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지리산향기34-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
도민칼럼-지리산향기34-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5.15 18:3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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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지/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

신희지/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


연일 TV뉴스에 잡히고 보내오는 선거 관련 SNS뉴스에 잡히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하던 이야기에 잡혔다가 이제 막 석방된 것처럼 마음이 시원하다. 지난 육 개월 우리 국민들 참 수고하셨다. 변혁, 혁명 이런 단어가 열정을 끌어올리기는 해도 혼란 두려움도 동반되는데 사상자 없이 이런 변화의 토대를 마련하다니 정말 존경스러운 국민이다.

해외에서도 연일 우리의 정권교체 과정에 경이로움을 보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지는 <한국이 전 세계에 민주주의를 어떻게 하는지를 보여줬다>는 기사까지 실렸다니 우리가 스스로를 비하하거나 혹은 우리 국민을 질시하는 타국 언론들이 말하는 ‘냄비 근성’ 운운은 우리를 몰라도 한참 모르는 얘기라고 당당하게 말해도 된다.
이번 대선 때는 경남의 작은 군이지만 우리 하동에도 하동참여자치연대가 있어서 ‘내 지역구는 내가 지킨다’는 슬로건으로 <시민의 눈>팀을 만들어 투표참관인을 모았다. 하동참여자치연대 일원은 아니지만 국민 된 도리로 태어나서 처음 투표참관인을 해봤다. 선관위나 군공무원들이 생각보다 애를 많이 쓰는 모습도 보고 투표참관인은 지역 유지가 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르바이트로 매번 와서 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에 놀라기도 하고 거짓뉴스가 참 많다는 것도 알았다. 내 옆자리의 아주머니는 참관 중에 내게 거짓뉴스를 참이라고 말씀하셔서 투표참관인은 중립적이어야 하는 게 아닌가 나름 마음이 불편했지만 여전히 지역감정의 산물로 무조건을 외치는 일부 장년 세대에게 세상을 바로 보도록 알려주는 책임이 우리에게 있음도 절감했다.

자기가 원하는 이가 당선이 되어서 기쁜 사람도 있고 아니어서 화가 난 사람도 있는 게 세상살이다. 선거에서 승자와 패자가 누가 있겠는가! 대통령이 자기를 밀어준 사람만의 대통령이 아니듯 국민도 미우나 고우나 우리의 대통령이고 잘 하면 잘한다고 격려하고 못하면 잘하라고 말하기도 해야 한다. 이제 우리 안에서 총질은 잠시 멈추고 구한말의 혼란스러운 상황에 처한 대한민국호가 앞으로 어떻게 내달릴지 힘을 보태야 한다. 이것은 전체주의적 사고가 아닌 우리 민족의 앞날을 우리가 짊어지고 간다는 연대의식이라고 봐줬으면 좋겠다.

그 와중에 지난 대선 기간 중 우방이라고 하는 국가에서 우리에게 보여준 모습은 참으로 실망스러웠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아베정권은 수장인 총리 부인 아키에가 자신의 남편 이름을 딴 <아베신조 기념 소학교>를 짓기 위하여 헐값에 국유지를 매각하도록 압력을 행사했거나 혹은 일명 ‘손타쿠문화’라고 불리는 알아서 기는 형태의 권력을 썼다는 증거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 그런 시선을 외부로 돌리기 위하여 끊임없이 전쟁설을 자국 언론에 퍼트렸다. 내부적으로 정치적 분쟁이 있을 때 국가지도자가 대외분쟁을 조장하여 내부 문제를 외부로 돌린다는 조나단 위켄필드(Jonathan Wilkenfeld)의 유명한 관심전환설인 정치술수에 또다시 분노가 일었다. 일제강점기로 우리를 약탈하고 한국전쟁으로 재미를 본 일본이 우리의 전쟁을 은근히 바라는 것은 아닌지 난민이 발생하면 골라서 받겠다는 망언은 용서하기가 힘이 들었다.

미국은 또 어떤가! 북핵 문제가 어제 오늘 일도 아닌데 우리의 대선을 지켜보기보다 어마어마한 군사무기를 갖춘 미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우리 근해로 보냈다는 둥 해서 우리 국민을 불안하게 했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와 유착 의혹을 수사해온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전격 경질하고 측근들이 수사에 개입하려 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정작 자신도 정치권과 학계에서 ‘탄핵론’을 듣고 있다. 이러다 미국마저 자국의 혼란을 외부로 돌리려 북한과의 전쟁설을 들고 나오지 않을까? 심각하게 걱정이 된다. 북한과의 전쟁은 단순히 미국과 북한의 일이 아니고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에서 벌어지기 때문이다.

과연 우방이란 뭘까? 자국의 이익들이 우선인 것은 알겠지만 적어도 우정이란 상대가 어렵거나 나보다 부족할 때 도와주는 것이 아닌가! 저잣거리의 우정도 내가 싫어하는 친구에게 뺏기지 않으려고 조금 양보 해주고 그러는데 하물며 국가 간의 우정이 어찌 이리 얄팍한가! 그러니 우리도 정신 차려야 한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인 나라들 사이에서 우리의 행복을 위하여 우리가 그리 만만한 나라가 아님을 주지시켜야 한다.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우리도 일본이나 미국처럼 자국의 이익을 위하여 좀 합심해보자고 적어도 외부에서 건들면 좀 뭉쳐보자고 감히 당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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