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열며-경청을 위한 듣기와 말하기
아침을열며-경청을 위한 듣기와 말하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7.23 18:2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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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

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경청을 위한 듣기와 말하기


경청이란 ‘상대의 말을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전달하고자 하는 말의 내용은 물론이며, 그 내면에 깔려 있는 동기(動機)나 정서에 귀를 기울여 듣고 이해된 바를 상대방에게 피드백(feedback)하여 주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중요한 기법이다’라고 백과사전에서는 말하고 있다.

그리고 요즈음엔 경청에 대하여는 많은 책들도 나와서 나름대로의 경청의 방법이라든지 경청의 단계, 혹은 경청이 잘 안되는 경우 등을 말하고 있다.

요즈음의 사회는 남의 얘기는 잘 안 듣고 자기만의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경향이 많다. 그것은 남의 사정을 내 알바 아니고 나의 생활만 내 마음대로 하면 된다는 사고가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 아닐까?

얼마 전에 인터넷에서 보았던 이야기다. 아파트에서 있었던 층간 소음의 일종인데 윗층에 사는 사람이 유기견을 몇 마리 키웠던 모양이다. 아마도 오갈 데 없는 개를 데리고 와서 키웠는데 여름이다 보니 모든 집이 창문을 열어놓고 지내고 있었다. 그래서 개들이 짖는 소리에 아래층 사람은 스트레스에 많이 시달렸다고 한다. 윗층에 사정을 말하고 어떻게 해달라고 했지만 윗층에 사는 사람도 별도리가 없었던지 서로간의 입장차이만 전달되고 해결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아래층 사람이 법에 해결을 요청했는데 경찰서에서도 해결을 할 법적 근거가 없어 개의 소리를 없애는 방법으로 목을 수술하면 어떻겠느냐? 개를 내 보내면 어떻겠느냐?는 등 다양한 방법을 서로가 모색했지만 해결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평소에 서로간에 가까운 유대감이 없어서 더 그랬는 것은 아닌지…

나는 해마다 학생들을 교장실에 오게끔 해서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작은 학교라 한 반이 한 학년이고 학생 수도 제일 많은 반이 15명 정도라 교장실에 수용이 충분하다. 나의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등을 들려주기도 하고 학생들의 얘기도 돌아가면서 하게끔 한다. 그런데 얘기를 잘 하는 학생은 자기의 생각을 말로써 잘 이야기 하는데 그렇지 못한 학생들이 간혹 있다. 그리고 그런 학생들을 잘 살펴보면 생각을 오래 한다. 기다려주면 어떻게든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다른 학생이 그 학생을 대변해서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그 아이의 생각도 없어지고 말할 기회도 놓쳐버려서 옆에 있는 학생의 얘기를 그대로 읊어 버리고 만다. 그리고 몇몇의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이 이야기를 하면 잘 듣지 않고 옆에 있는 학생과 이야기를 한다든지 아니면 장난을 치곤 한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고, 듣기 말하기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까닭이다. 좋게 알아듣기 쉽게 이야기를 해서 다른 학생이 이야기를 할 때는 조용히 듣는 방법을 말해주고 다시 이야기를 시작해도 얼마 가지 않아서 또 다시 그 습관이 나타난다. 기본적인 듣기와 말하기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한다.

얼마 전 토요일에 점심을 먹기 위해서 식당을 찾았는데 커다란 홀에 손님이 꽉 찼었다. 가족끼리 혹은 모임으로, 등 등 많은 사람들이 맛있게 점심을 먹고 간혹 반주도 곁들이고 있었다. 모두가 화기애애한 모습이 보기가 좋았다. 하지만 얼마나 시끄럽던지 귀를 막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같은 모임에서도 끼리끼리 이야기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하다가 보니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듯 했다. 조금씩만 작은 소리로 한 꺼번에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면 어떨까 하는 마음을 가져 보았다.

어떤 모임이나 어떤 장소에서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하고 수긍할 데는 수긍하고 비판할 데는 비판하는 그런 습관을 가진다면 질서 잡힌 모습을 볼 것 같다. 어릴 때부터 듣기와 말하기는 그래서 중요한 기본생활 습관이 되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참된 경청의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듣기와 말하기를 잘 익혀서 습관화 시켰으면 좋겠다. 조금 더 나은 우리들의 사회 모습을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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