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존중의 학교 문화
상호 존중의 학교 문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2.07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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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렬/경남과기대 교양학부 교수
지난 6일 정부가 학교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학교 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상당히 고무적인 내용의 발표였다. 담화문에서 김황식 국무총리는 “학교 폭력 근절의 열쇠는 직접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쥐고 있다”며 “교권 강화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를 바라보는 한국교총과 전교조는 서로 다른 입장을 표명하였지만 우선 이러한 대책이 발표된 것만으로도 정부의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한 확고한 의지를 확인하는 진일보한 조치라고 본다. 차후 학교-학부모-교사가 만들어야 할 ‘학교생활규칙’에 어떤 내용들이 포함될지는 미지수지만 모든 사람들이 학교 폭력을 해결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타당한 내용들을 담을 수 있으리라 본다.


학교의 주체가 누구이건 간에 학교는 즐겁고 행복한 장소여야 한다. 하루의 모든 일과를 학교에서 보내는 교사는 물론 학생들도 즐겁고 행복한 장소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아직 학생들에게는 권한이 없어 보인다. 물론 학부모가 대변할지는 몰라도 학생들도 참여의 주체가 되어 자신들이 생활하는 곳인 학교의 ‘학교생활규칙’을 만듦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즐겁고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방법은 여러 수십 가지가 되겠지만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상호 존중’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상호 존중이라는 것은 학생과 학생간, 학생과 교사간, 교사와 교사간 그리고 교사와 관리자(교감, 교장)간이 될 것이다.

첫째, 학생과 학생간의 존중이다. ‘존중(尊重)’의 사전적인 뜻은 ‘소중하게 여김 또는 소중하게 여겨 받드는 것’으로 정의 된다. 동급생과 동급생, 상급생과 하급생이 서로 소중하게 여길 때 과연 학교 폭력이 있을 수 있겠는가. 따라서 가정과 학교에서 자신의 동생처럼, 형처럼, 누나처럼 믿고 따를 수 있는 실제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둘째, 학생과 교사간의 존중이다. 요즘 학생인권조례 등이 많이 회자(膾炙)되고 있다. 학생도 학생에게 맞는 인권이 있고, 교사 또한 교사로서 인권(교권)이 있기 마련이다. 서로의 불가침의 영역은 존재할지라도 서로에 대한 이해의 부족으로 사제지간(師弟之間)에 불미스러운 일들로 자주 매스컴이 소란스럽다.

셋째, 교사와 교사간의 존중이다. 학교의 여러 가지 사정에 따라 성별, 연령별로 다양한 구성원이 존재하는 곳이 학교 현장이다. 따라서 개인의 성향과 교육관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지도하게 마련이다. 이러한 다양성이 인정되지 않고,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없다면 학교 생활 자체가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불신과 불만이 가득 차게 될 것이다.

넷째, 교사와 관리자간의 존중이다. 교사는 교사답게 학생 지도에 충실하고, 관리자는 관리자답게 학교의 전체적인 행정 관리와 장학에 힘써야 할 것이다. 즐겁고 행복한 학교의 첫 출발은 상당한 부분 교사와 관리자간의 존중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집에서는 부모가 그러한 역할을 해야 하듯이 학교에서는 관리자가 존중의 마음으로 교사를 대한다면 늘 즐겁고 행복한 학교가 될 것이다. 교사가 즐거워야 그 속에서 하루 종일 서로 부대끼며 생활하여야 하는 학생들도 즐거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바로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것으로만 평가하기 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즐겁고 행복함’을 평가의 한 영역으로 만들어 적용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학생에게) “학생이 다니는 학교는 즐겁고 행복한 곳이라고 생각합니까”
(교사에게) “당신이 근무하는 학교는 즐겁고 행복한 곳이라고 생각합니까”
(관리자에게) “당신이 관리하는 학교는 즐겁고 행복한 곳이라고 생각합니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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