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칼럼-가을엔 기도하게 하소서
보훈칼럼-가을엔 기도하게 하소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10.16 18:32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만선/참전용사·국가유공자

허만선/참전용사·국가유공자-가을엔 기도하게 하소서


시민의 바램이 아니어도 오뉴월에 흘린 농부의 땀방울이 풍성한 결실로 보답해 주는 가을, 우리고장 진주뿐만 아니라 전국이 꽃물결과 축제로 넘쳐난다. 외국으로 떠나는 여행객도 유사이래 최다를 기록하며 긴 연휴를 만끽하는데, 한편으로 염세적인 일들이 벌어지며 우리를 안타깝게 한다.

죽음으로까지 내몬 청소년 범죄가 식을줄 모르고, 고위층 자제들의 마약범죄가 걸핏하면 터진다.

금수저 망나니들의 일탈이 노력의 대가로 땀 흘리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을 얼마나 맥빠지게 하는가! 그래서인지 연초부터 헬조선이란 말이 번져났나 보다.

복지가 완벽하지 않다. 자살률이 세계에서 최고이고, 실업률도 높다. 해외로 재산도피를 많이 하고, 억지로 군대를 가야한다. 그래서 상류층 자제는 해외로 도피성 유학길에 나서거나 온갖 방법으로 병역을 면탈해도, 지금의 선출직이나 고위공직, 부의 대물림으로 국민전체 5% 이내의 상류층 생활을 하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는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정한 룰은 이야기 하지만, 지나고 보면 그놈이 그놈이었기에 우리네 보통사람들 가슴앓이만 더해졌다.

열정의 특권으로 오뚜기 같이 일어서야할 젊은이들이 꿈을 잃어버리고 백수건달이나 3포세대가 되어 지놈들 먹여 살리고 키우느라 등골 휘어진 부모에게 기생하면서 헬조선을 외쳐댄다. 젊은 놈들이 패기를 잃은 탓인가 부모 탓인가, 나라 탓인가!

외국에 나가 본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우리나라가 제일 좋은 나라라고 말한다. 소매치기 우글대는 로마나 파리, 국가부도 사태의 스페인, 그리스, IS테러로 언제 몸뚱이가 찢겨질지 모를 서구사회, 과도한 복지가 부른 파멸의 중미, 남미, 기후재앙이 그치지 않는 미국, 멕시코, 먹을게 없고 마실 물이 없는 아프리카, 생지옥의 북한, 종파전쟁이 중동을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는 천국인데 헬조선이란 말은 가당치 않다. 그럼에도 정신 못차리고, 도심의 거리는 방탕의 불야성이고 시골구석도 부동산 투기로 몸살을 앓으며 정치하는 인간들 분탕질이 끝이 없다.

머리맡에 핵방망이가 떨어질판인데도 국론은 갈가리 찢어져 있고, 남의 험담과 잘못을 들추기로 세월을 허송한다. 이러니 젊은이들이 육신을 죄악 속에 담그고, 정신은 건전함이 아닌 술수를 탐닉하는데 몰두하지 않는가!

윗물이 흙탕물이니까…시속 300km 의 KTX처럼 세상을 4차원으로 달려간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위해 기도해야 하는지 되돌아볼 때이다. 가정과 사회, 국가를 위해서 한번만이라도 사색을 해봄이 어떨까? 젊은이가 주인인 내일의 이 나라가 정신일도 하사불성이라 했든, 번영과 평화를 영구히 이어나가도록 말이다.

벌써 전방엔 겨울채비 소리가 들리고 고향 떠나온 몇해만에 필자의 인생도 늦가을이다. 산골 밤의 산죽 우는 소리, 무수히 쏟아져 내리던 별무리, 발길에 서걱이던 낙엽의 내음이 그립다. 남은 생을 소중하게 보낼 수 있도록 기도해 본다. 가을이 다가가기 전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