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출혈성 대장균감염증 (EHEC infection)
장출혈성 대장균감염증 (EHEC infection)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2.12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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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석/경상대 수의과대학 교수
대장균(Escherichia coli)은 사람 및 포유동물의 장관에 상재하는 균으로 우리의 삶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또한 지하수나 음식물에 대장균을 검출함으로써 식품위생의 척도로 이용되는 균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대장균은 종류가 다양한데 일반적으로는 인체나 동물에 유해하지 않지만 몇몇 종류에 있어서는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여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이러한 질병유발 대장균을 병원성 대장균이라 부르며, 병원성 대장균은 장관에 상재하는 대장균이 아니라 외부에서 침입하여 질병을 유발하기 때문에 장관에 상주하는 대장균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주요 병원성 대장균의 종류로는 장출혈성 대장균(Enterohemorrhagic E. coli ; EHEC), 장독소성 대장균(Enterotoxigenic E. coli; ETEC), 장침입성대장균(Enteroinvasive E. coli; EIEC), 장병원성 대장균(Enteropathogenic E. coli), 장부착성 대장균(Enteroadhesive E. coli) 등이 있다. 이들 병원성 대장균 중 인체에 가장 심각하며 대표적인 인수공통질병 원인체 중 하나인 장출혈성 대장균(EHEC)은 국내를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발병하는 중요한 질병의 원인체이다.

장출혈성 대장균(EHEC)의 중요성은 동물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건강한 젖소, 비육우, 양, 사슴, 염소와 같은 반추류의 장관에 존재하며 검출 빈도가 10-80%에 이를 정도로 매우 높다. 또한 이들 반추류에서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인체의 감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들 보균 동물의 분변에 오염된 음식물의 섭취, 불완전한 조리, 직접 접촉에 의한 감염이 대부분이어서 이러한 점에 항상 유의해야 한다.

일단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 하였을 경우, 균은 위와 소장을 통하여 대장으로 가게 되고, 균이 장관 상피세포에 부착하고 장관 융모를 파괴하여 설사를 유발한다. 또한 균은 독소를 산생하여 출혈성 설사를 유발하거나 독소가 혈류를 타고 각 장기로 이동하여 대표적인 임상 증상인 용혈성요독증후군(hemolytic uremic syndrome, HUS), 혈전성혈소판감소성자반증(thrombotic thrombocytopaenic purpura; TTP) 등을 유발한다. 미국에서는 감염자의 약 5%이하가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될 정도로 치사율이 높은 편에 속하며, 유아 또는 고령자에서는 급성이고 치명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출혈성 대장균(EHEC) 감염증은 햄버거, 우유, 주스 및 야채를 섭취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물을 완전히 조리 하거나 위생적으로 처리 한 후 섭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반추류의 경우 건강한 상태에서도 높은 보균율을 보이기 때문에 원천적인 질병 예방이 힘들다. 따라서 위생적인 축산물의 생산과 적절한 조리가 본 질병을 예방하는데 상당히 중요하다.

국내에서도 도축과정 중 장출혈성 대장균(EHEC)이나 살모넬라균(Salmonella)과 같은 병원성 균에 오염을 근절하기 위하여 HACCP적용을 의무화 하고 있으며, 정기적인 점검과 교육을 통해 위생적 축산물 생산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몇 몇 소수의 도축장 및 축산물 가공장에서 비위생적으로 도축과 축산물을 가공 함으로써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위생적 도축과 축산물 생산이야말로 국민건강을 위한 기본적 전제조건이자 축산농가의 경쟁력 제고에 핵심 사안이라 할 수 있다.     

 

 

- 자료출처:  Ferens and Hovde (2011, Foodborne Pathogens and Disease),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수의역학 및 인수공통전염병학 (2011, 문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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