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탁현민 기획·연출에 박수치는 국민들
칼럼-탁현민 기획·연출에 박수치는 국민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8.31 18:3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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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균/칼럼니스트·중용의 리더십 연구소 소장

이태균/칼럼니스트·중용의 리더십 연구소 소장-탁현민 기획·연출에 박수치는 국민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파면 이유는 대통령이 헌법을 준수하지 않고 국정을 최순실이라는 사인과 같이 농단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철저한 준법정신과 도덕성을 제일화두로 출범했지만, 문재인 정부에 성의식이 비뚤어진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이 임명된지 4개월이 되어가지만 언론과 여론의 집중포화에도 불구하고 한때 사직을 검토한다는 말이 나돌기만 했지 아직도 문 대통령의 신임속에 재직 중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공약에서 인사탕평책을 실천해 유능한 인재를 지역 차별없이 골고루 등용함으로써 지역차별을 없애고 특히 5대 적폐 청산 대상자는 어떠한 공직에도 임명하지 않겠노라고 굳게 약속했지만 인사청문회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도덕성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임을 국민들에게 보여줬다. 문제가 되고 있는 탁 행정관은 저술한 책에 대해 양성평등 정신에 어긋나지만 일부 내용은 허구이며 반성하고 있다고 수차례 해명한바 있다. 하지만 그가 직을 유지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일부 여성 국회의원들이 공개적으로 탁 행정관의 해임을 요청하고 여론이 들끓어도 문 대통령은 탁 행정관을 해임할 생각은 없는 듯하다. 지난 2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선 전날 치른 ‘100대 국정과제 정책콘서트’를 언급하며 “전달도 아주 산뜻한 방식으로 됐다”고 이례적으로 극찬까지 했다. 글로벌 지식강연 발표자들의 시선과 손동작까지 세심하게 연출한 탁씨의 공로를 공개석상에서 치하한 것이다.

필자는 몇 차례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지금의 인기는 국정운영 능력보다는 국민과의 소통하는 모습을 잘 보여준 덕분이라고 언급한바 있다. 문 대통령이 솔선했던 탁 행정관이 연출을 했던간에 연출 전문가인 탁현민씨가 청와대에서 지속적으로 대통령의 활동모습을 기획하고 연출해 대통령의 거품 인기를 높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기 때문에, 탁 행정관은 문 대통령 주변을 떠나야 한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원래 연출가는 쇼에 신경 쓰느라 본질은 놓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국정에서 한시도 눈을 떼어서는 안될 청와대를 비롯한 관계자들에게 귀중한 시간에 몇 번씩 리허설을 시킨 것은 이 정부 들어 첫 청와대 생중계행사 때문이라고 치더라도, 그 시간은 100대 국정과제 선정이 제대로 구성됐는지 등을 고민해야 할 시간이었다.

북한이 유엔의 제재결의에도 끊임없이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에 몰두하며 문 대통령의 대화 제의는 못들은 냥 ICBM을 지속적으로 발사하고 있는데 국정목표 다섯 번째인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무슨 수로 실현할 건지, 도대체 어떻게 경제통일을 할 특단의 방법은 있는지 발표자는 일언방구도 없었다. 청와대 영빈관을 메운 모든 사람들이 탁씨가 연출했던 문재인의 자서전 ‘운명’ 출간 기념 북콘서트(2011년)나 ‘나는 꼼수다 콘서트’(2012년)의 청중처럼 오로지 박수 치면서 분위기만 잡았다. 문 대통령이 미래의 청사진과 비전을 국민들에게 제시하고 행정부의 각료들이 국민들의 궁금한 분야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는것도 필요하지만, 지금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책을 세우면서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수 있도록 국민들의 불안한 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까.

탁 행정관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기획과 연출을 통해 문 대통령을 도우려는 충정은 이해하면서도, 문 대통령이 후보였을 때부터 누구를 만나 어떻게 악수할 건지까지 세세하게 장면을 만들고 메시지를 날리며 감동을 자아내게 한 것은 탁 행정관의 진의와는 상관없이 너무 대통령의 동정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쇼맨십으로 비춰져 거북해 보인다. 세간에는 이러한 문 대통령의 상식을 뛰어넘는 언행이 탁현민의 기획작품(?)이라는 것이 사실여부와는 상관없이 소문이 파다하다.

문 대통령의 진심은 연출이 없어야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된다. 만약 탁 행정관의 기획과 연출 없이는 ‘친구 같은 대통령’의 이미지가 나올수 없다면, 이미지선정이 잘못됐거나 청와대의 사고전환이 절실하다. 2012년 총선 직전 ‘나꼼수 막말 파문’이 터졌을 때도 당시 문 후보는 김용민 후보를 싸고돌아 정치적 판단을 의심받은 적이 있다. 나꼼수를 기획해 민주당 총선 패배에 일조했던 탁현민씨는 진실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란다면 설령 대통령이 붙잡아도 청와대를 떠나는 게 도리다.

문 대통령은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木謝花結果), 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를 이룬다 (水舍江成海)”는 화엄경 경구를 명심하기 바라며, 국민들도 기획과 연출된 대통령의 모습보다는 국정운영 능력을 냉철하게 평가한 후 박수를 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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