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믿음과 인간의 행복
칼럼-믿음과 인간의 행복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7.17 18:27
  • 15면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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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믿음과 인간의 행복


내세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서로 수천 년 동안 끔찍한 전쟁을 벌여온 이유는 무엇인가? 세상의 범죄를 억제하는 것은 내세에 대한 믿음이 아니라, 현세의 법률 ‧ 관습 ‧ 문화 ‧ 양심이다. 세상의 전쟁을 억제하는 것은 힘의 우열과 손익계산과 보복의 위험이다. 내세는 죽은 다음에 올 일이요 신의 응징은 언제 올지 모르는 일이니, 둘 다 더디고 기약 없는 일이다. 종교인이 전쟁을 일으키는 이유는 현세의 국제정치적인 구도나 개인의 세속적인 철학과 이익추구 때문이었으며, 내세에 대한 믿음이 전쟁을 막지 못했다. 오히려 역사적으로 보면 종교인들이 전쟁을 더 즐겼다는 증거도 있다. 즉 신의 이름으로 전쟁을 벌였다. 유럽기독교인들은 일말의 양심의 가책도 없이 아프리카인들을 노예로 만들었고 남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을 잔인하게 학살했다. 그들은 이들의 창조를 하나님의 실수라고까지 믿었다. 내세에 대한 믿음은 인간의 탐욕, 특히 집단적인 탐욕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지금 유럽이 역사상 최장기간인 근 70년간의 평화를 누리는 것은 내세에 대한 믿음의 덕이 아니다. 유럽공동체(EU)라는, 종교가 멸시해온 ‘돈’이 엮은 ‘경제적 결속’이 낳은 평화이다. 결코 내세에 대한 믿음이 낳은 평화가 아니다. 현재 유럽인 중 무신론자 비율은 역사상 최고수준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종교 인구수와 평화는 반비례한다. 내세를, 그리고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인들이 2천 년 동안 자기들끼리 수없이 전쟁을 벌여온 이유는 무엇인가? 유대교에 뿌리를 둔 같은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 ‧ 회교 ‧ 유대교가 서로 죽이겠다고 지상을 전쟁으로 어지럽혔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중세유럽 기독교가 회교를 상대로 벌인 200년에 걸친 8차례의 십자군전쟁과, 20세기에 회교도와 유대인들이 벌인 4차례 중동전쟁이다. 이스라엘을 지원한 미국을 응징하기 위해서 중동 산유국들이 일으킨 오일 파동으로, 수천 년 묵은 가난을 벗어나고자 허리띠 졸라매고 일하던 대한민국은, 하마터면 부도가 날 뻔했다. 같은 알라를 믿는 회교국가인 이란과 이라크는 8년 동안 화학무기까지 동원하여 형제 모슬렘들을 살육하며 죽기 살기로 전쟁을 벌였다. 같은 회교이지만, 한쪽 집권세력은 시아파이고 다른 쪽은 수니파이다. 지난 70년 간 가장 전쟁을 많이 벌인 국가는 전 세계에서 가장 종교적인 국가인 미국이다. 베트남전과 두 차례의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쟁을 일으켰다.

내세에 대한 그리고 하나님에 대한 믿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생명과 삶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다. 인간을 잡아먹는 것은 동물들이 아니라 같은 종(種)인 지배자들이다. ‘신약’에서 예수님 말씀처럼 백합처럼 들판에서 홀로 하나님의 보살핌 아래 조용히 살려 해도, 지배자들은 득달같이 쫓아와서 세금이란 명목으로 빼앗아간다. 현대적으로는 월스트리트로 대변되는 ‘아무리 먹어도 배가 고픈’ 금융권력자들과 부패한 정치인들과 관료들이다. 내세가 있다고 믿는 종교인이 인구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한민국이 전 세계 최고의 자살률을 자랑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우리나라의 자살자 중 노년층이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는데, 이는 노년층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의 부실에 기인할 가능성이 있다. 자식에게 투자하느라 남은 재산이 없지만 자식으로부터 그만큼 보답을 받지 못하며, 그렇다고 달리 보상받을 곳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 문제는 내세와 전혀 관계가 없는 국가적인 경제력과 제도의 문제이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국가적인 부와 공정한 분배제도이며 그 다음이 종교이다. 즉 정치제도와 경제제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백 가지 종교가 무효이다.

이슬람 자살폭탄 테러범들처럼 빨리 내세의 행복을 누리려고 자살하는 것이라면, 내세에 대한 믿음이 오히려 자살을 부추기고 있다. 내세를 믿는 사이비종교인들의 집단자살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미국의 인민사원, 와코(Waco)의 다윗지파, 일본의 옴진리교, 우리나라의 오대양 사건 등이 있다. 내세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벌인 집단자살의 사례가 있었는가? 오히려 ‘단 한 번뿐인 삶’이라는 생각이 자살을 억제할 수 있다.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신이나 내세나 종교가 아니라, 지금 여기서의 우리의 깨인 마음(지성)과 의지와 행(行)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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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 2017-07-18 14:51:04
종교 때문에 세계 여러 곳에서 전쟁과 테러가 발생해서 엄청난 문제가 있다.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종교가 합리적으로 변해야 하고 그러려면 과학이 종교를 올바른 길로 안내해야 한다. 종교가 잘못된 것은 과학 자체에 오류가 많아서 과학이 종교의 모순을 명쾌하게 밝혀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산 2017-07-18 14:51:38
철학은 본질을 탐구하고 과학은 현상을 연구한다. 그래서 그들이 다른 길로 가고 있지만 계속 전진하면 결국 만나야 한다. 왜냐하면 본질을 발견하면 현상을 이해하고 반대로 현상을 이해하면 본질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의 원리를 모르면 올바른 가치도 알 수 없으므로 과학이 결여된 철학은 진정한 철학이 아니다.

이산 2017-07-18 14:52:08
과학을 탐구하는 중요한 수단은 실험 계측과 수학 계산인데 그 2가지 수단에서 모두 오류가 발생하므로 과학 이론에도 흠결이 존재한다. 하나의 이론이 올바르다면 우주의 탄생과 운행을 모두 설명할 수 있으므로 다른 이론이 필요 없는데 고전물리학과 현대물리학이 상호보완하면서 공존하는 이유는 두 이론에 모두 흠결이 있기 때문이다.

이산 2017-07-18 14:52:46
노벨상을 받을 만한 혁명적인 이론으로 우주의 원리와 생명의 본질을 새롭게 설명하면서 기존의 과학 이론들을 부정하는 책(제목; 과학의 재발견)이 나왔는데 과학자들이 침묵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침묵하지 말고 당당하게 반대나 찬성을 표시하고 기자들도 실상을 보도하라! 이 책은 중력과 전자기력을 하나로 융합한 새로운 이론으로 우주의 모든 현상을 명쾌하게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