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공설공원묘지로 하늘공원 검토’에 반발
함양군 ‘공설공원묘지로 하늘공원 검토’에 반발
  • 박철기자
  • 승인 2017.05.24 18:26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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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군의회 간담회서 공설공원묘지 확장계획 두고 열띤 논쟁

▲ 지난 22일 함양군의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정기간담회 장면
함양군 “구룡묘원 주변 토지매입·민원 등 상당기간 소요”
장지시설 조성계획 구룡묘원 문제점·하늘공원 장점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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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회 “근거가 부족한 기존사업 확장계획 변경 이해 안돼”
사업추진 배경 의혹 제기…시설관리공단 설립도 논란거리  

함양군의회(의장 임재구) 간담회에서 함양군 장지시설(자연장지) 조성 계획을 두고 추진배경에 대한 의혹 제기와 반발,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시설관리공단 설립도 주요 논란거리였다.

군의회는 22일 오전 10시 소회의실에서 의원들과 해당 실과소장이 참석한 가운데 5월 두 번째 정기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선 인구늘리기 지원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 12개안에 대한 보고와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장지시설(공설공원묘지) 조성계획은 의원들의 문제점 지적과 질타가 이어지며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 함양군 지곡면 하늘공원 자연장지 예정지
◆함양군 장지시설 조성 계획 개요
보고에 나선 정대훈 주민행복지원실장은 “현 구룡공설묘원(함양읍 구룡리)이 2018년 소진이 예상된다”며 사업계획을 설명했다. 세부추진계획은 3개안이다. 1안과 3안은 함양하늘공원(함양군 지곡면) 일대고, 2안은 구룡공설묘지 주변이다. 군이 준비한 자료는 구룡묘원의 문제점과 하늘공원의 장점이 뚜렷이 대조 부각된 흔적이 역력했다.

자료에선 1·3안 하늘공원의 공통 장점으로 △경관조망 우수 △기존 시설 활용 가능 등 5가지를 열거했다. 구룡묘원의 경우 두 가지뿐이었다.

또 단점(문제점)으로는 구룡묘원의 경우 △부지 추가 매입 시 (지주가)전체 매입을 요구 △진입로 확·포장, 편의시설 전무 △주민 반발 △연접지 전원주택단지 조성자의 민원 예상 △부지내 유·무연고 분묘 10여기 이장 어려움 등을 지적했다. 하늘공원(1·3안)에 대해선 비교적 간단한 2가지씩만 적시했다.

소요예산으로 하늘공원이 35~36억원, 구룡묘원은 46억원이다. 먼저 부지매입비로 1·3안(각 2만9천㎡)이 각각 7~8억원, 구룡묘원은 9812㎡에 3억원으로 나타났다.

관리동 신축(3억)과 진출입로 개설(3억)·진입로 확포장(3억)·대체진입로(2억) 등 도로관련 8억원은 구룡묘원에만 책정돼있다. 휴게쉼터 신축비용도 구룡묘원만 2억원 많다. 이로 인해 구룡묘원이 총예산에선 10~11억원 더 드는 걸로 산출돼있다.

이를 토대로 보고자료는 “구룡공설묘지 주변은 민원이 산재돼 있어 시설확충에 수반되는 토지 매입과 민원 해소에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늘공원 쪽에 무게를 뒀다.

▲ 함양읍 구룡리에 설치된 함양공설공원묘지 전경
◆질의 나선 의원들…“‘하늘공원’ 집착에 의구심”
먼저 질의에 나선 김윤택 의원은 “군민복지 차원에서 (장지시설 확장에는) 찬성한다. 그런데 지난해 부지매입(구룡묘원 확장 위해 국유지 2만9715㎡ 매입)한 다음 애초 목적대로 할려고 노력해봤나?”라며 구룡묘원 인근의 전원주택단지를 허가해 줬는지 물었다. (잠시 후 기획조정실장이 ‘불법이라서 적법조치해야 한다’고 답변)

이에 김 의원은 “(기존 확장계획에 의해 구룡리에) 이미 땅을 구입해놓고는 목적사업대로 하지도 않고 (또 다른 장소를 매입해 추진한다는 건 그 배경에 대해) 무언가 의심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그는 거창과 함양(구룡) 공설묘지의 도로 사진 두 개를 내보이며 “거창은 (폭이)3.3m에 시멘트 포장이고, 구룡묘원은 5m 이상에 아스콘 포장으로 아주 잘 돼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구룡공원묘지의) 도로가 이렇게 널찍하고 멀쩡한데 새로 해야 한다는 건 무슨 취지인가? 대형버스도 다 다닐 수 있고. 이런데도 도로에 6억을 투자하나? 또 쉼터 조성에 (하늘공원은 3억 책정해놓고 구룡공원은) 5억 든다고 잡아놨는데 근거가 뭔가? (전체 사업비가) 12억 이상 차이 나는데 주민들은 (구룡리는) 비싸서 안된다. 이렇게 생각할 거 아닌가? 의도적으로 (하늘공원 쪽으로) 유도하기 위한 것밖에 더 되나?”라고 추궁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박기정 의원은 “구룡공설묘원 확장문제는 과거 구영복 실장 때부터 확정하고 추진돼왔다. 그런데 왜 갑자기 하늘공원이 공설공원묘원의 대체지로 뜨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국유지를 매입해서 공설묘원을 확장한다고 해놓고 거기는 제대로 진행도 안하면서 갑자기 사업을 변경시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만약 윗선의 지시 등 때문이라면 군민들의 큰 저항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먼저 (하늘공원의 장점으로) ‘고속국도, 국도에서 보여서 홍보효과가 뛰어나다’ 등을 적어왔다. 웃긴 얘기다. 우리 군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설묘원이 외부 홍보효과가 왜 필요한가? 또 자연경관 면에서 보면 구룡리도 좋고, 풍수적으로는 더 좋다는 말도 있다”며 “또 구룡리의 단점으로 ‘민원 발생으로 인한 여러 문제’를 적어놨는데, 이것도 이미 사놓은 국유지 9000평 옆에 있는 심 모씨 땅을 매입하면 된다. 거기 평당 2만원 정도라 2~4억이 든다. 하늘공원 7~8억원에 비하면 엄청 저렴하다. 그런데도 그걸 (구룡리의) 단점으로 적어놨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그는 “주차장, 쉼터, 화장실 등은 양쪽 다 설치한다고 돼있다. 이건 이중비용이다. 결국 군민들 부담 아닌가? 그리고 양쪽 다 조성한다면 집행부에서 주장하는 하늘공원으로 가야 하는 이유의 근거가 미약해진다”며 “그렇다면 구룡묘원의 단점은 단 한 가지, 진입로다. 이에 관해선 김윤택 의원이 지적한 대로 현재 5.5m 폭의 도로 사정이 매우 좋은 상태고, 도로 옆의 배수로를 복개하면 버스 두 대가 교행할 수 있을 정도다. 게다가 우회도로도 하나 완성이 돼있다”고 지적했다.

▲ 하늘공원 전경
또 박 의원은 “구룡리에 조성하는 쉼터는 2억이나 많이 잡았다. 그런데 아까 말했던 심모씨 땅을 사게 되면 비용을 7~8억 정도 더 줄일 수 있다”고 비용 산정의 허점을 지적하고 “또 매입 국유지에는 묘지 말고 쉼터나 관리동 등의 시설물을 설치하면 이모씨 전원주택단지의 민원이 발생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설명한 것만 봐도 지금 보고한 장단점이 허위로 작성됐다는 거다. 제대로 된 근거가 없이 오로지 하늘공원으로 가기 위해서 조작된 서류밖에는 안 되는 거다”라며 부실한 근거에 의거한 사업추진의 문제점과 의혹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정대훈 실장은 “윗선의 지시나 하늘공원에 특정인이 근무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절대 아니다”며 반박했다.

의원들의 지적과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하늘공원에 재직 중인 유성학 의원은 “의구심이란 표현 쓰지 마라”며 “(하늘공원은 관련부지를) 평당 10만원에 (군에) 줄 리도 없다”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대해 박기정 의원은 “하늘공원 측이 땅을 제공할 생각이 없다면 이 사업계획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라며 “공설묘원이 하늘공원에 가게 되면 거기 가는 주대상은 저소득층이다. 이분들은 하늘공원 갈 때마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경규 의원은 “하늘공원 진입로는 사유지인데 공설공원묘지를 사유지를 이용한단 말인가? 장기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다. 구룡공원 옆의 전원주택지를 사들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그러면 비용도 하늘공원에 드는 7~8억보다 훨씬 저렴하게 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함양군 측이 자의적 근거를 들며 군 공설묘지를 하늘공원 쪽으로 유도하고 있는 모양새가 의원들의 지적으로 드러난 국면이 전개됐다. 이에 먼 미래를 내다봐야 할 중대한 군민 복지정책이 충분한 의견수렴도 없이 특정인의 입김이나 의중에 따라 좌우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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