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미각
십여 전에 지인과 맛 집이라며 돼지국밥을 소개 받아 먹으로 간 적 있다.
당시로서는 그냥 먹을 만했지 맛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 후 일정하지 않은 점심시간과 바쁘다는 핑계로 돼지국밥만을 자주 먹게 되었고 하루에 두 번도 돼지국밥을 먹게 되었으니, 지금에서는 눈 감고 먹어도 어느 집 국밥인지 알 수 있을 만큼 좋아하게 되었고 십 년 전의 그 집은 단골집으로 자주 가고 있다.
자주 접하지 못한 음식이나 음료를 맛있다 맛없다 평가해서는 안 된다.
최소 수십 번은 먹고 마시고 한 뒤에 맛을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특히나 창업으로 맛 집으로 알려지기 위해서는 많이 맛보고 경험해야 한다.
커피숍 창업 준비하면서 커피 맛은 뒤로하고 자격증과 인테리어에만 관심을 갖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로 주인보다 손님들이 더 미각이 뛰어나고 감각이 뛰어나다.
주인장이 맛있다고 떠들어봐야 손님들은 찾지 않고, 귀신같은 손님들이 맛 집을 찾아가고 소개하고 홍보를 한다.
‘맛있다 맛없다’는 주인만 모른다.
자신의 것만 본다면 혼자 장사하는 것이고, 다른 많은 것을 경험하게 된다면 귀신같은 미각손님들을 위한 것이 된다.
미각(味覺)은 맛의 깨달음이다.
책으로 본다고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한 모금 마셨다고 그 맛을 아는 게 아니다. 자주 맛보고 음미를 통해서 주인장이 추구하는 맛을 이해할 수 있고 느낄 수 있다.
아침으로 날씨가 추워져 이불속에서 나오기 싫은 계절이 되었다.
이럴 때 아침잠을 깨워 줄 코스타리카 짙은 향미 가득한 커피 한 잔으로 시작하면 좋을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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