘사할 수 있으려면 눈에 보이듯 생생한 스피치를 펼 칠 수 있어야 하고 말이다. 마치 그림의 원근법처럼 음악의 악센트와 같은 것이 연설에서의 제스처라 할 수 있다.

필자가 운영하는 서울과 진주의 최효정스피치아카데미 각 스터디룸에는 전신거울이 설치되어 있다.

학습자가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아야, 청중과 타인에게 자신감 넘치는 제스처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9일 장미대선으로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다. 부디 국민들과 여러방면으로 소통하는 제스처리더십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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