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우리 사회 적폐를 진정 척결하려면
도민칼럼-우리 사회 적폐를 진정 척결하려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6.28 18:2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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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석/합천 수필가

이호석/합천 수필가-우리 사회 적폐를 진정 척결하려면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지 2개월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 국무위원 등 고위 공직자 임명이 한창이다. 그들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여야가 치열한 싸움을 하면서 정국이 매우 시끄럽다. 정권이 바뀌고 고위공직자를 임명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왜 우리나라에는 흠결 없는 훌륭한 분이 이렇게 귀할까 하는 생각을 한다.

특히 문재인 정권의 장관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더욱 그러한 마음이 들어 깊은 자괴감이 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사회 적폐 척결을 가장 큰 공약으로 제시하였고, 고위공직자 임명 배척 5대 원칙도 발표하였다. 지금까지 장관 후보자 중 단 한 사람도 그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사람이 없는 것 같은데 여러 이유를 내세우며 장관 임명을 강행하고 있는 것 같다.

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적폐 척결’ 공약을 보면서 처음에는 많은 기대를 걸었다. 그런데 당시 문 후보가 지향하는 적폐 척결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정치권 적폐를 배제하고 있어, 본지를 통해 “국회 적폐 척결이 가장 시급하다”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한 적이 있다. 그 주 내용은 국회의원 개개인이 투철한 준법정신을 가지고 국민의 모범이 되어야 하고, 그 막강한 권한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 대해 감시 감독을 철저히 하면 우리 사회의 적폐가 없어진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국회 해산권마저 없애버리고 무소불위의 권력이 되어 국가와 민족의 앞날은 뒷전이고 정당은 정권 야욕에, 의원들은 차기 공천에만 혈안이 되어 있을 뿐 아니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국회의원으로 당선만 되면 온갖 특권을 누리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 적폐의 근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한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진리이다. 이러한 진리를 덮어 둔 채 우리 사회 적폐 척결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너무나 무시하는 작태이다.

이번 여러 청문회를 보면서 후보자 대다수가 너무 뻔뻔스럽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많은 흠결을 가진 후보들이 한 사람도 처음부터 국민에게 진솔히 사과하고 용서와 양해를 구하는 사람은 없고, 모두 온갖 변명만 늘어놓았다. 대한민국의 최고위 공직자가 되겠다는 사람들이 국민을 바보로 보지 않고야 이럴 수는 없는 것이다.

특히 법무부 장관 후보자라는 사람은 악랄한 사기꾼보다 더한 잘못을 저질러놓고도 온갖 변명을 하다가 결국 스스로 사퇴했다. 그래도 ‘이 사람은 양심이 있구나’ 싶었는데, 사퇴하면서 한 말이 더 한심한 생각을 하게 했다. 장관 후보는 사퇴하지만 현 정권을 도우며 사회 개혁에 이바지하겠단다. 지금까지 사회의 지탄을 받을 사고(思考)로 살아온 사람이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직도 자기의 과거 처신에 대해 진정한 양심의 가책도, 반성도 없는 사람 같았다. 정말 가소롭고 불쌍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번 청문회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이 하는 짓이 더욱 가관이다. 여당 국회의원 4명이 장관으로 등용되는 과정에서는 너무나 과분한 관용을 베풀었다. 국회의원 5년 동안 교통법규를 62회나 위반했다는 사람도 슬쩍 청문 채택을 하여 이 나라의 교육 수장으로 만들었다. 그 사람이 앞으로 어떤 얼굴로 교육 현장에 나다닐지 궁금하다. 필자는 이 후보자의 위법 사실이 밝혀졌을 때 ‘양심이 있는 사람이면 장관 후보는 물론 국회의원직도 스스로 사퇴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62회나 교통법규를 위반한 것 자체도 큰 문제이지만, 이보다 더한 것은 그동안 얼마나 권위의식을 가지고 대한민국의 법을 우습게 보았느냐는 것을 바로 보여준 것이다. 이런 행위는 자기들이 만든 법을 지키며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는 많은 국민을 모독하고 경시한 것으로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여야 국회의원들이 그러한 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 것 같아 더 큰 실망을 하였다. 이는 모두가 그와 같은 생각으로 사는 사람들임을 증명한 것이나 다름없다. 같은 의원으로 아무리 제 식구 감싸기를 한다고 해도 분수가 있어야 한다. 통제 불능이자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국회, 우리 사회 적폐의 근원지가 국회라는 종전의 생각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 같다. 국회 적폐 척결과 함께 새로 임명하는 국무위원도 적폐에 싸여 있지 않은 참신하고 훌륭한 사람이 선정되어야 우리 사회 적폐를 진정 척결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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