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농협 구제역 벌써 잊었나
함양농협 구제역 벌써 잊었나
  • 거창/이종필 기자
  • 승인 2012.02.08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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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필/제2사회부 부장(거창)
함양농가를 위해 존재해야 할 함양농협이 단순 이득에만 치우쳐 어처구니 없는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지난해 구제역이 발생해 엄청난 피해를 입은 충북 음성군의 한 농장과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두 지역에서 하루 수회에 걸쳐 수 천톤의 축산 분뇨퇴비를 들여온 것이다. 이들 축산분뇨퇴비를 판매를 목적으로 그대로 야적하고 있어 잠시 소강상태에 있는 구제역 악몽을 함양 관내에서 다시 깨어나도록 하는 듯 해 군민들의 걱정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또, 지난 4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괴질로 인해 포천시 일대에서 지난 6개월간 모두 300여 마리의 소를 폐사했으며, 한 한우 농가는 한 달 새 소 80마리 가운데 절반이 죽어나갔다고 밝혀졌다. 인근 영북면과 연천군에서도 소 폐사 신고가 잇따르면서 괴질 공포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농가의 입장에서 원인균 유입을 막는데 앞장서야 될 농협이 오히려 작년 구제역이 발생해 엄청난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수 천톤의 축산 거름을 가져와 방대한 지역으로 판매를 한다는 것은 만약에 있을 병균 유입이나 농민불안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농협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듯 보여 지역 주민들의 원망을 듣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구제역 발병으로 인해 전 국민이 한바탕 몸살을 치르고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어 청정 지역들을 지켜낸 일이 무색하게 함양 농협의 이같은 행태는 오히려 병균을 유입시키는 꼴이 되고만 것이다.


군민들은 농협이 그런 일을 자행했으리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분위기이며 만약 작년 구제역 발병지에서 가져온 축산분뇨가 있다면 하루 빨리 방역하고 철저한 조사를 해 청정 함양을 지켜내야 한다는 분위기다. 함양농협 친환경사업소는 음성군 삼성면 외에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두 곳도 정확히 밝히고 하루 빨리 국민들을 구제역 공포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이미 일이 벌어졌다면 정확히 공개하고 하루 빨리 수습대책을 세워야 할 농협이 축산분 유입처가 밝혀진 한 곳을 제외하고는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듯 하다.


지난해 엄청난 국가적 수고 끝에 간신히 막아낸 구제역 창궐이 어쩌면 함양에서 다시 시작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겠는가. 한사람의 얄팍한 결정이 엄청난 국가적 손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난해 발생했던 구제역으로 인해 전국 소·돼지 320여 만 마리가 살처분 되었으며 그에 따른 보상금이 8000억에 육박하고 환경 경제피해액은 3조원을 넘을 걸로 예상되어 혹시라도 소강상태에 있는 구제역이 다시 발생할 경우 구제역 발병지에서 가져온 엄청난 가축 분뇨거름이 그 병균의 이동경로가  되어 함양을 비롯한 경남 전체에 엄청난 피해로 다가 올 수 있다는 점에서 관계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대책수립이 필요하다.


지난해 4월 이후는 구제역이 발생되지 않았고 가축에게 백신접종과 예방 및 소독을 하고있다면 90%는 구제역을 안심할 수 있다고는 하나 돼지의 경우 구제역균의 잠복기가 한 달 여이지만 소의 경우는 무증상 보균기간이 3년까지로 알려져 소량의 균이라도 유입이 됐다면 엄청난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한 일이다. 누구나 잘못된 판단으로 잘못된 일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농협이 그 잘못을 덮으려고만 한다면 작년처럼 엄청난 국가적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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