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호 수몰 실향민들의 망향가
진양호 수몰 실향민들의 망향가
  • 윤다정기자
  • 승인 2017.11.07 18:49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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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행사 모습.
11회 귀곡(까꼬실)실향민가족큰잔치 개최
11일 11시 진양호 가곡탐조대에서 ‘한마당’

정든 고향, 일가친척, 친구를 등지고 유명을 달리한 세대 뒤 남은 2·3세대들이 그 흔적을 찾고 여생의 아쉬움과 회포를 풀기 위한 잔치가 열린다.

귀곡실향민회가 주최하는 ‘제11회 귀곡(까꼬실)실향민가족큰잔치’가 오는 11일 오전 11시 진양호 가곡탐조대에서 개최된다.

올해 11번째 행사를 맞는 이 행사는 실향민들의 후손들에게 까꼬실정신의 계승과 고향사랑을 영원히 이어가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더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행사는 크게 1부와 2부로 나뉜다. 1부에서는 ▲실향민 고인에 대한 묵념 ▲정기민 귀곡실향민회 회장의 인사말 ▲공로패 및 표창장 시상 ▲내빈 소개 및 내빈 축사 ▲구호 제창 (“내 고향 까꼬실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등이 있을 예정이며, 2부에서는 ▲마을별 소개 및 인사 ▲노래자랑 ▲초빙 가수 노래 및 경연 ▲경품 추첨 및 시상 등이 있을 예정이다.

한편, 남강 유역은 대표적인 다우지역이다. 하류인 낙동강 하구가 좁아 여름에 비만 왔다 하면, 앞들엔 대수(홍수가 범람)가 1년에도 몇 번씩 지곤 해 1962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제3공화국은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남강 하류지역의 상습 수해를 방지하고 농지 개발과 부족한 전력을 발전시킬 목적으로 다목적댐을 계획, 착공했다.

귀곡실향민회 관계자가 당시 세대들로부터 전해 들은 바에 의하면 그들은 “혁명으로 정권을 잡았던 군사정권의 서슬 시퍼런 시절, 국가가 정한 값싼 보상으로 비옥한 문전옥답을 내주어야 할 때 그 억울함 몇 마디 호소했다 해서 경찰서에 불려가 곤욕을 치르고 나오면 쥐 죽은 듯한 소리도 못 내고 헐값에 하나둘 쫓겨나야 했다”며 “조상 대대로 정들었던 고향땅을 등지고 낯선 타향으로 뿔뿔이 흩어져야 했다”고 회고했다. 무엇보다도 “떠나는 손과 또 어디론가 앞으로 떠나가야 할 손을 맞잡고 기약 없는 이별에 눈덩이가 퉁퉁 붓도록 울고 울었던 그 모습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었던 광경이었다”며 한을 드러냈다.

귀곡실향민회는 숙원사업으로 “우회 도로가 개설돼 우리도 고향땅에 배가 아닌 승용차를 타고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소망을 밝혔다.

일가친척과 소꿉친구 정겹게 오순도순 지내던 그 고향을 송두리째 물 밑에 묻고, 뿔뿔이 흩어진 그 망향의 한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누구도 느낄 수 없는 사무치는 그리움 그 자체일 것이다. 귀곡실향민회 관계자는 “비록 하루지만 그들의 응어리진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리기를 소망해본다”고 전했다. 윤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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