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섭법(四攝法)
칼럼-사섭법(四攝法)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8.08 18:10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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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사섭법(四攝法)


우리 사회는 학벌이 곧 권력이자 신분이 되어왔다.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다보니 같은 지역출신의 좋은 학벌이면 기득권 세력에 편입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이었다.

반면 타 지역 출신의 낮은 학벌 자들은 능력과 관계없이 불이익과 차별로 소외당하며, 열등감과 패배의식의 심리적 압박을 느끼며 한 가랑이에 두 다리 집어넣을 듯 서둘며 아무리 노력을 해도 같은 배타고 한마음이 되어 차별심리로 뭉친 그 벽이 두껍기만 하였다.

그로 인하여 극심한 양극화와 사회갈등의 불신이 팽배해져 오게 된 것이다.

이건 우리가 바라는 사회모습이 아니었다. 그동안 좋은 학벌을 취득한 특정지역 소수의 사람들이 사회적 권력과 재화와 명예를 독점하게 되어온 것이 국가적 불행으로 이어졌다.

우리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고, ‘행복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들이다. 때문에 어떤 사람도 가볍게 보는 일이 없어야한다. 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날 때는 귀여움과 축하를 받으며 태어났지만 분별과 차별 속에 힘들게 살다가 어느 날 홀연히 저승길로 떠나게 된다.

만약 사람이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난다면 애써서 착하게 살아야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죽음은 끝이 아닌, 새로운 삶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살면서 선행을 쌓아야한다.

서로의 화합으로 모든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상호 도움 속에 착하게 살아가자.

인간은 매 생마다 몸을 바꾸며, 그 육신을 바꾸는 주체는 마음이다. 마음은 변함없는 영원한 자기 것이다. 전생에 닦은 마음이 현생으로 이월되어 왔고, 현생에서 닦은 마음은 내생으로 정확하게 이월된다. 그래서 우리의 행복이나 불행, 내일의 운명까지도 오늘 자신의 마음 씀씀이가 결정짓고 있다. 그래서 마음을 곱게 쓰며 살아가야 하는 이유다.

잡초 다 뿌리 뽑은 논도 없고, 도둑 다 잡은 나라도 없다지만 아직도 일부 지도자들 중에는 국민을 만만하게 보고, 멋대로 언행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약자들을 억압하다가 국민의 신뢰를 잃고, 비 맞은 장닭처럼 초라한 모습으로 법정을 드나들고 있다.

충신이 천명이면 역적도 천명인걸 명심하고, 바른 마음으로 좋은 인연 많이 맺어나가자.

불가에 사섭법(四攝法)이 있다. 첫째, 남에게 베푸는 보시섭(布施攝). 둘째, 남을 이롭게 하는 이행섭(利行攝). 셋째, 남에게 사랑스런 말을 하는 애어섭(愛語攝). 넷째, 남들과 함께 어울려서 일하는 동사섭(同事攝)이다. 바보들은 첫째, 제 이익만 챙기고, 둘째, 남에게 손해를 끼치며, 셋째, 남을 향해 거친 말을 사용하며, 넷째, 자기들끼리만 뭉쳐서 일한다.

이런 행위를 반복하다가는 결국, 하품에 딸꾹질에, 곤란만 몇 곱으로 겹치게 된다.

잘못된 사고와 생활습관을 개선하자. 제 잘난 척 과시하는 어리석은 마음도 청산해나가자.

사섭법 중 애어섭(愛語攝)은 대단히 중요하다. 거친 말투로는 세상을 바로 세울 수 없다.

말이 거친 것은 심성이 거친 것이며, 자비심이 없다는 증거이다. 자비심 없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지도자의 언행은 국가적 갈등의 불을 끄는 물의 역할을 할 수도 있고, 그 골을 더욱 패이게 하는 불을 집히는 불씨가 될 수도 있다.

말을 다듬는 것은 생각을 다듬는 것이고, 생각을 다듬는 것은 행동을 다듬는 것이다.

부드러운 언행으로 주위를 감싸줄 때 많은 사람이 모여들고 협조자가 나타난다.

한날한시에 난 손가락도 길고 짧다. 서로 다른 사람들과도 협력을 해야 발전한다.

미워하는 마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고, 결국 자신도 그 피해자가 된다.

과거를 참회할 줄 알면 장부의 기상이 있고, 우겨대면 더 큰 허물을 쌓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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