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의 유래
1883년 보부상들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진 상인 조합이 있었는데 이를 ‘혜상공국(惠商公局)’이라고 했다. 행상 가운데 우두머리를 뽑아 좌‧우 통령(統領)으로 삼고 좌통령은 등짐장수를, 우통령은 봇짐장수를 관리하게 했다.
불과 백여 년 전만 해도 이 나라의 상업을 책임졌던 사람들이 등짐장수와 봇짐장수라고 불린 보부상(褓負商)이었다. ‘혜상공국서(惠商公局序)’에 기록하기를 ‘세상에 지극히 미천하고 누추하여 살아서 이익 없고 죽어도 손해 없는 자가 부상(負商)이다’고 하였는데, 온 나라를 떠돌아다녔던 그들의 삶을 두고 떠돌아다니는 사람, 즉 동가식서가숙이라고 한다. 이 말에 얽힌 유래가 중국의 ‘태평어람(太平御覽)’에 다음과 같이 실려 있다.
두 남자와 결혼한 아내 이야기를 다룬 박현욱의 소설 ‘아내가 결혼했다’는 2016년 제2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출간 3개월 만에 10만부가 팔리며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일처다부(一妻多夫)제를 다룬 내용이다. “나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어, 그 사람하고 결혼하고 싶어 그런데 당신하고 이혼하고 싶지는 않아”라는 대사가 나온다. 아무리 소설이지만 이건 너무했다. 이 세상의 윤리와 도덕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사랑’이라는 용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아끼고 위하는 따뜻한 인정을 베푸는 일 또는 그 마음. 마음에 드는 이성을 몹시 따르고 그리워하는 일 또는 그러한 마음’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사랑의 ‘한계’는 어디까지이며 그 ‘본질’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 많은 윤리학자, 도덕군자, 철학자들이 내린 사랑이라는 것이 과연 이런 것이란 말인가? 사랑이라는 정의에 양다리 걸치면 안 된다는 단서 조항이 없는 것을 보니 사랑이라는 단어 또한 1:1의 족쇄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요즘의 연애·결혼 세태를 반영하는 책 두 권이 나왔다. ‘값싼 섹스’와 ‘모 아니면 도 결혼’이다. 결혼하지 않은 채 동거를 하고, 독신으로 지내거나 여러 사람과 관계를 갖는 다자간 연애를 하는 등 자유분방해진 풍속도를 다루고 있다. 세상은 요지경 속이라 간통죄가 없어져서 그런지 부쩍 늘어난 친자확인 DNA 검사와 법원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혼 소송이 증명이라도 하듯… 세상은 알다가도 모를 일인 것 같다. 마누라가 무서워서 동가식서가숙도 한 번 해보지 못하고 살아가는 남자들이 불쌍하기만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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