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세자느, 에밀졸라의 고향-프랑스 마르세이유
칼럼-세자느, 에밀졸라의 고향-프랑스 마르세이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11.22 18:5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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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곤-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관광경영학과 주임교수·경영학 박사
 

김춘곤-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관광경영학과 주임교수·경영학 박사-세자느, 에밀졸라의 고향-프랑스 마르세이유


프랑스 제 2의 도시, 프로방스 지방의 매력적인 중심지이며 지중해를 맘껏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곳. 돛대가 즐비하게 열을 맞춰 빼곡히 정박해 있는 항구 그리고 그 위에 눈 시리게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몇 점, 누구나 어렸을 때 어디선가 봤던 그림 같은 곳 바로 마르세이유이다. 나에게도 마르세이유는 파리에서 테제베에 몸을 싣고 남부 항구 도시로 향하는 3시간 내내 바로 그런 광경으로 머릿속에 그려져 있었다.

실제 도착해 보면 마르세이유는 고풍스럽지만 약간은 거친 면이 남아 있는 오래된 도시라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북아프리카로 통하는 프랑스 관문인 까닭이겠지만 파리와는 달리 다양한 인종이 어울려 생활하는 것을 보고 더 이국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바다가 보이는 카페테리아에서 모닝커피를 서빙 하던 갈색 피부의 아가씨가 햇살과 어우러져 너무나도 예뻤던 것도 이런 이국적 혼혈 때문이지 않았을까 싶다. 아, 그러고 보니 축구선수 지단의 출생지도 바로 여기였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남쪽 언덕 위에는 한 눈에 마르세이유 사방을 볼 수 있는 노트르담 드 라 가르드(Notre-Dame-de-la-Garde)성당이 있는데, 바다사람들의 수호신이기도 했던 이곳에서 그 의미를 되새기며 한 폭의 그림 같은 도시를 가슴에 담노라면 시공을 초월하는 신비로운 느낌에 사로잡힌다. 내려오는 길에는 여기 저기 포탄 자국이 남아있어 기원전부터 끊이지 않고 치열했던 아픈 전쟁의 상흔을 볼 수 있고, 화려하게 꾸며진 상점이나 채색 인형들도 감상 할 수 있다. 상흔도 남아 있지만 새로 도시를 건설하고 복구하는 광경도 볼 수 있어 숨어있는 활력도 함께 느낄 수 있다.

그림 속의 마르세이유 배들은 고요하기만 하였으나 물결에 여유 있게 흔들리는 눈앞의 배들을 보니 마치 그림을 살려 재현시키는 마술을 보는 듯 했다. 짙은 바다 내음을 품은 기분 좋은 바람과 푸른 항구, 줄지어 하늘을 향해 서있는 돛대들, 여유와 동시에 항구의 분주함을 느끼며 항구 연안을 따라 돌다 보면 그날 잡은 생선을 파는 작은 좌판들을 볼 수 있는데, 우리 생선 중 어느 종류와 비슷한 것 일거라 짐작하면서 지중해 생선을 보는 것도 이국에서 고향 생각하는 하나의 재미이리라. 생선 좌판이 열리면 사람들도 모여들지만 새들도 모여들어 사람과 새가 먹을 것을 두고 다투는 장면이 연출이 된다. 인심 좋은 어부의 아내는 너무 작거나 못 파는 생선은 새들에게 적선을 하지만 먹을 것을 두고 인간과 새가 마치 경쟁하는 것 같아 재미있는 미소가 지어진다.

생선이야기가 나왔으니 부이야베스(bouillabaisse)라는 생선 수프를 한 번 드셔 보길 권한다. 한국인 입맛에도 크게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는 마르세이유 대표적 요리 중 하나이다. 오랜 여행 중 잠깐이나마 한식의 그리움을 잊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들이 해장식으로 주로 이용한다는데, 숙취해소에 국물이 최고인 건 동서양이 같은 가보다.

몬테 크리스토 백작이 탈출 한 것으로 유명한 이프섬을 가기 위해 배를 타고 나오면, 흰 석회암 절벽들이 연안에 걸쳐 투명한 바다위로 우뚝 솟아 있는 것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이프 섬을 한 바퀴 둘러보고 배가 다시 돌아오길 기다리면서 마셨던 에스프레소 한잔의 향기와 의외로 부드러웠던 맛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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