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외면당하는 수리온 헬기
국내서 외면당하는 수리온 헬기
  • 구경회기자
  • 승인 2017.05.25 18:24
  • 1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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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개발 국내 순수 헬기 불구 정부 조달 구매 차별

정비공백없이 1년 내내 운용가능 유지비도 적게 들어


▲ 국산 헬기 '수리온'이 정부 조달 구매에서 외국산 대비 차별적인 입찰 조건을 부여받아 국내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사진은 수리온 경찰청헬기 참수리
우리나라 국민들의 세금으로 개발된 순수 국산 헬기 '수리온'이 정부 조달 구매에서 외국산 대비 차별적인 입찰 조건을 부여받는 등 오히려 국내에서 외면을 당하고 있다.

25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국민안전처 소속 중앙119구조본부가 최근 다목적 헬리콥터 2기를 지난 18일부터 40일간의 공개입찰을 통해 구매하겠다는 내용의 공고를 냈다. 사업기간은 올해부터 2019년까지 3년간이며, 사업예산은 대당 480억원으로 모두 960억원 규모다.

호남과 충청·강원119 특수구조대에 각각 1대씩 배치될 예정인 신형 다목적 헬기는 인명구조와 응급환자의 이송, 화재진압, 장기이식환자와 장기의 이송, 항공수색과 구조활동, 공중 소방 지휘통제와 소방에 필요한 인력·장비 등의 운반에 투입된다.

그러나 1조3000억원의 국민혈세를 투자해 지난 2013년 민관합동으로 개발을 완료한 수리온은 이번 공개입찰에 참여가 불가능하다. 중앙119구조본부가 제시한 입찰조건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수리온은 기본 헬리콥터 구조에 △인명구조 호이스트 △화물인양기 △탐조등 △지상견인바 등의 부속장비가 포함돼야 하는 것은 물론 탑승인원 20인승 이상, 내부화물 적재 무게 1400㎏ 이상이라는 입찰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리온의 탑재중량은 650㎏ 정도로 입찰에서 제시한 최소기준 1400㎏의 절반 정도 수준이다. 그리고 탑승인원도 조종석 2인을 제외하고 12인승 규모다. 이 역시 입찰조건의 절반을 가까스로 넘긴 정도다.

KAI가 중앙119구조본부에 '대형헬기 1대를 운용할 가격에 2대의 수리온을 제공, 비슷한 가격에 총 4대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히 정비공백 없이 1년 내내 운용할 수 있고, 유지비도 적게 든다는 잇점을 설명했지만, 이 역시도 묵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리온 4대를 구매할 경우 운영인력의 수급에 문제가 발생한다는게 중앙119구조본부의 거절이유다.

수리온은 외산헬기들의 횡포를 견딜 수 없었던 우리 정부가 국산헬기 개발에 착수하면서 탄생한 순수 국산 헬기다. 헬기 구매와 운용 유지에 필요한 외화유출을 막기 위해 개발됐지만, 공공기관용 헬기시장 진입에 번번이 실패하고 있는 등 국내시장에서 외면을 받고 있다.

전국 19개 시·도 소방본부 중 수리온을 구매한 곳은 제주소방 1곳뿐이다. 강원·서울·부산소방본부가 공고한 소방헬기 구매입찰 참여조하 하지 못했다. 강원소방본부는 '형식증명 및 성능입증서'를 필수조항으로 넣었다. 서울소방본부는 수리온의 항속거리와 탑승인원 등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것은 물론 방위사업청의 '형식인증'만 취득해 국제기준에 부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수리온을 배제했다.

특히 서울소방본부는 헬기에 정착된 두 개의 엔진 중 하나가 고장났을 경우에도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도록 비행할 수 있는 '카테고리A' 등급을 입찰기준으로 내세웠다. 부산소방본부도 '카테고리A' 등급을 입찰기준에 넣으면서 KAI는 입찰참여에 실패했다.

KAI 관계자는 "수리온은 현재 육군 해병대와 같은 군용을 비롯해 경찰·의무후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며 우리나라 군의 전력과 국민안전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무조건 20명을 태울 수 있는 헬기가 필요하다는 답변만 하고 있다. 도대체 수리온을 배제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수리온 1대를 구매하면 협력업체 일자리 창출은 물론 나아가 산업발전까지 200억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수리온은 많은 대기업과 1·2·3차 협력업체 등이 함께 협력해서 만들어지는 헬기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구경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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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사 2017-05-26 11:03:45
정부 기관들이 배떼지가 부른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