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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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1.3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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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식/진주 상봉동동 문화위원
요즘 젊은이는 낳아주신 부모나 처갓집 장인, 장모 또는 이웃집 아주머니도 부모로 부르고 있다. 이렇게 부르면 친근감은 있을는지 모르나 언어예절에 잘못된 호칭이 된다. 아버지 어머니는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으로 한 분 밖에 안계신 분을 말하고 어머님은 계모나 아내의 어머니 즉 장모를 높여 부르는 말이다. 그러나 어머니를 높여 부른다고 어머님하면 계모나 장모가 된다. 아들은 부모를 아버지 어머니라고 부르지만 며느리는 어머님 아버님으로 존대한다. 며느리는 시부모에게 친근감 보다는 존경심을 앞세워야 하는 까닭에 꼭 ‘님’자를 붙인다. 그러나 남들 앞에는 시어머님 시아버님 하고 호칭하지만 직접 대하여 말할 때는 시(媤)자를 쓰지않고 어머님 아버님이라고 불러야 어법에 맞는 말이다.

그리고 여자가 혼인하여 출가하는 것을 ‘시집간다’고 한다. 간다에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뜻이 담겨있다. 따라서 여자가 시집갔다는 것은 영원히 시댁사람이 되었음을 말한다. 그렇지만 남자는 ‘장가간다’고 하지 않고 ‘장가든다’고 해야 옳다. 여자처럼 출가하는 것이 아닌 까닭이다. 장가 간다는 말은 남자의 출가를 말하며 곧 데릴사위로 친가를 영원히 떠나가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남자가 출가하는 경우는 세가지 뿐이다. 승려나 신부가 되기 위해 집을 나서든지 양아들로 입적할 때 아니면 데릴사위 뿐이다.

낱말을 잘 골라 써야 한다. 대표적인 실례로 미망인(未亡人)은 가부장제도 때 쓰던 말로 남편이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죽지 않고 아직도 살아 있는 못된 여인네라는 의미이다. 그런데도 요즈음에는 과부의 높임말처럼 쓰이고 있다. 미망인보다는 부인이라는 호칭이 오늘에 맞는 말이다. 마님을 지체(分限)한 높은 부인을 높이어 일컫던 말이다. 대감마님, 안방마님, 영감마님 등 지체 높은 상대를 호칭하는 존대의 뜻으로 쓰기도 했다. 마나님은 나이 많은 부인을 높여 부르던 말이다. 마누라는 요즘 아내를 허물없이 일컫거나 중년 여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전략했으나 실상은 몽골말이다.

남자 벗끼리 서로 부르는 부름말은 벗이 되기에 몇 가지의 조건이 있다. 살아가는 길이(人道) 서로 같아야 하고 서로 사이의 나이가 여덟 살 안에 들어야 하고 나이 많은 쪽이 먼저 허락해 주어야만 벗이 되는 것이다. 벗이 되기에는 이르지 못하나 친구가 되는 사람은 많이 있게 된다. 벗 끼리 부르는 부름말은 자(字)나 호(號) 또는 이 사람이 되기도 한다. 친구에 대한 말하기가 벗에 대한 말하기와 비슷하나 벗보다 삼가 조심하여야 하고 바로 잡아주는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고 고마워하며 부애를 내는 사람이 친구이다. 무심하게 한말이 상대에게 욕이 되고 실례가 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잘 알고 말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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