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기구한 운명(運命)의 매미
진주성-기구한 운명(運命)의 매미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9.05 18:4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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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식/진주문화원 회원

윤기식/진주문화원 회원-기구한 운명(運命)의 매미


매미목에 딸린 곤충으로 세계에는 1500여종이 서식(棲息)하고 있고, 우리나라에는 말매미 참매미 등 10여종이 분포하고 선과(蟬科)에 속한다.

여름철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찾아오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곤충이 바로 매미다.

약 2억5000만년 전 지구에 등장한 매미는 나무에서 사는 말매미 등이 있고 풀밭에 사는 풀매미 무더운 날씨를 좋아하는 말매미는 한밤중이나 이른 새벽에도 크게 울어대서 밤잠을 설치게 하는 소움 공해의 주범으로 꼽히기도 한다.

매미는 수컷만 울어 이것은 짝짓기를 하기 위해 울음소리로 암컷을 애타게 부르는 것으로 수컷 매미는 몸통 안쪽에 있는 근육으로 옆구리의 진동막을 흔들어 소리를 내는데 진동막 자체에서 나는 소리는 그렇게 크지 않다.

매미의 울음소리가 우렁차게 커지는 비밀은 텅 비어있는 수컷 매미의 배에 있다. 진동막을 흔들어 낸 소리가 배에 닿으면 소리가 울리면서 더 커지는 것이다. 이렇게 소리가 울리면서 더 커지는 현상을 공명현상(共鳴現象)이라고 한다. 매미의 수명은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달정도로 살 수 있다. 자신의 배필을 빨리 만나야 하고, 다른 수컷들이 경쟁하듯 힘차게 울고 있으니 자신의 위치를 암컷에게 정확히 알리려면 울음소리를 최대한 크게 내야 하는 것이다.

참매미는 온도와 상관없이 주변이 밝으면 울음소리를 내고 주변이 어두우면 울음소리를 내지 않는 특성이 있다. 밤에도 불을 환하게 밝히는 도시와 농촌에 참매미들이 밤에도 맘껏 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암컷매미가 나무껍질에 낳은 알에서 부화한 매미 굼벵이가 고개를 내밀어 나무 아래로 떨어져 매미굼벵이는 땅속으로 40cm정도 파고 들어간 매미 굼벵이는 땅 속 암흑세계에서 활엽수의 뿌리에 붙어 흠집을 내고 수액을 빨아먹고 살아간다. 이렇게 굼벵이가 지하 생활을 짧게는 3년 길게는 17년이나 된다. 참매미와 말매미 굼벵이는 각5년 7년 정도로 지하생활을 거치고 나서야 매미가 되지만 매미로 살 수 있는 기간은 일주일에서 한달 정도에 불과하니 매미는 기구한 운명이라고 할 수 있다. 지하 생활을 마친 매미 굼벵이는 나무에 올라 허물을 벗는데 2-3시간이 걸리고 정상적인 몸이 되기에는 10시간을 기다려야하기 때문 이때 조류나 짐승 같은 천적들의 눈에 띄면 먹이가 되고 만다. 우리 주변에서 크게 울고 있는 매미들을 이런 험난한 과정을 모두 이겨낸 녀석들이다. 매미들이 떠나면 아이들의 방학도 아쉽게 끝이 나고 매미 대신 풀벌레가 울어대는 가을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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