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산악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 산행
기고-산악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 산행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9.19 18:3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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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일/산청소방서 산악구조대장
 

오구일/산청소방서 산악구조대장-산악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 산행


지난해 경남도내에서 발생한 산악사고는 886건으로 706명이 구조되었습니다. 또한 지리산 천왕봉 아래에 위치한 산청에서는 121건의 산악사고가 발생했으며 116명을 구조하였는데, 사고원인으로는 실족, 추락이 가장 많았으며 조난, 개인질환이 뒤를 이었습니다.

절기상 백로가 지나고 비가 내리고 나니 이제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 같습니다. 올 가을에도 지리산을 비롯한 좋은 산을 찾아 떠나려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으로 예상됩니다. 모든 일이 그러하지만 등산 중에도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안전한 산행을 위한 첫 번째 할 일은 역시 준비운동입니다.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고 호흡과 근육이 등반에 적응 될 수 있도록 천천히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산행은 평지를 걷는 것 보다 호흡량이 증가하여 무리하게 오르게 되면 근육 내 산소가 부족하게 되고 근육이 사점(死點: 몸속에서 필요로 하는 산소가 극단적으로 부족한 상태에 이르러 죽을 고비에 다다른 점)에 이르러 통증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통증은 다리에 쥐가 나 더 이상 걷기 어렵게 만들며 산악사고에 가장 많이 출동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적절한 코스 선택과 준비물입니다. 지리산은 탐방로가 많고 그중 가장 짧은 코스가 중산리 탐방소~순두루~법계사~천왕봉 코스로서 왕복 10.8km구간으로 7~8시간이 소요되고, 가장 많이 이용하는 중산리 탐방소~장터목~천왕봉 코스는 왕복 14km 구간으로 8~9시간이 소요됩니다. 산악회, 동아리 모임 등이 많아짐에 따라 다수가 산행 할 때에는 가장 약한 사람 기준으로 해가 떨어지기 전에 산행을 마칠 수 있는 코스를 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처하기 위해 준비물이 필요합니다. 여러 가지 먹을 것보다는 생존과 직결되는 준비물부터 챙기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산은 돌과 흙으로 되어있어서 산행 중 언제 다칠지 모르는 곳입니다.

비상약품으로는 소독약, 거즈, 압박붕대, 파스 정도를 반드시 챙기시고, 등산스틱은 다리근육에 부담을 덜어주고 골절 시 지지대 등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눈이나 빙판길이 예상된다면 아이젠과 스패츠를 꼭 챙겨야합니다. 산은 평지보다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기온이 낮아집니다. 사고가 발생해서 움직이지 못하면 체온이 떨어지면서 저체온증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보온에 필요한 의류는 반드시 챙겨야겠습니다.

그리고 오후 6시 이후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산악사고 유형은 랜턴 미소지로 인한 구조요청입니다. 산은 해가 일찍 떨어져 순식간에 어둠이 찾아옵니다. 산행이 예상보다 늦어져 어두워지면 한치 앞도 볼 수 없어 등산로를 벗어나 실족․추락 등 사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적절한 휴식입니다. 적절한 휴식은 근육의 피로를 감소시켜주며 머리를 맑게 해줍니다. 식사 후에는 반드시 한 시간 정도의 휴식이 필요합니다. 위 속에 음식물이 소화되지 않은 채 산행을 하면 소화불량으로 복통·구토·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충분한 휴식 후에 산행을 시작하도록 합니다.

마지막으로 비상시 신고요령을 숙지해야 합니다. 등산로에 설치된 산악사고 위치표지목과 구급함은 사고가 발생할시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중요한 수단이 되며 구조대원이 도착하기 전 생존과 직결되는 구급약품을 보급 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자신이 정상적인 산행코스로 가고 있다면 반드시 발견할 수 있으니 무심코 지나치지 말고 한번쯤 상기해본다면 안전한 산행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만약 등산로 외에서 길을 잃었다면 가까운 전신주를 찾아 전신주 번호를 확인하고 신고 시 알리도록 합니다.

철저한 준비와 안전한 산행으로 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즐기고 가시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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