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가마태우는 이색 졸업식
스승 가마태우는 이색 졸업식
  • 하은희 기자
  • 승인 2012.02.09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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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희기자
오늘 이색 졸업식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충북 ‘형석 고등학교’ 졸업식 10시에 열린다. 졸업식 내용을 살펴보면, 스승님 가마태우기, 졸업생 승당길 행진, 교복 물러주기, 책거리 행사 등을 진행한다. 이 이색 졸업식은 지난해 처음 시작되어 올해 두 번째를 맞이한다.

‘스승님 가마태우기’는, 1, 2학년 재학생들이 졸업반 담임선생님들을 가마에 태우고 졸업식장에 입장하는 것을 말한다. 졸업생은 그 가마 뒤를 따른다. 스승을 가마에 태우는 것은 가르침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고, 재학생이 가마를 지는 것은 선배의 전통을 잘 이어가겠다는 약속이며, 졸업생 행렬은 스승의 뜻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한다.

‘졸업생 승당길 행진’은 승당길이라는 길을 만들어 놓고, 졸업생들이 그 길을 통해 졸업식장으로 향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길 양쪽에는 1, 2학년 후배들이 박수를 보낸다. 여기에 승(昇)자는 ‘오르다’는 의미로, 졸업식장으로 향하는 이 길이 ‘상승하는, 큰 곳으로’ 가는 길이되기를 바라면서 축복하는 의미라고 한다.
비단, 대다수의 학교가 아직 졸업생을 한데 모아 놓고, 교장선생님 말씀, 시상식 등을 하는 것에 비하면 참으로, 획기적인, 의미 있는, 요즘 시대에 필요한 졸업식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가마를 타고 졸업식장을 향하는 선생님의 마음은 어떨까. 게다가, 자신의 뒤에는 자신의 가르침을 받고 학교를 떠나려는 학생들이 따르고 있지 않은가. 승당길을 걷는 졸업생의 맘은 또 어떨까. 양쪽에는 후배들이 졸업을 축하하며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지 않은가.

선생님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교원평가제의 도입으로 아이들에게 협박(?)까지 받는 현 시점에 ‘형석 고등학교’ 졸업식이 참 아름답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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