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모든 것은 하나이다
칼럼-모든 것은 하나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10.24 19:00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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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모든 것은 하나이다


가을이 되면 나무는 잎사귀를 떨어뜨려 버리지만 내부는 죽지 않고 이듬해 봄이면 그 자리에서 새싹이 돋아난다. 만약 나무가 잎이 아까워 꽉 붙들고 있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새봄이 되어도 그 곳에서 새싹은 돋아날 수 없을 것이다. 사람도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현재의 마음 공간을 비워가며 내 외부세계를 함께 보아야한다.

성격이 내향적으로 편향되어 있는 사람은 외부 세상일에 별로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에너지를 안으로만 돌려서 자기 자신에게만 흥미를 갖고 자신의 내면세계에만 머물러 있게 되어 외부세상의 풍요를 누리지 못하고 늘 자신에게 뭔가 부족한 것 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

배고픔이나 갈증은 내면세계의 일이어서 외부세계의 음식이나 물을 먹어주면 해소된다.

이렇게 내면은 외부세상을 필요로 하고 외부세상은 내면을 필요로 하여 몸과 마음도 구별 할 수 없는 하나인 것이다. 우리 몸 안에는 눈, 귀, 콧구멍, 손, 발, 콩팥, 좌 뇌와 우뇌, 모두 둘씩 있다. 오른손잡이는 우뇌를, 왼손잡이는 좌뇌를 발달시킨다. 그래서 왼손잡이에게 오른손을 쓰도록 강요하지 말아야한다. 그건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95%는 오른손잡이며, 나머지가 왼손잡이이다. 왼손잡이는 강하기 때문에 야구에서도 왼손타자가 홈런을 잘치고 복싱에서도 왼손주먹에 맞으면 KO 당하기 쉽다.

우리는 남자와 여자로 구분 하지만 남성의 내면에는 한 여성이 들어 있고, 여성의 내면에는 한 남성이 들어있다. 인간은 어머니의 한 성(性)에서만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성인 아버지와 여성인 어머니의 협력으로 태어났기에 인간의 내면에는 남성과 여성을 절반씩 지니고 있어서 남녀가 모두 하나이며, 남자라고 늘 남자답지만 않고 여자라고 늘 여성답지만은 않다. 그렇기에 여성이 화를 내면 남성보다도 훨씬 포악해져서 감당을 할 수 없기도 한다. 2017년 8월 전남 여수에서는 54세 여성이 잠자는 남편의 성기를 절단하여 내다버린 무시무시한 사건이 있었다. 이것은 여성내부에 잠자고 있던 남성이 폭발한 것이다.

또한 남성이 사랑의 감정을 품게 되면 그 어떤 여성보다도 상냥하게 여성스러워진다.

그래서 남녀도 구분하지 말고 한 몸으로 보아야한다. 감나무는 흙이나 햇빛을 직접 먹지 않지만 흙과 태양, 수분이 나무로 옮겨가서 과일을 맺게 한다. 사람이 과일을 먹으면 과일은 피가 되고, 피는 끊임없이 순환하여 정자를 만들고, 정자는 사람으로 변해 돌아온다.

이렇게 모든 것은 움직이고 있는 하나이다. 당신의 폐 속에 있는 공기도 잠시 뒤에는 내 코로 들어온다. 당신과 나는 같은 호흡을 하고 있기에 네 생명 내 생명이 따로 일 수 없다.

호흡도 내쉰 즉시 이미 내 것이 아니며 내가 죽으면 벌레나 나무, 새, 물고기들이 나의 육체를 먹을 것이다. 생명 있는 것은 죽은 뒤에 누군가의 먹이가 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들을 우리들의 식량으로 삼아 즐기면서 먹어왔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가 다른 생명들의 먹잇감이 되어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어서 모두가 하나이다. 모든 생명체는 다른 생명체를 위한 식량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어떤 인물도 죽은 뒤엔 다른 생명체들의 먹잇감으로서 즐거움을 줄 수밖에 없어서 부분적으로는 죽는 것 같지만 전체적으로는 결코 죽지 않는 것이다. 죽음이란 것은 여기서 죽고 다른 곳에서 태어나는 재생이다. 너무 탐욕부리지 말고 전체 속으로 해체될 준비를 하라.

그러기 때문에 성스러운 사람들은 분별없이 하나 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지금 젊은 청년도 어느 순간에 노인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노인과 청년도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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