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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성-5월과의 작별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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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8  18: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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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5월과의 작별

계절의 여왕 5월이 깊어졌다. 이른 아침이면 건너편 산에서 “꺼얼 꺼얼” 하고 아침을 깨우는 장끼의 울음소리에 창문을 열면 아카시아의 꽃향기가 감미롭게 몰려온다. 무논갈이를 한 논에서 오는 것인지 고추모종을 옮겨 심은 텃밭의 이랑에서 오는 것인지 야릇한 흙내음도 묻어 온다. 푸성귀들의 내음인지 향긋한 풀냄새까지 뒤섞여서 연하게 향긋하고 지긋하게 상큼하다. 울타리를 타고 오르던 덩굴장미가 햇살을 받아 빛깔이 무척이나 곱다. 아침공기의 싱그러움에 이끌려서 현관문을 나서면 활짝 핀 장미의 영접이 귀엽고도 깜찍하다. 자세히 보면 송이마다 빛깔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 햇살을 정면으로 받은 송이는 빨간 색감이 참으로 영롱하여 귀티가 넘쳐난다. 어떤 송이는 붉다 못해 검은 빛이 나서 자주색이다. 자잘한 송이는 앙증맞게 깜찍하고 마음껏 피어버린 탐스러운 송이는 검은 빛이 감돌아서 정숙한 기품이 오롯이 서려있다. 까치도 5월의 아침이 싱그러운지 짹짹거리는 소리가 카랑카랑한데 참새도 조잘거리며 한 몫을 거든다. 심산유곡에 숨은 듯이 감춰진 두메산골의 풍경이 아니다.

5월의 빛깔이 파랗게 물든 남산자락의 문산읍이다. 월아산과 용두산이 외풍을 막아주며 옛날처럼 살라지만 고층 아파트들이 키 자랑을 하듯이 삐죽삐죽 들어서며 혁신도시인 충무공동을 넘보고 있다. 그래도 영천강을 사이에 두고 푸른 들판이 널려있어 시골냄새가 묻어나는 곳이다. 인정머리 갉아먹는 아파트단지의 쌀쌀맞은 냉기 말고는 흙냄새가 나고 풀냄새가 나며 매캐한 공기가 아니라서 숨 쉬시기도 수월하다. 한낮이면 남산 뻐꾸기는 자동차의 소음을 다독거리며 일상의 고단함을 달래느라 목이 쉬도록 울어준다. 5월의 풍경이다.

TV속의 기상캐스터는 오늘아침에도 미세먼지 ‘나쁨’이라며 외출마저도 자제하란다. 그림 같이 보이던 겹겹의 산들이 언젠가부터 먼 곳에서부터 하나씩 하나씩 시야에서 사라져갔다. 장미꽃 축제며 양귀비꽃 축제가 인근에서도 열리고 있다. 이제는 나들이는커녕 산책마저도 나서지 말고 창문까지도 꼭꼭 닫아야 하는 5월이다. 모두가 황사마스크를 쓰고 나서면 가면무도회장이 따로 없을 게다. 바깥일하는 사람들은 어쩌고 푸른 들판을 마음껏 달리고 싶어 하는 5월의 어린이들은 또 어쩌나. 계절의 여왕 5월을 우리는 정녕 이렇게 보내야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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