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4대강 보(洑) 효율적 관리에 더 노력하자
도민칼럼-4대강 보(洑) 효율적 관리에 더 노력하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6.11 18:33
  • 14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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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석/합천 수필가

이호석/합천 수필가-4대강 보(洑) 효율적 관리에 더 노력하자


전국 4대강 정비사업의 하나로 건설된 16개의 보가 해마다 여름철이면 녹조 때문에 환경단체 등 일부 국민으로 부터 마치 괴물 취급을 당하고 있다. 이런 주장을 볼 때마다 낙동강과 황강 지역에서 70평생을 살면서 하천생태 변화를 봐온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가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4대강 보는 괴물이 아닌 수자원을 관리하는 귀중한 보고(寶庫)이다.

필자는 안태 고향인 합천에서 1970연대 초부터 25여 년간 토목직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특히 한·수해 등 자연재해 관련 업무를 많이 수행하였다. 공무원 초임 때부터 퇴직할 때까지 일선에서 본 업무에 매달려 고생한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진저리가 쳐진다. 매년 봄부터 초가을까지 갖가지 재해 대책에 너무나 많은 고생을 하였기 때문이다.

합천군 중심부로 흐르는 황강과 하류 지역을 비켜 지나가는 낙동강 때문에 특히 수해에 민감하게 대처해야 했다. 조금만 비가와도 군내 곳곳의 저지대 주택지가 침수되고 많은 농지가 피해를 보았다. 태풍이나 호우 주의보 이상이 발령되면 철야 근무가 일수였다. 폭우가 쏟아지는 밤이면, 동료 직원들과 함께 사무실에 대기하다가 자체 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수방 자재(가마니, 말뚝 등)를 경운기나 리어카에 싣고 강가로 나가 비를 맞으며 둑을 지켜야 했다. 횃불과 손전등을 들고 금방 터질 것 같은 제방 위에서 넘실거리는 강물을 보면서 불안에 떨어야 했다. 비가 100밀리 정도만 와도 합천읍 소재지를 비롯한 곳곳의 저지대 주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고 가끔은 높은 지역으로 피신해야 했다.

그러다가 1988년 황강 상류에 합천댐이 건설되고는 합천읍 소재지 등 상류 지역에서는 수해가 거의 줄었지만, 하류 지역에는 낙동강 물의 역류현상으로 저지대 주택과 농경지 침수 피해가 여전했다. 그 후 20여 년 동안 관내의 크고 작은 하천 정비(제방축조 등) 사업이 많이 시행되었지만 홍수 때 낙동강 물의 역류현상을 근본적으로 막지는 못했다.

그리고 올 같이 가뭄이 심할 때는 관내 하천들이 모두 바짝 말라 물 한 방울 없는 백사장이 되었다.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여 하천을 굴착하고 양수기로 몇 단계씩 물을 퍼 올리곤 하였는데, 가뭄이 심할 때는 아무리 하천을 굴착해도 퍼 올릴 물이 없어 애를 태웠다. 이런 현상은 전국적인 현상으로 많은 국민이 강변에 살면서도 한해와 수해에 속수무책이었고, 그로 인한 피해와 복구에 매년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갔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4대강 정비사업과 보 사업을 한다기에 일부에서 반대 여론이 있었지만 하천 주변의 피해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고생했던 사람으로서 쌍수를 들고 환영하였다. 4대강 정비사업을 한 후 하상이 낮아지면서 하천으로 변해 있던 수천만 평의 농지가 되살아나 옥토가 되었고, 곳곳에 둔치가 생기면서 지역 주민들의 휴식처와 체육시설이 들어섰으며, 매년 천문학적 들어가던 한·수해 복구비도 절감되었다.

그런데 그 많은 옥토가 되살아나고, 그 많은 침수농지가 수리 안전답으로 또 주택 침수지역 주민들의 불안이 사라졌고, 보의 물을 긴요하게 이용하는 너무나 많은 수혜자는 아무런 말이 없고, 하천변 수해를 직접 당해 보지 않았던 사람과 일부 4대강 정비사업을 부정적으로 보던 사람들이 아직도 이 사업 전반에 대해 무조건 폄훼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다. 어떤 일에든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그 단점을 보완해 가며 살아야 한다. 녹조가 발생하면 상부 권역 안에 녹조 발생 원인을 찾아 이를 제거하는 사업부터 하는 게 우선이다. 앞 정부의 업적이라고 그 많은 국민의 세금을 들여 만든 시설을 무조건 유명무실하게 만들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는 모든 분야에 자칭 전문가나 전문집단이 너무 많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이 너무나 한심스러울 때도 많다. 한 가지 예를 들어 원자력 발전소는 위험 때문에, 화력발전소는 미세먼지 때문에, 수력발전소는 자연환경 훼손 때문에 건설도 하지 말고 가동도 중단하라면, 지금 우리가 그렇게 긴요하게 쓰는 전력은 당장 어떻게 생산하자는 건지 묻고 싶다. 국가 정책이나 현안에 반대하려면 반드시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아무 대안 없이 반대만 하는 것은 전문가나 전문집단이 아니다.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일이다.

수자원의 보고(寶庫)인 4대강 보에 대한 편견과 폄훼 의식을 버리고 보다 효율적 관리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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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주 2017-06-14 08:33:36
저도 그게 참 답답했습니다. 1년에 보름 정도 녹조가 있다는데, 그거 제거할 방법을 찾아야지 있는 시설을 없애라 하는게 맞는 것인지.. 현장에 계신 분 목소리를 들으니 이해가 바로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