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재산손실 방지를 위한 여섯 가지

옛날, 바라나 시국의 한 왕은 육식을 좋아하여 끼니마다 고기 없는 식사는 하지 않았다.

국법에 따라 성내에 고기를 들여올 수 없는 날이 되었다. 전날, 왕실의 요리사는 왕의 주안상을 위해 미리 고기를 준비해 두었다. 그런데 왕실에서 키우던 개가 그만 그 고기를 물고 도망가 버렸다. 밤이 되자 왕은 풍악을 울리며 궁녀들과 파티를 시작하였다.

요리사는 가슴을 조이며 할 수 없이 고기 없는 주안상을 올렸다. 만취한 왕은 비틀거리면서 고기를 찾았다. 요리사가 엎드려 자초지종을 말씀드리자, 왕은 벌컥 화를 내면서 자신이 앉고 있던 어린왕자를 홱 던져주며 이것으로 요리를 해오도록 하라 명하였다.

왕명 거역은 곧 죽음이다. 요리사는 통곡 속에 왕자를 죽여 고기안주를 만들어 올렸다.

이튿날, 술이 깬 왕이 왕자를 찾자, 왕비가 조심스럽게 어제 밤에 있었던 일을 고하였다.

왕은 엉엉 울면서 얼굴에 흙을 부비며 나는 이제 ‘윤회에서 벗어날 때까지 절대로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선언 하였다. 이후 왕은 아라한이 되어 반 열반에 들 때까지 단 한 방울의 술도 마시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사리붓다 존자의 과거 생의 이야기이다.

술이란 이렇게 제 자식까지도 죽이는 범죄를 저지르게 되므로 극히 삼가 해야 한다.

부처님께서는 우리에게 재산 손실을 막기 위한 여섯 가지 허물을 설해 주셨다.

첫째, 술 마시지마라. 술을 마시면 방일하게 되고 다툼이 많아지며 재산을 잃게 되고, 각종 병이 생기며 악명이 퍼지고 지혜가 약해진다. 둘째, 밤늦게 거리를 배회하지마라.

밤거리를 배회하면 자신을 지키기 어렵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거나 다치게도 되고 강도나 맹수를 만날 수 있고 집에 도둑이 침입하여 가족을 해칠 수도 있으며, 남이 저지른 범죄의 누명을 쓰기 쉽고, 밤 외출이 잦으면 도둑으로 오해받거나 많은 고통을 겪을 수 있으니 밤늦은 시간에 거리를 배회하지마라. 셋째, 기웃거리며 구경 좋아 하지마라.

춤이나 노래, 공연 등을 구경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비가 소요되어 재산소비는 물론이며 긴 시간동안 그것을 즐기느라 그때 해야 할 중요한 일을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집을 비우게 되어 도둑을 맞을 수도 있다. 넷째, 도박하지마라. 도박을 하면 이겨도 원한을 사고, 졌을 때의 한탄은 물론 현재의 재산이 줄어든다. 도박하는 사람은 남들이 신뢰하지 않고 경멸하며 결혼상대자로도 원하지 않는다. 다섯째, 나쁜 친구와 사귀지마라. 도박꾼이나 여자를 탐한 사람, 지나치게 식탐을 밝히는 사람, 술꾼, 사기꾼, 협잡꾼, 싸움꾼 등 이런 사람을 가까이하면 재산 손실과 나쁜 결과가 오게 된다. 이는 마치 작은 불씨가 번져 큰불이 된 것처럼 모든 두려움, 위험, 재앙은 나쁜 친구 때문에 오게 된다. 여섯째, 게으름에 빠지지 마라.

게으른 사람은 추우면 춥다고, 더우면 덥다는 핑계로 일을 하지 않는다.

또 이르면 이르다고, 늦으면 늦었다고 일을 하지 않고, 배가 고프면 배가 고파서, 배가 부르면 배가 부르니 조금 있다가 하자며 일을 미룬다. 할일을 미루거나 일하지 않으면 일거리가 줄어들거나 없어지게 되어 재산손실이 커지게 된다. 이 여섯 가지 가르침은 현대사회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마음’은 무한한 공간을 보듬은 단어이다. 그리스 철학자 데모크리토스는 “행복과 불행은 마음에 달려 있다”하였다. 지혜롭게 살지 못하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재앙을 불러들인다. 그러므로 첫째, 술을 삼가하고, 둘째, 늦은 밤 외출을 삼가하고, 셋째, 노는 것을 좋아하지 말자. 넷째, 도박하지 말고, 다섯째, 나쁜 친구를 사귀지 말고, 여섯째, 게으르지 말자. 이것이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설하신 재산 손실을 막기 위한 여섯 가지 원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