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함께 하는 세상(4)
아침을 열며-함께 하는 세상(4)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11.27 18:5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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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망경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

김용진/망경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함께 하는 세상(4)


‘나눔은 우리를 ’진정한 부자‘로 만들며, 나누는 행위를 통해 자신이 누구이며 또 무엇인지를 발견하게 된다’ 마더 테레사가 한 말이다. 갈수록 인심이 사라지는 듯 한 이 세상에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할 무엇인가를 말해주는 것 같다. 미국이라는 사회의 밑바탕엔 기부와 봉사라는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어 현재의 강대국을 유지하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습관화시킨 봉사와 기부의 문화는 어른일수록, 부자일수록, 높은 곳에 위치할수록 진심에서 우러나는 습관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요즈음에는 어느 정도 자리잡아가고 있지만 봉사정신이 아직도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초등학교부터 학교에서 교육과정에 넣어서 가르치게 되어 있는 봉사활동이 과연 습관화 시킬 수 있도록 하고는 있는 걸까?

11월초 6학년 부장 선생님이 6학년 봉사활동에 대하여 의논을 하러 오셨다. 봉사활동에 대한 예산도 잡혀 있어 그 예산으로 학생들이 다녀오도록 준비하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선생님과 충분한 이야기와 의논 끝에 아이들이 스스로 계획을 세워서 봉사할 돈도 마련하고 준비하도록 하기로 하였더니, 며칠 후 아이들이 바자회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선생님은 뒤에서 도움만 주기로 하고 완전히 아이들에게 맡겨 보기로 하였다. 그 뒤 어느날 방과후학교 시간이 끝나고 퇴근이 가까울 무렵 교사 실내를 돌아보고 있는데 6학년 옆 체험실에서 여학생 몇이서 뭔가를 하고 있어 가까이 가서 보았더니 포스터를 열심히 그리고 있는데 너무 잘 그리고 있었다. 누가 시켰으면 저렇게 즐겁게 그리고 있을까 하고 생각하며 너무 늦게까지 있지 말고 하교 할 수 있도록 이야기만 하였다. 그리고 아침에 등교하는 아이들을 보면 종이가방에 혹은 보자기에 다양한 무엇인가를 가져오는 모습이 자주 보이고는 하였다. 그리고 지난 금요일 오전 10시 햇빛 좋은 공간인 교문 있는 곳에서는 아이들이 마련한 바자회가 열렸다. 먹거리 공간인 어묵과 떡볶이를 파는 곳, 옷과 모자 등 의류를 파는 곳, 장난감이나 학용품을 파는 곳 그리고 잔돈을 바꾸어 주는 은행 등의 공간이 만들어져 있었다. 제일 인기 있는 먹거리는 예상을 적게 잡아 일찍 다 팔리는 바람에 저학년이 둘러 볼 시간에는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저학년이 많이 실망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나는 아이들의 구매요청에 의해 모자와 조끼를 하나씩 구매를 했었는데 싸게 구입을 할 수 있었다. 아이들 스스로 하나씩 해 나가는 모습이 정말 보기가 좋았으며 모두들 웃으면서 즐겁게 참여하는 모습도 참 좋았다.

‘상대에게 어떻게 할지 방법을 알려주지 말고 무엇을 해야 할지만을 귀띔해 줘라. 그러면 그의 기발함에 놀라게 될 것이다!’ 조지 스미스 패튼 2세 장군이 한 말이다.

이 말이 어쩜 우리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 아닌지 새삼 느껴지는 날이었다. 이제 이 모금한 돈으로 아이들은 선생님의 도움아래 학교 옆에 있는 노인병원에 위문을 가게 될 것이다. 얼마나 뿌듯해할지 벌써 느껴지는 듯하다. 저희들끼리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준비하고 실천해 가면서 봉사하는 맛을 느끼고 습관화 시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시간이 걸리게 되겠지만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아이들의 진지한 모습에서, 우리나라도 차츰 봉사와 기부 문화도 정착되어 가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따라서 미래의 우리 사회도 모두가 함께 배려하고 도우면서 살아가는 아름다운 풍속을 지닌 민족의 나라가 될 것이다.
아이들 스스로 도움을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세상이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멋진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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