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마음을 비우는 커피 한잔
진주성-마음을 비우는 커피 한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7.17 18:2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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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마음을 비우는 커피 한잔


술이라 하니 자다가도 일어나 마셨고 들고 지고 가지 못해도 배어 넣어서는 갔었다.

밥을 굶어도 술은 굶지 않았고 추우면 추운대로 독주를 마시고 더우면 더운 대로 시원한 술을 마셨다.

스트레스를 넘어선 고민의 생각이 깊어지고 해야 할 일이 많아지면서 당연히 한 잔 술잔에 손이 갈 것 같았는데, 어느날부터 진한 커피나 1리터 이상씩 차를 들이키고 있었다.

요즘처럼 푹푹찌는 여름철엔 시원한 맥주 한잔의 짜릿한 느낌이 좋을 법도 하지만 마시고 난 뒤의 더부룩함과 알코올의 느낌이 점점 싫어지기 시작한다.

술이 무조건 나쁘다는 건 아니다.

맛있는 한 잔의 술과 함께 맛있게 취했다면 세상 모든 게 아름답고 취함의 몽롱함이 주는 행복함의 시간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을 것이다.

맛있는 술을 너무 좋아한 필자가 커피와 막걸리를 접하지 못했다면 아마 젊은 나이에 알콜성 중증 치매환자로 진단 받을 수 도 있을 것이다.

일이 너무 많고 스트레스가 가득한 날은 취함의 술보다는 시원한 얼음가득 넣은 진한 커피한잔 해보길 권한다.

취해서 내일 미루는 마음의 편안함 보다는 진한 커피 한잔으로 마음을 다스리고 마무리 하는 편이 훨씬 나을 것이다.

두달 전 많은 고민으로 선배에게 자문을 구하니 ‘마음에 가진 것을 내려 놓고 자신을 볼 수 있도록 해라’라고 했다.

한달간 스스로 내려놓음에 갈등에 생각에 고민을 하다가 어느 날 느티나무 아래에서 미지근한 바람을 맞으며 한잔 들이키는 커피에서 마음이 편해짐을 느끼게 되었다. 정신은 더욱 맑아지고 스스로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여유와 욕심이 없어지면서 내 주변의 사람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일하는 종업원이나 자식들 그리고 사랑했던 사람들까지…

힘들다고 술병만 들고 있었다면 지금까지도 무거운 마음을 정리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점점 뜨거워지는 여름날에 시원한 맥주보다는 몸도 마음도 여유가 생길 수 있는 따뜻한 차 한 잔이나 짙은 아이스 커피 한잔 마시자.

아무래도 여름엔 아프리카 대륙의 뜨거운 태양아래에서 잘 익어 신맛,쓴맛이 훌륭한 예가체프나 케냐 커피가 맛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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