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스 롬바르디의 인간애와 리더십
빈스 롬바르디의 인간애와 리더십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2.2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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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은/IT교육 컨설턴트
"이기는 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이기기를 원하는 것은 중요하다" 작년 11월 구글의 슈미트 회장이 언급해 유명해진 문구다. 이 문구는 포스코 화장실에 붙어 있었다. 슈미트 회장은 이 문구에 담긴 도전 정신을 한국의 힘이라고 치켜세웠다. 사실 이 문구는 미국의 전국의 전설적인 풋볼 감독 ‘빈스 롬바르디’ 명언이다.  빈스 롬바르디는 1958년 ‘그린베이’라는 팀의 감독으로 부임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팀을 우승으로 이끈 감독이야 많겠지만 미국의 슈퍼볼 우승 트로피를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라고 부른다니 그의 업적을 미루어 짐작 할 수 있다. 자료를 찾아보니 빈스 롬바르디는 팀을 여러 차례 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그가 존경 받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도전 정신과 뜨거운 열정 때문이었다. 빈스 롬바르디는 승률이 10% 정도이던 그린베이팀을 이끌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수차례 결승에 진출하고 우승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팀으로 우승을 한 것은 기적이라고 평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빈스 롬바르디가 존경을 받는 진정한 이유는 따로 있다. 그것은 선수들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뜨거운 가슴으로 이끄는 리더십 때문이었다. 그에게 팀을 승리로 이끄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뛰어난 선수들’과 ‘뛰어난 감동’ 그리고 ‘선수들이 얼마나 서로를 사랑하느냐’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의 인간애와 리더십을 충분히 설명하는 대답이다.

지금은 그만 두었지만 필자는 대학 부설 기관에서 수년간 IT 강의를 한 적이 있다. 필자가 대학으로 일자리를 옮긴 가장 큰 이유야 밥벌이 때문이었지만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기대도 한몫했었다. 필자는 학부 강의와 부설 기관에서 강의를 했는데 부설기관 강의는 학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한 것이었다. 시간이 좀 지나자 학생들은 생각을 털어 놓기 시작했다. 서울로 취직하고 싶은데 연고가 없다는 것이었다.  물론 서울이라고 사람 사는 곳인데 별 다른 것이야 있는가. 지방학생들에게 서울은 꿈이자 두려움이었던 모양이다. 필자는 학생들과의 술자리에서 이렇게 말한 기억이 난다. 서울 사람의 삼분의 이는 서울 사람이 아니다. 서울 가고 싶으면 먼저 가방을 꾸려라. 서울 사는 선배들 전화번호를 찾아 일주일만 신세를 지자고 해라. 좀 오래 버텨라. 월급을 받거든 그 때 다시 방법을 생각해 보아라. 여행을 간다고 생각하고 도전해 보아라. 학생들이 밤늦도록 취업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필자는 돼지고기 몇 근 싸서 찌개를 끊인 큰 냄비와 소주 몇 병을 들고 학생들을 찾았다. 그들은 강의실 바닥에 박스를 깔고 잠을 자며 취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꿈을 찾아 날기 시작하고 있었다. 필자가 그들을 가르쳤지만 정작 고마운 것은 필자였다. 그들은 원하는 곳으로 취업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이었다. 학생 하나가 찾아 왔다. 당시 일본 취업 붐이 한창인 때였다. “일본 가고 싶습니다” “일본어는 되나” “어제 학원 등록하고 사전 구했습니다.  내 성적으로 한국에서는 힘듭니다” 한 달 후 그는 사전 하나만 들고 일본으로 취업했다. 그는 오년이 지난 지금 일본에서 프로그래머로 살아가고 있다. 내 인생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요. 감동이였다. 나는 오늘 ‘빈스 롬바르디’ 이야기를 접하고 자랑스럽고 고마운 제자들을 떠올린다.

필자는 삼 년 전에 건강에 문제가 생겨 학생들 강의를 그만 두었다. 하지만 그만둔 가장 큰 이유는 건강 문제가 아니었다. 학생들의 취업률과 취업의 질이 높아지자 바람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어른들은 실적을 부풀려 홍보하기 시작했고 학생들은 선배들의 결과물을 베끼기 시작했다. 더 이상 도전은 없었다. 동료를 이기는 것이 유일한 목표가 되었다. 필자는 오늘 내가 겪은 작은 경험 한 가지를 이야기 했다. 그런데 이것이 어찌 나 혼자 겪는 일이겠는가. 이제 우리나라도 먹고 살만하다. 도전과 따듯한 동료애는 점차 사라지고 제 제 밥그릇 챙기기에 열심이다. 이제는 돌아야 봐야 할 때다. 필자는 ‘빈스 롬바르디’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내가 상대를 막지 않으면 내 사랑하는 동료 폴의 다리가 부러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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