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축제 너무 많다” 축소 여론 고조
“함양군 축제 너무 많다” 축소 여론 고조
  • 박철기자
  • 승인 2017.11.15 18:13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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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식 축제·행사 많아…행사동원 공무원들 ‘죽을맛’
▲ 지난 4일 열렸던 함양 지곡면 개평마을 종가음식축제.

함양군에 실익 없는 보여주기식 읍면축제나 행사가 너무 많아 정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구나 이런 행사에 방문객 수를 늘리려고 공무원 참여를 독려하다 보니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행사에 동원돼야 하는 공무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함양군 1읍면 1축제(6차산업화 농촌마을축제) 시책이다. 군이 2~3년 전부터 추진하고 있는데, 이 축제들이 전시성 행사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군에 따르면 이 시책은 주민주도형 농촌마을축제를 지원해 농촌체험관광 및 6차산업 활성화로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함양읍과 서하면을 제외한 9개면 마을축제위원회나 특산물 작목반 등 단체에 1200만원씩(자부담 200만원) 연간 총 1억8백만원의 사업비가 지원된다.

군은 이 지원금에 대해 “임차료, 운영비, 재료비, 홍보비 등으로 쓰이고 공연이나 문화행사는 농촌재능나눔단체에서 무상지원된다”고 밝혔다. 공연·문화행사를 지원하는 단체는 함양문화원(국악 공연), 군청 공무원노조(기념사진촬영), 농촌마을관광협동조합(각종 체험행사), 함양국유림관리소(나무공예) 등이다. 이로 인해 행사마다 비슷한 체험·공연이 중복되고 차별화가 되지 않는, 천편일률적인 축제가 허다하다.

게다가 축제 비용은 군이 부담하고 방문객 동원은 공무원으로 채워 추진주체인 마을축제위 등은 그냥 행사 진행만 맡는 경우도 많다. 주민이 주도하지 않는 차별성 없는 축제를 굳이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군은 이들 읍면축제에 대해 “수동 도북마을이 자체 기금을 조성해 추진한 수동사과꽃축제에 방문한 임창호 군수가 1읍면 1축제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해 시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소규모 축제는 이 수동사과꽃축제처럼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해야 자생력을 갖출 수 있다. 행정주도로 시작된 1읍면1축제는 기대와 달리 금방 한계를 드러냈다.

당일 또는 2일간 진행되는 9개 축제 중 올해 수동사과꽃축제와 안의여주축제를 제외하고 방문객 1000명을 넘긴 축제가 없었다. 동원된 공무원을 빼면 실제 방문객은 더 보잘것없을 것으로 보인다. 판매액 또한 대부분 2000~3000만원의 동네잔치 수준이었다.

한 공무원은 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 “읍면 축제는 공무원들 얼굴도장 찍으러 왔다가 1호차 따라 쑤욱 빠지고 나면 찬바람만 쌩~”이라며 전시성 행사의 폐단을 꼬집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읍면축제, 기타 여러 행사는 양보다 질로 가야 한다”며 “진짜 성과가 있는 몇 가지만 해서 내실 있게 해야 한다. 읍면축제와 각종 행사가 남발되다 보니 공무원들도 힘들고 성과를 내지도 못하는 전시성 행사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군 관계자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2018년도 축제 공모를 통해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이 있는 내실 있는 축제를 선정해 4개소 내외로 축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 읍면축제 외에도 산머루와인축제, 선비문화축제 등 군 예산이 지원되는 각종 축제·행사의 실익과 성과를 객관적으로 따져 정리하고 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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