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김인식 부사장 사천 자택서 숨진 채 발견
KAI 김인식 부사장 사천 자택서 숨진 채 발견
  • 구경회기자
  • 승인 2017.09.21 18:56
  • 1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성용 전 대표·직원·가족 앞으로 유서 한장씩 남겨
 

방산비리와 분식회계, 채용비리 등의 혐의로 검찰의 전방위 수사를 받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김인식(65) 부사장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천경찰서는 김 부사장이 21일 오전 8시 40분께 본인이 숙소로 사용하고 있던 시내의 한 아파트 베란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직원에 의해 발견됐다고 밝혔다.
 
현장에는 A4 용지 3장에 자필로 쓴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 한 장은 수천억원대의 분식회계를 주도하고 일감 몰아주기 대가로 협력업체 지분을 차명 보유한 혐의 등으로 지난 20일 긴급체포된 하성용 전 KAI 대표와 직원들에게 남긴 것으로 파악됐다.

유서 내용은‘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안타깝다. 회사와 직원들께 누를 끼쳐서 죄송하다’는 등의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두장에는 부인과 아들, 동생 등 가족들에게 미안함을 담은 내용으로, 최근 불거진 방산·경영 비리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사장은 해당 비리와 관련해 현재까지 검찰 조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김 부사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회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비보를 접한 KAI 임직원들은 망연자실하면서 침통한 표정으로 거의 일손을 놓고 있는 분위기다.

KAI 경영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21일 "KAI 수사와 관련해 김 부사장을 조사하거나 소환한 사실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 부사장에 대한 소환통보나 서면 자료 요청, 수사와 관련한 전화통화도 이뤄진 적이 없다"며 "이번 수사는 하성용 전 대표를 경영비리 정점으로 보고 있다"고 김 부사장이 수사선상에 오른 인물이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검찰의 이같은 입장 발표에도 불구하고, 회사 관계자들은 김 부사장이 향후 자신도 수사 표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심적 압박에 심하게 시달리다 이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게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KAI 관계자 등 김 부사장 지인에 따르면 수리온 헬기 회전익 담당을 맡아온 김 부사장은 최근 검찰의 KAI 압수수색과 수리온 헬기에 대한 비판 등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 출신인 김 부사장은 2006년 KAI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주재사무소장을 시작으로 수출사업본부장, 해외사업본부장 등을 맡으면서 수출사업 전반을 총괄했는데 이라크에 FA-50 경공격기 등의 수출을 성사한 인물로도 알려지고 있다. 구경회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