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칼럼-소화불량이 반복될 때는 담적병을 의심
한의학 칼럼-소화불량이 반복될 때는 담적병을 의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5.24 18:26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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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소화불량이 반복될 때는 담적병을 의심


최근 TV의 소화제 광고 중에 소화불량이 생겼을 때 젊은 사람들은 마냥 걷거나 굶으면 어느 정도 해소된다는 재미있는 내용이 있었다. 불규칙한 생활패턴과 식습관을 가진 현대인들에게 소화불량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고질병이다. 실제로 의료기관을 찾는 성인 환자의 25%가 소화불량을 호소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소화불량은 주변에서 흔하게 발생 하는 질환 중 하나이다.

하지만 소화불량의 원인은 단순하지가 않다. 일시적인 소화불량이라면 통증을 방치하거나 소화제를 복용하는 정도로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게 되는데, 이 경우 소화불량의 원인이 다름 아닌 담적병일 수도 있다.

담적병(痰積病)이란 한의학에서 글자 그대로 담(痰)이 쌓여있는 것(積)을 의미 한다. 이러한 담적병에 걸리게 되면 위의 외벽이 음식의 독소 때문에 굳거나 붓게 된다. 우리의 위장은 소화 과정을 통해서 우리 신체기관에 양질의 영양소를 공급하고 유해물질을 걸러내는데 담적병에 걸리면 이러한 활동들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게 되고 그러한 결과로 복부 팽창, 역류, 잦은방귀, 어지러움, 명치 통증 등이 발생하게 된다.

담적병은 알아차리기가 힘든 질환 중 하나이다. 대부분의 내시경검사는 위장의 안쪽을 살펴보는 반면 담적병은 위장의 외벽이 굳는 병이기 때문이다.

이 담적병을 자가 진단 방법은 아래와 같다.
<담적병 자가 진단 방법>
-잦은 소화불량, 체기
-가스가 잘 차고, 속이 항상 더부룩함
-잔변감이 있음
-건망증이 심해짐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있음
-안색이 누렇거나 검게 변함
-어깨 결림이 심함
-만성피로가 있고 입 냄새가 심함
-여성의 경우 냉, 질염이 자주 발생함
-명치끝이 답답하고 역류가 잘됨

이중 5개 이상에 해당한다면 담적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위장의 외벽이 굳는 담적병은 식사습관 이 주원인이기도 하다. 음식을 한꺼번에 많이 몰아 먹거나, 빨리 섭취할 경우 음식을 충분히 씹어 삼키지 못하기 때문에 입에서 분해되지 못한 음식물을 위장에서 분해시키기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은 운동을 하게 되고, 또 음식물이 위장에서 마저 분해되지 못할 경우에는 독소를 만들어 담적을 형성한다.

양방에서는 이러한 담적병 증상 치료 시 위장 운동의 불량으로 보고 위장 운동 촉진제, 내장의 진통약물 등을 처방한다. 또 속쓰림으로 인한 상복부 통증을 동반할 경우에는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제산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양방의 치료를 받아보아도 증상이 계속 되는 분들은 자연스럽게 한방치료를 찾아보게 된다.

진피, 감초, 백출은 주로 담적증에 사용되는 약재들이며 오약, 강황, 육두구, 정향 등을 환자의 개인 상태에 따라 가감하여 치료한다. 진피의 경우는 위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고 위액의 분비를 자극하여 위액의 분비를 도와 소화력을 강하게 해준다. 또 감초는 약리적으로 항궤양 작용과 평활근 이완, 통증을 가라앉히며 백출은 체내의 습한 기운을 없애고 건위 작용을 해주기 때문에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해주고 습한 기운이 쌓여 생기는 담적과 각종 소화 장애를 치료하는데 탁월하다.

담적병은 일시적인 소화불량이 아니다. 담적병은 위장의 외벽이 굳어져 온 것이기 때문에 질환이 발견되었을 때 바로 치료를 진행해야 하며 소화불량이 이미 만성화가 되었다면 그만큼 치료기간과 치료방법이 조금씩 달라진다. 소화불량이 지속되거나 담적병이 의심된다면 마냥 걷거나 굶지 말고 가까운 한의원에서 상담을 진행해 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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